“엄마, 대박 사건이라니까? 형이 여자한테 눈이 돌아갔어. 그것도 아주 제대로.” 서울 성북동의 거대한 저택, 서지우는 수화기 너머의 어머니에게 흥분된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지방의 한 한적한 카페 구석, 지우의 손에는 채원의 신상명세서와 조사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강수아, 스물둘. 지방 국립대 농업생명과학과 과수석. 부모 없이 홀로 키워준 이모의 교통사고 수술비를 대기 위해 잠시 밤거리로 흘러든 불쌍하고 올곧은 여자. 평생 얼음 조각 같던 형 서지욱이 매일 밤 노래방 구석에서 그 미련한 짓을 하며 지켜보던 여자의 정체였다. 수화기 너머에서 묵직한 침묵이 흐르더니, 이내 가냘프게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완이가? 정말로 여자에게 반응을 한단 말이냐? 그 아이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수아라는 그 아이에게?]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경악과 함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가문의 안주인인 그녀는 지욱의 치명적인 결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선천적인 불임 기능과 성적 불능에 가까운 차가움. 집안 어른들이 이 사실을 눈치채고 지완을 후계 구도에서 도려내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이었다. 만약 지완이 정식으로 가문을 이어받지 못한다면, 지완은 물론이고 어머니 자신의 입지까지 위태로워질 판국이었다. 그런데 여자에게 흥미조차 없던 지완이, 처음으로 한 여자에게 심장이 뛰어 주먹을 휘둘렀다. 그것은 가문 전체를 뒤흔들 기적 같은 신호였다. [지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아이를 네 형의 방으로 밀어 넣어라.] “어? 엄마, 방으로 밀어 넣으라니? 그렇게 갑자기?” [윤서희, 그 영악한 년이 눈치채기 전에 끝내야 해. 네 형 성격에 죄책감이라도 생기면 그 아이를 평생 책임지려 들 거다. 지완이의 가슴을 뛰게 만든 여자라면, 우리 집안의 유일한 희망이야. 내가 사람을 보낼 테니, 네 형의 술잔에 ‘그것’을 타라.] 어머니의 단호한 명령에 현우
Última atualização : 2026-05-31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