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만물 대여점의 채권자: Chapter 71 - Chapter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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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관리자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그는 급히 허공에 시스템 창을 띄워 상황을 복구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명계의 법도는 신인 하데스와 망자들 사이의 계약으로 유지되는 것인데, 그 계약의 주체들이 집단으로 파업을 선언해버렸으니 시스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때, 궁전의 거대한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그 안에서 칠흑 같은 갑옷을 입은 남자가 걸어 나왔다. 명계의 주인, 하데스였다. "누가 나의 왕국을 이토록 소란스럽게 만드는가." 하데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소란스럽던 망자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죽음의 신이 뿜어내는 압도적인 위압감.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맨 앞줄에 서 있던 한 목 없는 기사가 용기 있게 나섰다. "하데스 님!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300년 동안 휴가 한 번 없이 시지포스의 바위를 밀어왔습니다! 이제 우리도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합니다!""맞습니다! 엘리시온(낙원)행 티켓 추첨제도 공정하게 운영해 주십시오!" 망자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하데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응시했다. "인간. 네 놈이 저들에게 헛된 바람을 넣었느냐.""헛된 바람이라뇨. 정당한 요구죠. 하데스 님, 생각해 보세요. 저분들이 저렇게 단체로 파업하면 명계가 돌아가겠습니까? 고문하는 간수들도 힘들고, 관리 비용만 늘어날 텐데요." 내가 당당하게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천마가 옆에서 흥미롭다는 듯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 있었다. "무림에서도 부하들을 너무 쥐어짜면 반란이 일어나지. 죽은 자들이라고 다를 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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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형, 저거 봐! 저기?" 한지태가 가리킨 방향에는 반쯤 타버린 아파트 단지가 보였다. 그때, 멀리서 굉음과 함께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왔다. 타타타타타! 검은색 전투 헬기 여러 대가 상공을 가로지르며 지상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콰과광! 거대한 거미 괴물이 미사일에 맞아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이곳은... 환각인가? 아니면 진짜 지구인가?" 백광호가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 나는 상태창을 확인했다. * 『현재 구역: 탑 52층 - 평행세계 '멸망한 지구'』* 『시나리오: 던전 브레이크로부터 인류를 구원하라.』 환각은 아니었다. 탑의 시스템이 구현해낸 평행세계의 지구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 달리,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내지 못해 멸망해가는 지구. "거참, 기분 묘하군. 내 고향이 이런 꼴이라니." 천마가 혀를 찼다. 무림인인 그에게도 현대 도시의 폐허는 꽤나 충격적인 모양이었다. 그때, 우리 근처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달려왔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과 무기를 든 민간인 헌터들이었다. 그들은 뒤쫓아오는 수천 마리의 고블린 떼를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비켜! 당장 도망쳐요! 곧 있으면 '대군주'가 나타난다고!" 선두에 서 있던 젊은 여성 헌터가 소리쳤다. 그녀의 가슴에는 익숙한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대한헌터협회. '저 여자, 우리 예전에 30층대 대기 홀에서 봤던 신입 헌터 교육생 아냐?'&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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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나는 농담조로 말하며 입안에 만두를 쑤셔 넣었다. 이수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허겁지겁 라면 국물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다른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며칠은 굶은 사람들처럼 필사적으로 음식을 먹어 치웠다. '확실히 여긴 내가 알던 서울과 공기부터 다르군.'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던 대기업들의 빌딩은 반쯤 무너져 내려 괴물의 둥지가 되어 있었다. 도로에는 주인을 잃은 수입 차들이 넝마가 된 채 널브러져 있었고, 가로등 대신 기괴한 발광 식물들이 보랏빛 빛을 내뿜고 있었다. "맛있게 먹었으면 이제 일을 해야지. 이봐, 수연 씨라고 했나? 지금 서울 상황이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 좀 해주시겠소?" 천마 독고패가 기계 의수를 탁자에 올리며 물었다. 그의 붉은 눈동자가 이수연을 꿰뚫어 보듯 빛났다. 이수연은 천마의 기세에 압도된 듯 마른침을 꿀꺽 삼키더니 대답했다.  "한 달 전이었습니다. 북한산 자락에서 거대한 균열이 생기더니,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등급의 마수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협회와 군이 총동원됐지만 막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종로에 있는 정부 청사를 점령한 '마왕'이 서울 전체를 지배하고 있어요. 우리는 지하철역을 거점으로 간간이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왕이라. 이름 한 번 거창하구먼. 그래서, 그놈만 잡으면 이 층은 클리어 되는 건가?" 천마의 물음에 내가 대신 대답했다.  "시스템 메시지를 보니 서울 탈환이 이번 층의 핵심 목표인 건 확실해요. 하지만 마왕만 잡는다고 끝날 문제는 아니죠. 도시 전역에 퍼진 던전 브레이크의 근원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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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나는 익숙한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는 멈춘 지 오래였지만, 내게 12층 정도는 가벼운 산책 수준이었다. 부서진 현관문 사이로 먼지가 자욱한 거실이 보였다. 소파 위에는 내가 보던 잡지가 뒹굴고 있었고, 식탁 위에는 주인을 잃은 찻잔이 놓여 있었다.  '정말 똑같군. 이 세계의 나도 여기서 살았겠지.' 나는 부모님의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사진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먼지를 닦아내자, 활짝 웃고 있는 부모님과 어린 나의 모습이 보였다. 가슴 한구석이 찡해졌다. 비록 이 세계의 부모님은 아닐지라도, 그분들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책상을 뒤지던 중, 낡은 일기장 하나를 발견했다. - 2024년 10월 15일. 하늘이 찢어졌다. 사람들이 죽어간다. 아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는 끝까지 기다릴 것이다. - 마지막 페이지의 날짜는 일주일 전이었다.  '살아계실지도 몰라.' 일기장 밑에는 작은 열쇠 꾸러미와 펜던트가 놓여 있었다. 나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이곳의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반드시 찾아내리라. 그것이 이 층을 깨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 다시 강남역 아지트로 돌아왔을 때,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라 있었다. "사령관님! 보급해주신 소총 덕분에 방어선이 몰라보게 단단해졌습니다!" "포션 덕분에 부상병들이 전부 전선으로 복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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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아이템 대여: 5성급 리조트 스위트룸 패키지 (A급)」「효과: 설치 즉시 완벽한 냉난방 시스템과 최상급 침구류, 주방 시설을 갖춘 리조트가 소환됩니다.」「대여료: 일일 5,000 카르마.」 '일주일에 3만 5천 카르마? 거저네.'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파아앗! 해변가 한복판, 야자수 그늘 아래에 눈부시게 하얀 세련된 건축물이 솟아올랐다. 넓은 테라스와 야외 풀장까지 갖춘,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리조트의 모습이었다. 52층의 폐허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미친... 형, 진짜 미쳤어? 여기 무인도라며!" 지태가 소리치며 리조트로 달려 들어갔다. 광호 씨도 감탄을 금치 못하며 뒤를 따랐다. 천마만이 여전히 숲 끝에서 미심쩍은 눈초리로 리조트를 바라보았다.  "쇠로 만든 집도 아니고, 돌로 만든 집도 아니군. 저런 허연 상자 안에서 잠이 올 것 같으냐?" "안에 들어가면 생각이 바뀌실걸요? 거긴 바다 냄새도 안 나고 시원하거든요." 나는 천마를 꼬드겨 안으로 들여보냈다. 중앙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뿜어져 나오는 쾌적한 에어컨 바람에 천마의 눈썹이 움찔했다.  "오오... 이 서늘한 기운은... 극음의 내공을 운기한 것과 같구나." "에어컨이라고 합니다, 형님. 자, 일단 짐들 풀고 좀 쉬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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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말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가축이라니. 51층의 하데스나 52층의 마왕보다 악질적인 시스템이 이곳에 도사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일단 이것 좀 드세요." 나는 대여점에서 비상식량 패키지와 생수통들을 꺼내 던져주었다. 사람들은 미친 듯이 달려들어 물을 마시고 빵을 씹었다. 그 광경을 보던 천마가 혀를 찼다.  "꼴이 말이 아니군. 무인도라더니, 여긴 도살장이었어." "그러게요. 근데 저분들이 말하는 수호자가 누군지 알아봐야겠어요." 그때였다. 잔잔하던 바다 수평선 너머에서 거대한 소용돌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구우우우우우. 섬 전체가 진동했다. 해안가 동굴 근처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안쪽으로 숨어들었다. "온다! 놈이 온다! 숨어! 숨지 않으면 영혼을 뺏길 거야!" "형, 저거 봐! 바다 밑에서 뭐가 올라오고 있어!"  지태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수평선 너머, 바닷물을 가르며 거대한 강철의 성채 같은 것이 떠오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성채가 아니라... 거대한 기계 전함이었다. 「식별: 섬의 수호자 - 강철의 포세이돈」「위험도: 측정 불가 (사도 등급)」 전함의 갑판 위에는 수만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기괴한 형상의 기계 천사가 서 있었다. 놈이 손에 든 거대한 창을 섬을 향해 겨누자, 하늘에서 붉은 번개가 내리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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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만물 대여점의 채권자

현재 위치: 강철의 포세이돈 - 내부 동력실 복도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기분 나쁜 기계음과 진동이었다. 사방이 차가운 금속 벽으로 둘러싸인 복도에는 붉은색 비상등이 깜빡이고 있었다.  "우우웁... 드디어 발이 닿는구나..."천마가 바닥을 짚으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바닥이 금속이긴 했지만, 아까처럼 허공에서 흔들리는 것보다는 나은 모양이었다. "형님, 정신 차리세요.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나는 『대여점』을 열어 일행들에게 장비를 지급했다. 「아이템 대여: EMP 수류탄 (A급)」「아이템 대여: 열감지 고글 (B급)」 "자, 여기서부터는 은밀하게 움직인다. 지태가 시스템을 장악하기 전까지는 들키면 곤란해." 하지만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복도 끝에서 육중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철컥, 철컥. 하얀색 장갑을 두른 기계 병사들이 총을 든 채 나타났다. 44층에서 봤던 로봇들보다 훨씬 정교하고 강력해 보이는 녀석들이었다.  "침입자 발견. 즉결 처형 프로토콜 가동." "흥, 깡통 놈들이 말이 많구나."멀미에서 회복한 천마가 검을 뽑았다. 그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천마검 제3식: 마광섬(魔光閃)』!" 검은 궤적이 복도를 훑고 지나갔다. 기계 병사들의 상체와 하체가 깔끔하게 분리되어 바닥을 굴렀다.  "광호 씨,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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