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은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를 달래려 했다. 그러나 곧 피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고, 그는 끝내 의식을 잃었다.동궁전.하연우는 넋이 나간 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을 향해 몸을 던지던 이혁의 모습만 자꾸 떠올리고 있었다.하연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변해 버렸는데도, 어째서 이혁은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져 그녀를 구하려 했는지.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침내 양손에 피를 묻힌 태의가 전각 밖으로 나왔다. “마마, 저하의 몸에 박혔던 화살은 모두 뽑아내었사옵니다. 다만 출혈이 심하셨사옵니다. 사흘 안에 깨어나시면 목숨은 부지하실 수 있겠으나, 사흘이 지나도 깨어나지 못하신다면...”태의는 식은땀을 훔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목소리에는 아직도 두려움이 남아 있었고, 두 사람의 정에 대한 감회도 함께 배어 있었다.“마지막 화살이 조금만 더 깊이 박혔더라면 심맥을 상할 뻔했사옵니다. 그리되었다면 정말 손쓸 방도가 없었을 것이옵니다. 마마, 저하께서 마마를 지키시려 화살 세 대를 온몸으로 막아 내셨사옵니다. 그 덕에 마마께서는 무사하셨으니, 저하께서는 목숨을 걸고 마마를 지키신 것이옵니다.”하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상 위에 누운 채 창백한 얼굴로 의식을 잃은 이혁을 바라보고만 있었다.순간 가슴이 저릿하게 아려 왔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목숨을 걸고 자신을 지켰다고?그래, 그 시절의 이 남자는 나를 목숨처럼 사랑했기에, 나 또한 그를 위해 이 세상에 남게 되었지. 그와 평생을 꿈꾸면서.하지만 지금은...이혁.차라리 내가 죽는 편이 더 낫지 않았나?그랬다면 당신도 신소은과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그런데 왜, 왜 목숨까지 내걸고 나를 구한 걸까.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훗날 이 일을 내세워 내 용서를 구하려 했던 걸까.하지만 나는 용서하지 않을 거야.이혁, 나는 결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그 후로도 이혁은 줄곧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그리고 사흘째 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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