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현판 / 도면 위의 마에스트로 / Chapter 41 - Chapter 45

All Chapters of 도면 위의 마에스트로: Chapter 41 - Chapter 45

45 Chapters

41

"밴스 경의 제안은 아름답지만 위험합니다. 도시를 돔으로 덮는 것은 자연과 싸우겠다는 뜻이죠. 저는 자연에 순응하되, 그 자연을 역이용하는 도시를 제안합니다." 나는 빈 화면에 유려한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바람의 탑, 말카프(Malqaf)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겠습니다. 도시 곳곳에 거대한 나선형 타워를 세우고, 상공의 차가운 바람을 지면으로 끌어내려 도시 전체에 천연 에어컨 효과를 줄 것입니다. 전기가 없어도 도시의 기온은 항상 주변보다 15도 낮게 유지될 겁니다." "그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나?" 줄리안 밴스가 비웃듯 물었다.  "이론이 아니라 역사입니다. 수천 년 전 이 땅의 선조들이 이미 해왔던 방식이죠. 저는 거기에 현대적인 유체 역학을 더했을 뿐입니다." 나는 화면을 전환하여 도시의 배치를 보여주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그리고 건물들 사이로 형성되는 깊은 그늘.  "도시의 모든 건물은 서로에게 그늘을 제공합니다. 또한 지표면 아래에 거대한 수로를 연결하여 물의 기화 냉각 현상을 이용하겠습니다. 이 물은 용산에서 발견한 지하 수자원 관리 기술을 응용하여 단 한 방울도 낭비되지 않고 순환될 것입니다." 라시드 왕세자의 눈빛이 반짝였다.  "흥미롭군요. 밴스 경은 첨단 기술의 정점을, 강 소장은 전통과 미래의 결합을 이야기하고 있군요." "왕세자님, 디자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이 설계가 작동하는지 증명해야 합니다." 줄리
Read more

42

정적이 흐르는 사막 위.라시드 왕세자가 천천히 박수를 치며 다가왔다. "놀랍군요. 정말 놀라워요. 강 대표, 당신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사막의 영혼을 이해하고 있군요."  라시드 왕세자가 내 손을 꽉 잡았다. "마스다르 2.0의 총괄 설계자로 당신을 임명하겠습니다. 밴스 경께서는 기술 고문으로 협력해 주시겠습니까?" 줄리안 밴스는 허탈한 표정으로 자신의 타버린 모형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거장의 오만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내가... 졌군. 자네의 그 나선형 타워, 확실히 흥미로워. 내 기술력이 자네의 아이디어를 보조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영광이겠지." 그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역시 거장은 거장이었다. *** 낙찰 성공. 전 세계 건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대규모 프로젝트가 내 손에 들어왔다.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이서현 상무의 시선이 매서웠다. 그녀는 누군가와 통화하며 자리를 떴다.  '이걸로 끝날 여자가 아니지. 사막의 건설은 설계만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이제 물자 보급과 인력 관리, 그리고 보이지 않는 암투가 시작되겠군.' 나는 하늘로 솟구친 나의 나선형 타워 모형을 바라보았다.이제 사막 위에 기적을 세울 시간이었다. 『시스템: 퀘스트 「사막의 오아시스」 성공!』『보상: 아부다비 왕실의 전폭적 지지 확보, 명성도 +20
Read more

43

왕세자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 수조 원이 더 들어가는 무리한 투자처럼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내 눈에 담긴 확신을 읽었다. "좋습니다. 강 대표를 믿어보죠. 자재 운송 비용과 활주로 건설 예산, 즉시 승인하겠습니다." *** 다음 날, 제벨 알리 항구 근처의 고급 요트. 이서현 상무는 샴페인을 마시며 여유롭게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진호, 이제 어쩔 테냐? 설계가 아무리 뛰어나도 자재가 없으면 그건 그냥 모래성일 뿐이야. 일주일만 더 버티면 아랍 왕실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겠지." 그녀의 옆에서 김영민이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아부했다. "상무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항만 노조까지 매수해두었으니 최소 한 달은 꼼짝 못 할 겁니다. 강진호는 아마 지금쯤 왕궁 바닥에 엎드려 빌고 있겠죠."  그때, 하늘에서 거대한 굉음이 들려왔다.쿠우우웅- 이서현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아부다비 왕실 문장이 새겨진 거대한 수송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항구를 지나 현장 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저게 뭐야? 군사 훈련인가?" 이서현의 의문은 곧바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깨졌다.  -상무님! 큰일 났습니다! 강진호가 항구를 포기했습니다! "포기해? 그럼 공사를 중단했다는 거야?" -아뇨! 왕실 수송기를 동원해서 자재를 공중 보급하고 있습니다! 현장 바로 옆에 임시 활주로를 하루 만에
Read more

44

인간이 자연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하나가 되어 어떻게 공존하는지를.그리고 그 중심에 선 강진호라는 이름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나는 밤바람을 맞으며 다음 수를 구상했다.이서현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가장 위험한 법이다. 그녀가 던질 마지막 발악은 무엇일까? 생각에 잠긴 내 눈앞에, 사막의 지평선 너머로 수상한 불빛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동수, 서쪽 4번 구역. 무단 침입자 발생. 즉시 대응해." 나의 명령과 함께, 사막의 적막을 깨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모래의 자객들   휘이이잉-! 사막의 밤은 더 이상 고요하지 않았다. 낮 동안의 열기를 머금었던 대지는 해가 지자마자 차갑게 식어버렸고, 그 온도 차가 만들어낸 기압의 소용돌이는 거대한 모래바람, 하무(Hammu)를 불러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누런 모래의 장막이 공사 현장을 집어삼켰다. 가설 전등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기괴한 그림자를 만들어냈고, 쇠파이프들이 부딪치는 소리는 마치 비명처럼 들려왔다.  나는 타워 최상층 지휘 본부의 모니터를 응시했다. 열화상 카메라가 비추는 화면은 온통 붉고 노란 노이즈로 가득했다. 하지만 내 망막 위에 떠오른 시스템 창은 달랐다. 『시스템: 「기후 제어 시뮬레이션」이 외부 환경의 위협을 감지했습니다.』『식별되지
Read more

45. 도면 위의 마에스트로

 "이서현 상무에게 전해라. 덕분에 시청률 잘 나왔다고. 홍보비는 따로 청구하지 않겠다고 말이야." "이... 악마 같은 새끼..." "악마? 아니, 나는 건축가야. 무너질 것 같은 세상을 바로 세우는 사람이지."  나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놈들의 장비와 자백을 모두 영상으로 남겼다. 이 영상은 내일 아침 전 세계 금융 시장을 강타할 핵폭탄이 될 것이다. *** 사건이 정리되고, 모래 폭풍도 조금씩 잦아들었다.나는 타워 1층의 메인 홀로 돌아왔다. 지현 누나가 사색이 된 얼굴로 달려왔다. "진호야!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멀쩡해요. 누나, 냉각 시스템은?" "어... 이상하게 놈들이 침입했는데도 시스템 수치는 더 안정됐어. 네가 바람의 탑 흡입구를 개방한 덕분에 지열 냉각 효율이 순간적으로 30%나 올라갔더라고. 이거 진짜 대단한 데이터야!" 지현 누나는 공포 속에서도 공학적 성과를 찾아내는 천생 기술자였다.  "다행이네요. 내일 테스트는 완벽하겠어요." 나는 소파에 몸을 기댔다. 피로가 몰려왔지만, 머릿속은 다음 수로 가득했다.이서현은 이제 막다른 길에 몰렸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 그녀는 대성그룹에서도 버려질 것이다. 이병철 회장은 꼬리 자르기에 능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내 진짜 목표는 이서현이 아니다.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통해 대성그룹이라는 성벽 자체를 허물고, 나
Read more
PREV
12345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