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니…” 종석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의 아버지는 선희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앞에서 감히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다. 뒤에서는 그래봤자 여자이고, 실패한 결혼을 한 이혼녀일뿐이라고 별별 욕을 했지만 앞에서는 비굴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조아렸다. 선우는 웃고 있었으나 그의 말은 명확한 경고였다. 감히 은성에 대해서 입에 올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 뜻을 잘 알아들은 종석은 꼬리를 말고 자리를 떠났다. 그때 선희가 다가왔다. “어머니란 말 오랜만에 듣는구나.”“…” 선우는 어머니란 말을 잘 하지 않았다. 대체로 선희를 부르지 않았으며 꼭 불러야하는 일이 있으면 회장님이라고 했다. 그녀가 자신을 낳았고 6살 때부터 키웠으나 어머니로 인정할 수가 없었다. 인정하는 거 자체가 아버지, 삼촌, 할머니를 배신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그날의 상처는 무엇으로도 회복되지 못했다. 이를 선희도 잘 알았다. 그래서 답이 없는 아들을 보면서도 핀잔 한마디 꺼내지 않았다. 대신 아들이 좋아할만한 화제를 꺼내기로 했다. “유학 갈거니?”“은성이가 간다고 하면 가야죠.” 피식 웃음이 났다. 하나뿐인 자식이고 한성그룹의 유일한 후계자가 하기에는 너무나 한심한 말이었다. 그럼에도 웃음이 났다. 젊었을 적 동식을 쫓아다녔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은성이는 간대?”“…고민중이예요.&rdq
최신 업데이트 : 2026-06-1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