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만물 대여점의 채권자: Chapter 91 - Chapter 100

101 Chapters

91

 [알림: 개념 대여 및 강제 압류 권한을 발동합니다.][대여료 지불 및 채권자 권한 행사: 55층 '지워진 기록의 회랑' 전체의 소유권을 강제 수금합니다.][특이사항: 시스템이 축적한 고위 데이터 저장소가 플레이어 강진혁의 인벤토리로 이전됩니다.] 장부에서 피어난 거대한 황금빛 손이 허공에서 실체화되더니, 기록의 집행자 본체인 거울 코어를 꽉 움켜쥐었다. 콰지직! 콰직! "아, 안 된다! 이것은 탑의 근본이 되는 신들의 기록이다! 한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권능이...!"  거울이 비명을 질렀지만, 강제 집행의 사슬은 타협이 없었다. 황금빛 손가락이 힘을 주자 거울 코어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더니, 이내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빛의 입자로 분해되어 내 장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알림: 55층 최종 관장자 - 기록의 집행자를 완벽하게 제압했습니다!][지워진 기록의 회랑이 플레이어 강진혁의 영구 자산으로 등록됩니다.][클리어 보상으로 800,000 카르마가 적립됩니다.][특이사항: 탑의 비밀 데이터 일부를 확보함에 따라 상층부 관리자들의 위치 및 권능 정보가 해금됩니다.]  거울이 깨지자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던 백색의 서가들이 거짓말처럼 증발하고, 정면에 찬란한 황금빛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56층으로 향하는 문이었다. 동시에 내 장부 속으로 55층의 데이터가 흡수되면서, 상층부를 지배하고 있는 고위 관리자들과 신들의 구체적인 스펙이 내 뇌리로 흘러 들어왔다. 60층에 도달하기 전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도들의 배치도와 그들이 가진 약점까지
Read more

92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붉게 타오르던 용암 대지 위로 눈부신 푸른빛의 슈트들과 세련된 외형의 빙결 호버크라프트가 소환되었다. 펄펄 끓는 용암이 호버크라프트의 하부에 닿는 순간, 강력한 냉각 마력이 작동하며 용암 표면이 흑요석처럼 단단하게 얼어붙었다. "이, 이것을 입으면 이 열기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세상에, 용암 위를 배 타고 지나간다고?"  53층 생존자 헌터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은 쭈뼛거리며 빙룡 슈트를 착용하더니, 이내 몸을 감싸는 시원하고 쾌적한 바람에 감격의 탄성을 질렀다. "진혁 씨, 정말 대단하네요. 원래 56층은 수많은 고랭크 헌터들이 화상과 마력 고갈로 목숨을 잃는 통곡의 구간으로 유명했는데, 이렇게 산책하듯 지나가게 될 줄이야." 이설화가 슈트의 맵시를 다듬으며 감탄했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는 나를 향한 깊은 신뢰가 가득 담겨 있었다.  "정보를 아는 자가 승리하는 법입니다. 게다가 이 장비들의 대여료는 전부 저분들의 향후 채무 장부에 아주 공정하게 합산될 테니, 저는 손해 볼 게 전혀 없죠." 내가 장부를 톡톡 두드리며 웃자, 헌터들은 기겁하면서도 연신 고개를 숙였다. 목숨을 건지는 대가로 빚이 조금 늘어나는 것쯤은 이제 그들에게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었다.  "자, 출발한다! 56층 보스는 용암 바다 중앙 3번 분출구에 숨어 있는 '화염의 거신'이다. 약점은 머리 뒤쪽에 위치한 마력 코어다!" 우리는 빙결의 방주에 몸을 실었다. 용암 바다를 가르며 전진하는 방주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사방에서
Read more

93

삐비비빅! [경고: 관리자 1급 보안 코드 가동.][천공의 아틀라스의 가동 프로토콜이 강제로 정지됩니다.][수호자 개체의 권능이 몰수 처리됩니다.]  수십 미터 크기의 거대 골렘 천공의 아틀라스가 가슴의 코어에서 불꽃을 튀기더니, 이내 맥없이 무릎을 꿇으며 완전히 정지했다. 수천 마리의 강철 골렘들 역시 동력을 잃고 바닥으로 사정없이 무너져 내렸다. "뭐, 뭐야? 싸우지도 않고 그냥 끄다니?" 지태가 눈을 커다랗게 뜨며 소리쳤다. "장사꾼이 언제나 힘으로만 싸우는 줄 압니까? 정보를 쥐고 있으면 이렇게 버튼 하나로 정산할 수 있는 법이죠."  나는 정지된 아틀라스의 머리 위에 올라타, 60층으로 향하는 거대한 황금 게이트를 바라보았다. 56층부터 59층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반나절에 불과했다. 상층부의 관리자들이 플레이어를 격리하고 말살하기 위해 기껏 만들어 놓은 지옥들이, 내 손안에서는 그저 막대한 카르마를 쓸어 담는 노다지에 불과했던 것이다. [알림: 59층 관문이 완벽하게 돌파되었습니다!][56~59층 최속 공략 업적으로 1,500,000 카르마가 추가 적립됩니다.][현재 보유 카르마: 4,325,000 카르마]  장부에 적힌 사백만 단위의 카르마 수치를 보며 내 입꼬리가 찢어질 듯 올라갔다. 이 정도 자본력이면 60층에서 신들이 내려온다 한들 싸대기를 때려갈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진혁 씨, 60층부터는... 이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영역
Read more

94

"이봐, 60층 사도 양반. 멋진 폼 잡고 훈계하는 건 좋은데 말이야."나는 비릿하게 웃으며 장부의 마지막 페이지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너희 관리자들과 신들이 내 영업을 방해하고, 불법으로 내 손님들의 기억을 지우려 하고, 맞춤형 저격병까지 보내서 내 재산에 손해를 입힌 금액이 총 얼마인지 아냐?"내 손가락이 장부 위를 스치자, 사방의 허공에 거대한 황금빛 영수증 홀로그램이 천상 전체를 가득 메우며 나타났다. 그 영수증 밑바닥에 적힌 숫자는, 신들조차 감당하기 힘든 가공할 수준의 카르마 수치였다."연체 이자, 기물 파손비, 영업 방해 손해배상금, 그리고 60층 입장료까지 전부 합쳐서 딱 텐밀리언 카르마다."나는 신살의 검을 고쳐 잡으며, 옥좌에 앉은 아즈라엘을 향해 검끝을 똑바로 겨누었다."영수증 발행 끝났다. 일시불로 갚을래, 아니면 네 놈의 그 화려한 날개짝을 담보로 잡힐래?"나의 오만한 선언과 함께, 탑의 60층 '신성의 정원'을 무대로 한 전대미문의 절대 채권자와 고위 사도 간의 피 비린내 나는 최종 수금 전쟁이 바야흐로 그 위대한 막을 올리고 있었다.* 천상의 아발론, 수금 개시"너희 같은 벌레들이 감히 신의 정원에서 오만한 입술로 값을 논하는 것이냐?"고위 사도 아즈라엘의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온 광염이 공간 전체를 집어삼킬 듯 요동쳤다.60층 '신성의 정원 아발론' 전체를 지탱하는 백색의 대리석 바닥이 우르릉거리며 진동했다. 허공에 부유하던 은하수의 빛무리들이 붉은색 결계로 변질되며, 우리 일행의 머리 위로 압도적인 질량의 신성 중력을 내리눌렀다.콰아아앙!"크윽!""갑자기 중력이... 몇 배로 늘어난 거야?"뒤쪽에 서 있던 53층 생존자 헌터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단순한 마력의 압박이 아니었다. 대상의 영혼을 직접 짓눌러 신 앞에 굴복하게 만드는, 고위 사도 고유의 권능인 『낙인의 중력』이었다."거룩한 도성에 감히 발을 디딘 죄, 그리고 감히 천상의 자산을 탐한 죄! 그 모든 불경함을 이 거룩한
Read more

95. 만물 대여점의 채권자

"아이고, 사도 양반. 찌푸리지 마시지? 이제야 제대로 된 정산판이 깔린 거니까."내가 신살의 검을 뽑아 들며 신호를 보내자, 옆에서 이를 악물고 기회를 노리던 천마 독고패가 광오한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지독한 악취를 풍기던 신성 기운이 드디어 가라앉았구나! 덤벼라, 깡통 날개 놈들아!"스팟!천마의 신형이 허공을 가르며 수십 개의 자색 잔상을 뿌렸다. 신성 방어력이 반토막 난 천사 집행자들을 향해 천마의 검이 사정없이 몰아쳤다."천마검 제3식. 마광반월(魔光半月)!"자색의 반월형 검기가 허공을 가로지르자, 앞을 가로막던 수십 마리의 천사 집행자들이 날개와 몸통이 분리되어 깃털처럼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콰아아앙!"지태야! 지금이다! 날개 동력로 해킹해!""오케이! 전지전능한 상인의 해킹 툴킷 가동!"한지태가 단말기 엔터키를 힘껏 눌렀다. 보랏빛 데이터 조각들이 아즈라엘의 등 뒤에 달린 여섯 개의 거대한 날개로 흡수되더니, 천사 집행자들에게 공급되던 신성 에너지 줄기가 일제히 지지직거리며 끊겨 나갔다."동력 차단 완료! 저놈들 이제 그냥 깃털 단 고철이야!""좋아, 53층 손님들! 빚 갚으러 가자!"내 호통에 53층 생존자 헌터들이 함성을 지르며 무기를 들고 앞으로 쳐들어갔다. 동력을 잃고 비틀거리는 천사 집행자들은 베테랑 헌터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화르륵! 콰앙! 팍!불과 10분 만에 천상을 가득 메우고 있던 수천 마리의 천사 군단이 서슬 퍼런 전장의 잔해가 되어 대리석 바닥에 사방으로 널브러졌다."이... 이 가증스러운 벌레들이...!"황금 옥좌에 앉아 있던 아즈라엘이 마침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수십 미터 크기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짜 고위 사도의 기세가 아발론 전체를 강타했다.놈의 오른손에서 태양보다 더 눈부시게 타오르는 거대한 화염 검, 『심판의 성검 - 미카엘의 불꽃』이 실체화되었다."더 이상 너희의 불경함을 좌시하지 않겠다. 오만한 채권자여, 네 놈의 그 헛된 장부와 함께 이 자리에서 잿더미
Read more

96

"진혁 씨... 설마 그 코어로 61층부터 90층까지의 구역을..."이설화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맞습니다, 설화 씨. 언제까지 층마다 일일이 걸어 올라가면서 관리자 놈들 장단을 맞춰 주겠습니까? 마스터 키도 얻었고 카르마도 사백만 넘게 쌓였는데, 이제는 고속 수금 모드로 가야죠."나는 55층에서 압류한 데이터베이스와 아즈라엘의 마스터 코어를 하나로 합성했다.[알림: 만물 대여점 마스터 권한 및 고위 코어 합성 가동.][EX급 특수 기능 - '사도 영역 강제 통폐합 및 일괄 가압류'를 실행합니다.][소모 카르마: 1,500,000 카르마]백오십만 카르마라는 거금이 단숨에 빠져나갔지만, 내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보랏빛 인과율 사슬들이 허공의 차원 균열 속으로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콰과과과궁!하늘이 쩍쩍 갈라지며 61층의 화염 구역, 70층의 환영 구역, 80층의 암흑 구역, 90층의 시련 구역이 한꺼번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탑의 시스템이 자랑하던 상층부의 개별 시나리오들이, 내 대여점의 자본력과 마스터 키의 권능 앞에 통째로 압류되어 하나의 거대한 수금 장부 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광경이었다."오류! 오류 발생! 61~90층 구역의 인과율이 정체불명의 채권자에게 일괄 매각 처리되고 있습니다!""경고! 상층부 사도 12인의 영역이 강제 해체됩니다!"탑 전체에 시스템의 경악에 찬 비명이 울려 퍼졌다.61층부터 90층까지를 지키고 있던 상층부 사도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시련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내 장부에서 뿜어져 나온 황금빛 사슬에 묶여 강제로 옥좌에서 끌려 내려왔다."이, 이게 무슨 짓이냐! 감히 신의 사도인 우리를 한꺼번에 가압류 하다니!""말도 안 된다! 시나리오를 거치지 않고 올라오는 플레이어가 존재할 수 있단 말이냐!"사도들의 비명이 60층 하늘 위에서 메아리쳤다. 사도 12인이 한자리에 모여 사슬에 묶인 채 덜덜 떨고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억울해할 거 없다. 너희가 시스템의 이름으
Read more

97

"벌레만도 못한 비각성자 출신의 미물이 감히 신들의 성좌에 발을 디뎠단 말인가?""아즈라엘과 상층부의 하등 사도들을 굴복시켰다 하여 그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구나!"하늘을 뒤흔드는 신들의 호통이 우주 공간 전체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91층부터 99층까지를 다스리는 최상위 신들이 자신들의 본체와 신성 권능을 직접 끌어내어 우리 일행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그들이 뿜어내는 가공할 신압(神壓)은 단숨에 공간의 인과율을 일그러뜨렸다. 53층 생존자 헌터들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엎드렸고, 백광호조차 황금 방패를 바닥에 힘껏 박아 넣은 채 이를 악물어야 했다."윽... 진혁 씨, 이번 놈들은 차원이 달라요! 공간 전체가 신들의 마력으로 뒤덮여서 일반적인 방어 결계가 순식간에 녹아내리고 있습니다!"백광호의 이마에서 피 같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크하하하! 지독한 신성 오물의 냄새가 온 우주에 자욱하구나! 이 얼마나 오만한 놈들인가? 내 마도의 검으로 저 미물 같은 신영들의 목을 모조리 베어 넘겨주마!"천마 독고패가 광오한 기세를 피워 올렸으나, 그의 자색 마기 역시 신들의 집단적인 권능 앞에 짓눌려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었다."지태야, 91층부터 99층까지의 신성 네트워크 구조 파악했어?"나는 날아오는 신성 벼락을 신살의 검으로 가볍게 쳐내며 옆에 서 있는 한지태에게 물었다."응, 형! 저 신 놈들, 우리가 사도들을 단숨에 통폐합하고 올라온 걸 보고 겁을 단단히 먹었어! 91층부터 99층까지의 신성 코드를 하나로 묶어서 절대적인 '신성 영역'을 형성해 놨어! 저 영역 안에서는 신들의 허가 없이는 마력 회복도, 스킬 발동도 불가능해!"한지태가 단말기 화면을 두드리며 비명을 질렀다."하나로 묶어놓았다고? 그거 참 친절하네. 일일이 층마다 찾아가서 영장 내밀 필요 없이 한자리에서 모조리 정산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품속에서 황금 장부를 꺼내 들었다. 90층까지 올라오며 쌓아 올린 내 잔고는 무려 9,825,00
Read more

98

"너희 태초의 신들이라는 놈들도 별거 없네. 마지막 99층까지 한꺼번에 떨이로 매각 처리해 줄 테니 억울해하지 마라."나는 남아있는 카르마 전부를 시스템에 쏟아부었다.[알림: 보유 카르마 10,000,000 초과 달성!][EX급 최종 권능 - '탑 전체 자산 완제 매수' 프로토콜이 해금됩니다.][96층부터 99층까지의 태초 구역이 강제 청산됩니다!]위이이잉!내 손바닥 위에서 피어난 보랏빛 장부가 태양보다 더 눈부신 빛을 뿜어내며 99층 전체의 차원을 집어삼켰다. 태초의 신들이 비명을 지르며 저항하려 했으나, 내가 보유한 일천만 카르마라는 가공할 자본력 앞에서는 그 어떤 태초의 권능도 무용지물로 부서졌다.콰아아앙!96층, 97층, 98층, 그리고 신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99층까지의 차원이 유리창처럼 산산조각이 나며 무너져 내렸다.신들의 거대한 신영들은 내 장부 속의 붉은 가압류 딱지가 되어 영원히 봉인되었고, 그들이 지키고 있던 탑의 극상층부 구역이 완벽하게 정산되었다.[알림: 탑 91층~99층 신들의 성좌 구역이 완벽하게 클리어되었습니다!][태초의 신성 자산 몰수로 총 10,000,000 카르마가 적립됩니다.][현재 보유 카르마: 20,825,000 카르마]장부에 찍힌 이천만이라는 미친 수치를 바라보며,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이 탑 안에서 나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존재는 단 하나도 없었다.신들의 사체와 깨어진 신전 파편들이 우주 먼지가 되어 사라지자, 사방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고요해졌다. 그리고 우리가 서 있던 은하수 바닥이 칠흑 같은 흑요석 무대로 변형되며, 마침내 탑의 최상층부인 100층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스윽.100층 공간의 중심에는 거대한 신전도, 화려한 보좌도 없었다. 오직 소용돌이치는 순백과 검은색의 거대한 소용돌이 코드—탑 전체를 제어하고 인과율을 주무르는 '탑의 주인(시스템의 의지)'의 본체가 기이한 진동음을 내며 둥둥 떠 있었다."여기까지 올라왔는가... 오류의 결정체이자 시스템의
Read more

99

"형! 루트 서버 침투 시작했어! 놈이 시스템 포맷 스킬을 쓰느라 방어 코드가 일시적으로 느려졌어!"한지태가 단말기 자판을 부서질 듯 두드리며 고함을 질렀다. 보랏빛 데이터 줄기들이 한지태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와 탑의 주인을 감싸고 있는 소용돌이 코어에 사정없이 꽂혔다."관리자 권한 98% 해킹 성공! 놈의 핵(Core)에 방어막이 풀렸어! 지금이야, 형!"일행이 목숨을 걸고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나는 단 한 치의 타격도 입지 않은 채 탑의 주인 바로 앞까지 걸어 나갈 수 있었다."다들 제 몫을 확실하게 해주는군."나는 신살의 검을 고쳐 잡으며, 품속에서 찬란하게 타오르는 황금 장부를 허공으로 던졌다.장부는 사방으로 넓게 펼쳐지며 100층 전체를 거대한 보랏빛 경매장으로 변형시켰다. 내가 가진 보유 카르마는 무려 20,825,000 카르마.탑 전체의 가치를 뛰어넘는 미친 자본력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탑의 주인 양반. 네 놈이 나를 버그니 오류니 부르면서 삭제하려고 애쓰는 이유를 내가 모를 줄 알았냐?"나는 서서히 일그러지는 시스템의 소용돌이를 향해 비릿하게 웃었다."너는 이 탑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영혼과 카르마를 갈아 넣었어. 하지만 내가 그 카르마를 법적으로 전부 수금하고 압류해버리니까, 너한테는 이 탑을 유지할 자본이 남지 않은 거지. 한마디로 너는 지금 완벽한 부도 상태라는 거다.""조용히 하라! 미물 따위가 어찌 세계의 인과를 논하는가!"탑의 주인이 격분하며 흑자색의 거대한 손을 형성해 내 머리 위로 내리찍었다. 100층의 시공간이 통째로 일그러지는 압도적인 위력이었다.하지만 나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허공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대여점 마스터 권한 발동. EX급 최종 개념 대여 실행."[알림: 보유 카르마 20,000,000을 일괄 소모합니다!][개념 대여: 탑 전체 자산 강제 적대적 M&A 및 일괄 압류(EX급)][설명: 탑의 주인이 보유한 모든 권한, 시스템 제어권, 인과율 소유권을 채무 불
Read more

100. 만물 대여점의 채권자

 "하하하! 지독한 놈! 하늘 위에 서서 세상을 내려다보던 오만한 신과 시스템마저 빚더미에 앉혀 굴복시키다니! 참으로 기괴하고도 통쾌한 정복이로구나!" 천마 독고패가 광오한 웃음을 터뜨리며 내 어깨를 툭 쳤다.  나는 손바닥 위에서 정롱하게 빛나는 탑의 마스터 제어구를 바라보았다. 1층의 보잘것없는 비각성자 짐꾼으로 시작하여, 시련과 배신이 난무하던 이 지옥 같은 탑을 완벽하게 수금하고 마침내 내 소유로 만들어낸 것이다. "자,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나는 정산 장부를 덮으며 일행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 탑의 주인도 바뀌었으니, 내 멋대로 시스템을 개편할 차례군요. 남을 죽여야만 올라갈 수 있던 이 미친 탑의 규칙은 오늘부로 전부 폐기합니다." 나는 마스터 제어구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탑 전체에 존재하는 모든 플레이어를 안전하게 지상으로 환원하라. 그리고 이 탑은 지상과 연결된 거대한 '만물 대여점 본점'으로 리모델링한다."  [알림: 탑의 새로운 소유주 강진혁의 명령에 따라, 탑 전체의 개편 프로토콜이 가동됩니다!][전 세계의 플레이어들이 안전하게 지상으로 이송됩니다.]  우웅! 찬란한 빛무리와 함께, 우리 일행의 몸이 빛의 입자가 되어 지상을 향해 천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지옥 같던 탑의 시련이 끝나고, 지구 전체를 놀라게 할 절대 채권자의 진짜 영업이 시작될 시간이었다.  
Read more
PREV
1
...
6789101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