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곧 산산이 부서졌다. 선우는 못볼꼴을 봤다는 듯 눈을 찌푸리더니 황급히 두 걸음 물러섰다. 그 모습이 꼭 오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사람 같았다. 그것만으로도 땅에 쳐박힌 기분이 들었것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서늘한 눈빛으로 압박했다.“그딴 더러운 치료를 받느니 죽는 게 낫죠.”“하, 너 재밌다?”해나는 당황했지만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들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선우가 코웃음을 쳤다.“재밌어요? 그럼 더 재밌게 만들어 드릴게요. 그쪽이 어떻게 노는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만드는 건 어때요?”순식간에 해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나 이내 태연한 척 말했다.“내가 어떻데 노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이번에는 선우가 거리를 좁혔고 귓가에 속삭였다.“교수, 선배, 후배 남자가 참 많던데요. 그게 재밌는 거면 사람들이 알면 더 좋은 거잖아요. 안 그래요?”“야…!”교수, 선배, 후배의 존재를 선우가 어떻게 알았을까. 더 이상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 없을 정도로 해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곧바로 거리를 벌려 그 얼굴을 보며 비웃었다.“세상 사람들 다 알고 싶은 거 아니라면 좀 조용히 삽시다. 그리고 알바 시간 좀 늦지 마요.”선우는 냉랭하게 돌아서 근처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그러나 해나는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빨리 여기를 벗어나고 싶은데 다리에 힘이 풀려 그럴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이들이 그런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게 느껴지는데도 그랬다.“한은성 얼굴이 일그러지는 꼴을 보고 싶었는데…”정작 일그러진 것은 자신의 얼굴이었다.*선우는 달리듯 건물 화장실로 들어갔다. 세정제가 나오는 버튼을 미친듯이 눌렀다. 그리고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손을 빡빡 문질렀다.“더러워…”그 빌어먹을 여자가 자신의 몸에 더러운 것을 묻혔다. 그로인해 스스로 마저도 오염된 기분이 들었다. 물로 한번 헹궈내고 나서도 그 더럽게 들러붙는 눈빛이 생각나서 두번이나 더 손을 씻어냈다. 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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