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달콤하고 잔인한 나의 세계: Bab 121 - Bab 130

175 Bab

121화

서서히 은성의 체온이 스며들면서 숨이 조금씩 쉬어졌다. 손에서 힘이 풀리면서 유리 파편이 떨어졌다. 갑자기 몸의 중심을 잡을 수가 없어서 선우가 비틀댔다. 그런 그를 그녀가 온 몸으로 받아냈다. 그녀의 따듯한 체온이 느끼며 폐부 가득히 체취를 들이마셨다. 풀냄새 나는 꽃향기가 그를 조금씩 진정시켰다. 그제야 느껴졌다. 그녀의 몸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으로 인해서 겁을 먹었다. 그 사실에 자괴감이 들었다. "미안해...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계속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은성은 그걸 묵묵하게 들어주었다. 진정이 된 후 그녀는 그를 침대에 옮겼다. 다행히도 그는 금방 잠이 들었다. 은성의 시선이 그의 팔에 닿았다.다. 오래된 흉터, 최근에 생긴 상처, 방금 생긴 상처가 괴기한 작품처럼 한 팔에 있었다.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눈은 계속 머물렀다. 그동안 그가 왜 예전과 달라 보였는지 알거 같았다. 그는 아팠다. 그 상처 하나하나에 침실에서 거실로 나왔다. 떨리는 손으로 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의사를 불러줄 수 있어?""이사님 문제지?""응... 팔을... 그었어.""집이야?""아니 여기 호텔이야." 30분도 지나지 않아 도희가 의사를 대동하고 나타났다. 의사는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듯 능숙하게 처치를 끝냈다. "물 닿으시면 안됩니다." 간단한 주의사항을 건조하게 늘어놓고 의사는 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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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화

햇살에 눈이 부스스 떠졌다. 침대 옆에 의자에 은성이 잠들어 있었다. 선우는 그 모습을 보고 미소지었다. 아름다웠다. 그런 아름다움을 자신이 어제 깨트렸다. 어제 잘게 떨리던 그녀의 몸이 떠올랐다. 자신이 아니었다면 그녀가 그렇게 놀랄 일은 없었을 것이다. 팔을 긋지 말았어야 했다. 이성이 끊겨진 채 그녀를 탐하지 않았어야 했다. 아니 애초에 호텔룸으로 오지 말았어야 했다. 생각이 거기까지 다다르자 스스로의 존재 자체가 잘못된 사람 같았다. 은성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싶었다. 하지만 만지면 그녀가 깰 것이다. 이제 몇번이나 잠든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데 은성이 눈을 떴다. "일어났어?""응... 어제는 미안해. 놀랐지?""..." 은성이 말없이 선우를 바라봤다. 그는 더 어쩔 줄 몰라하면서 변명했다.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거야.""무슨 일을 말하는 건데?" 죄를 지은 사람처럼 선우가 고개를 떨궜다. "너를 만진거... 그리고 팔 그은거...""사실 어제는..." 그때 선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결국 침대에서 일어섰다. "전화 좀 받을게.""응." 선우가 나가고 침실 문이 닫혔다. 얕은 한숨이 터져나왔다. "말을 해야할까?" 어제 키스할 때 선우를 일부러 밀친 것이 아니다. 은성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그 사정을 설명해야할까. 방금전까지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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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화

부스스 눈을 떴다. ‘언제 잠들었지?’ 고민하다가 침대에 걸터앉은 거 까지는 생각이 났다. 그 이후 까무룩 잠든 모양이었다. 눈을 깜빡거리자 앞에 있는 물체가 점점 선명해졌다. 선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잠들어 있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잠든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두번째 이별이후에 은성은 그를 지속적으로 피해왔다. 같은 침대에서 잠들 일이 없었다.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가진적은 있었지만 그런 날에는 선우가 먼저 깨어 있었다. 가만히 잠든 모습을 바라봤다. 잠든 모습은 어렸을 때랑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긴 속눈썹이 손끝을 간지럽혔다. 천천히 눈가를 매만졌다. 볼을 지나 입술까지 다다랐을 때 선우가 눈을 떴다. 화들짝 놀란 은성이 손을 떼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그녀의 손을 가져와 자신의 볼에 대고 꼭 붙잡았다. “잠깐만, 아주 잠깐만 이대로 있어줘.” 그 눈빛이 너무 간절해서 은성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것이 무슨 큰 상이라도 되는 듯 그는 미소 지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 은성은 라운지를 둘러봤다. 메인 뷔페와 다르게 간단한 뷔페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녀와 선우의 앞에는 각각 전복죽과 팬케이크가 있었다. 둘다 맛있었지만 집중할 수가 없었다. 선우가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안 먹어?&r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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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화

선우가 경고하듯 남자를 보면서 나직하게 말했다. 해나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남자의 더 깊게 남자의 팔짱을 꼈다. “오빠. 우리도 같이 앉아서 밥 먹으면 안돼?” 오빠라고 부르기엔 남자는 아버지 뻘이었다. 잘 봐도 삼촌 뻘인데 해나는 정말 자신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말했다. 남자는 이 상황이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 그 모습이 꼭 해나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거 같았다. 더 있다가는 기분만 상할 거 같아서 은성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 먹었어. 그만 나가자.”“하지만…” 그 남자를 대할 때 그 날카로운 기세는 어디 갔는지 선우가 눈치를 봤다. “가자.” 그 한마디에 선우는 결국 끄덕거렸다. 은성이 앞서가자 그는 한번 그 남자를 노려보고는 걸음을 옮겼다. *  차창밖으로 풍경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럼에도 기사의 좋은 운전솜씨 덕분에 차는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선우의 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계속 은성을 힐끗댔다.  분명 밥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괜찮았는데 해나와 마주치고 나서 기분이 안 좋아졌다. 물론 그의 기분도 좋지는 않았다. 일단 가장 큰 건 은성과 좋은 시간을 누군가에게 방해받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남자가 아주 몹시도 거슬렸다. 주인의 눈길을 한번 받으려는 몸만 큰 강아지처럼 선우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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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화

그토록 자신이 선희한테 의미없는 존재였던 거 같아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는 어린 여자한테 관심 없었다. 어리고 예쁜, 거기에다 허영심까지 있는 여자들은 그의 위치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재벌가의 로열 패밀리인 그는 자신의 자식보다도 어린 여자를 만날 수 있는 재력과 사회적 위치가 있었다. 돈 좀 있다는 인간들은 결혼한 상태에서도 애인을 둔다. 하물며 그는 이혼했기에 법적으로도 자유로운 몸이었다. 하나 걸릴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어린 여자들을 원하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선희였다. 해나를 만난 건 그래서였다. 그녀의 존재가 선희를 거슬리게 할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거기에다 그녀가 애틋해 마지않는 선후까지 더해진다면 그녀는 반드시 반응할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찾아왔지만 그녀는 항상 그렇듯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자신의 신경을 건드렸으니 그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 결혼할 때 선우도 불러야 했다.” ‘선우’라는 말이 나오자 마자 선희의 고상한 얼굴에 균열이 갔다. 경범은 마음이 복잡했다. 그녀를 반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한편, 그것이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것에 분노했다. 선희의 호흡이 거칠어지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네가 누굴 만나든, 결혼하든 상관없어. 그런데 선우 앞에 나타나지 마.”“왜, 네 아들이 그때 기억에서 아직도 못 벗어날까봐 걱정돼?” 그 말을 끝맺기도 전 경범의 얼굴이 돌아갔다. 선희가 그의 뺨을 때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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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화

“고마워.” 지극히 건조한 말을 하고 은성은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우는 그 뒤를 따랐다. 그녀가 침대에 눕는 사이 그도 침대 헤드에 등을 대고 앉았다. 그러나 눕지는 않았다. 잠든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것이 몹시도 거슬려 은성은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아버렸다.* 다음날, 은성은 선우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창밖을 바라봤다. 8월의 쨍쨍한 햇빛이 사정없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차안은 날씨 좋은 가을처럼 시원했다. 하지만 그녀는 차라리 땡볕 아래를 걷고 싶었다. ‘차라리 운전을 선우가 하면 좋을텐데.’ 차는 기사가 운전했다. 아직도 은성은 여전히 기사의 존재가 익숙해지지 않았다. 기사가 운전을 잘 하는 것과 별개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불편했다. ‘그래도 지금은 그게 더 낫나?’ 호텔에서 서해나를 본 뒤로 머리속이 계속 복잡했다. 어젯밤 복도 끝방에서 본 종이가 그 복잡함을 더 가중시켰다. 선우와 거리를 두고 싶었다. 이를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그는 더 불안해했고 그녀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어젯밤에도 그녀는 잠들기 전까지 그의 시선을 느꼈다. 그나마 누군가 끼어있는 것이 이 숨막히는 기분을 조금 낫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위안을 삼기로 했다. HS백화점 앞에 도착하자 유니폼을 입은 직원 하나가 두 사람을 맞아주었다. 오늘 그들을 안내해줄 퍼스널 쇼퍼였다. “준비시켜 놓았습니다.”“들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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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화

사실 만났다는 말은 부적절했다. 태용은 그저 은성과 한번 자고 싶었고, 은성은 그런 그를 이용했던 거뿐이다. 이런식으로 아는 척할 사이가 아니었다. 상대하지 않고 지나치려는데 나가지 못하게 그가 막았다. “오랜만에 만났잖아. 같이 술 한잔 하자.”“술을 마실 정도로 우리가 친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아~ 그런 남자랑 모텔에 갔구나.”“응. 너도 친하지 않은 여자들이랑 모텔 자주 갔잖아.” 한마디도 지지 않는 은성 때문에 태용의 얼굴이 더 시뻘게 졌다. 그를 밀치려고 했지만 밀쳐지지 않았다. 그녀가 인상을 썼다. “뭐하자는 거야?”“네 꼬라지가 어떤지 구경하려고.” 은성은 태용을 훑어봤다. 그녀가 바로 그를 알아보지 못한데는 그가 그만큼의 가치가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달라진 이목구비가 한몫했다. 은성의 취향은 결코 아니었으나 그나마 대학교때는 봐줄만한 얼굴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4년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세월을 정통으로 맞았는지 찌들어 있었다. 피식 가벼운 웃음을 흘리면서 그녀가 되물었다. “내 꼬라지가 어떤데?”“아주 불쌍해. 박선우한테서 아직도 못 벗어났잖아.” ‘못 벗어났다’는 말이 가슴에 꽂혀들었다. 그러나 그런 반응을 보이면 분명 태용은 분명히 기세등등 해질 것이다. 그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 여상하게 굴었다. “못 벗어나도 너랑 얽히는 거 보단 낫잖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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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화

신경질적인 반응에 선우가 어쩔줄 몰라했다. “쇼핑 조금만 더 하자.”“그럼 빨리 들어가.”“알았어. 미안해. 은성아.” 이 백화점에서 사는 모든 물건에 선우의 돈을 쓰는데도 그는 물건을 받는 사람처럼 안절부절했다. 은성이 발걸음을 라운지로 옮기자 그는 곧바로 뒤를 따라갔다. 그럼에도 마음에 걸리는 듯 한번 은성이 나온 화장실을 힐끗 돌아봤다. 다시 퍼스널 쇼핑룸으로 돌아온 은성은 반지를 봤다. 휘황찬란한 보석들이 박힌 반지부터 심플한 디자인의 반지까지 많았다. 사실 그녀는 액세서리를 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일단 하면 답답했다. 그리고 반지 같은 경우는 과거 안 좋은 추억 때문에 더 꺼리게 되었다. 민재하고 사귈때도 반지를 맞추긴 했지만 목걸이가 걸고 다녔지 손에 끼고 다니진 않았다. “꼭 사야해?”“하나만 사면 안돼?” 사주는 사람이 애원하는 꼴이라니 무언가 그림이 이상했다. 직원도 표정 관리를 하고 있나 생경한 그림이 당황스러운 거 같았다.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어 그녀는 가장 심플한 디자인을 골랐다. * 집에 들어오자마자 은성은 그녀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실은 함께 쓰지만 그녀의 방이 따로 있었다. “피곤해서 좀 쉴게.”“응.” 아무렇지 않은 척 선우는 그렇게 답했다. 하지만 입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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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화

소매를 걷고 그어내려는 그때 호텔에서 은성이 떠올랐다. “그만해.” 그때 은성의 몸이 잘게 떨렸다. 자신이 그녀를 겁먹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만들 수는 없었다. 칼을 손에서 놓았다. 숨통이 죄어와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조차 없었다. 그의 시선이 그녀가 들어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녀가 이곳에 있었다. 그러니 얼마나 고통스럽든 참아야한다. 다시 그녀를 겁먹게 만들 수는 없었다. 방문을 두드리고 싶다. 그녀를 품에 안고 싶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됐다. 그때 복도 끝방이 눈에 들어왔다. 이를 악물고 벽을 짚은 채 걸음을 옮겼다. 걸음이 더딘 탓에 평소보다 세배의 시간이 걸렸다. 걸음을 옮길수록 고통은 길어졌다. 하지만 방안으로 들어선 순간 조금 숨통이 트였다. 그곳에서는 그림들이 가득 걸려 있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둘러봤다. 그리고 나서야 그는 책상에 앉았다. 책상에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종이와 펜슬이 준비되어 있었다. 여전히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지만 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아주 조금씩 숨이 쉬어졌다. 그림을 완성할때쯤에는 호흡이 완전히 돌아왔다. 하지만 끝나자마자 CCTV모습이 떠올랐다. 은성이 들어가고 얼마되지 않아서 태용이 따라 들어갔다. 꽤 오랜 시간 두 사람은 함께 있었다. “만나기로 되어 있었던 건가?” 하지만 은성은 태용 같은 인간을 싫어한다. 그만 아니었다면 엮일 일도 없었던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선우를 떼어내야 하는 이유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없었다. 그러니 그와 만나야 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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