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에서 더 나아가고 싶었지만 분명 오늘도 은성은 거절할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딱 키스까지만 가야했다. 그걸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욕망은 작실하게 다음단계를 떠올렸다.‘하아… 하아…’거칠어진 은성의 호흡과 흐트러진 머리, 그리고 부드러운 살결… 그녀의 몸 모든 곳에 닿고 싶었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앞섶은 어느새 터질 듯이 부풀었다.‘그만 좀 생각해. 박선우. 이러다가 은성이가 짐승같다고 싫어하면 어떻게.’생각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자신을 싫어해도 됐으나 그녀에게만큼은 미움 받고 싶지 않았다. 아주 조금도.“무슨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진지해?”거슬리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김종석이 서 있었다. 할아버지 동생의 손자로 선우와 동갑이었다. 그는 다가와 옆에 앉았다.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미소는 그저 경계심을 풀려는 수작에 불과했다. 고작 그런 수작에 넘어갈 정도로 선우가 멍청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말이다.“유학 어떻게 할까 생각중이었어.”“그래. 나는 웃었다가 진지했다가 해서 여자친구 생각하는 줄 알았어.”친한 척 은성을 입에 올리는 것에서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틈만 보이면 물어뜯는 이곳에서 그런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선우는 가볍게 웃었다.“여자친구 생각도 맞아. 같이 갈 생각이거든.”그 말에 기가막히다는 듯 종살의 눈쌀이 찌푸려졌다.“가정부 딸하고 같이 가는 걸 회장님이 허락하셨어?”“가정부?”일순간 선우의 눈초리가 서늘해졌다. 그 눈빛을 보고서야 종석은 눈치를 봤다.“아니 그냥 아무래도 신분이 많이 다르잖아.”“신분. 그렇게 보면 어머니도 신분에 안 맞는 결혼을 한건데, 그 말 어머니한테 전해줄까? 이왕이면 아저씨 앞에서.”“아,아니…”종석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의 아버지는 선희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앞에서 감히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다.뒤에서는 그래봤자 여자이고, 실패한 결혼을 한 이혼녀일뿐이라고 별별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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