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달콤하고 잔인한 나의 세계: Chapter 41 - Chapter 50

89 Chapters

41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원래 교대해야할 시간에서 벌써 40분이 지나 있었다. 은성이 참다 못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해나 씨 아직도 도착을 안 했어요.”“아직도? 오늘 연락이 없었는데… 내가 연락해볼게. 조금 만 더 기다려줘.” 통화를 끊고 얼마지나치 않아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5분후에 도착한대.”“하아… 사장님. 사람 새로 구하시면 안돼요? 이번주에만 벌써 세번째예요.”“나도 구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아. 조금만 버텨줘. 응?” 답을 하지 않고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을 보고 욕하듯 말했다. “웃기시네. 지난번에 고등학생은 바로 잘랐으면서.” 해나가 근태가 심각함에도 잘리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사장이 그녀에게 관심이 있었다. 뭔가 있었는지, 뭔가 있길 바라는건지는 알 수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근데 나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할거 아니야.” 원래도 해나는 지각과 결근을 밥먹듯이 했다. 하지만 일주일전부터 연락도 없이 늦었다. 그것이 은성을 열받게 만들었다. 그때 문이 열리고 해나가 느릿한 발걸음으로 들어왔다. “하아!” 연락도없이 45분 이상을 늦었으면서도 뛰어들어올 생각조차 없었다. 기가 막혀하는 얼굴을 보고도 해나는 뻔뻔하게 물었다. “열 받은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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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축 늘어진 어깨에 마음이 아팠다. 저런 반응을 보이면 은성은 항상 마음이 약해졌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됐다. “그래. 네 집으로 가자.”“정말?” 순식간에 선우의 표정이 밝아졌다. “응. 정말. 계속 있겠다는 건 아니야. 물 문제 해결될때까지만 있을게.”“알았어. 얼른 가자.” 선우가 입꼬리를 들썩거리면서 어깨를 감싸 안았다. 은성은 자신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 그러나 세걸음도 지나지 않아 그런 자신을 알아차렸다. 선우를 밀어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어렸을 때는 선우가 가장 아끼는 오르골을 빼앗을 정도로 못 되먹었는데.’ 그랬던 자신이 이제 그가 아프면 같이 아프고, 그가 웃으면 따라 미소 지었다. 도희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래 오빠는 그렇다고 치고, 언니도 그때 되면 끝날 수 있어?” 정말 자신이 이 관계를 끝낼 수 있을까. ‘아니야. 끝낼 수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은성은 선우의 품을 벗어나지 않았다. * 은성은 조수석에서 앉아 창밖을 응시했다. ‘센트럴 파크 아파트’라고 쓰여진 고급스런 외향의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티가 났다. 선우가 운전을 하면서 그 아파트를 손으로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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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은성을 꼭 품에 안고 잠든 모습을 응시했다. 지쳐서 잠든 모습까지도 사랑스러웠다.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할 수 있으면 해봐요. 저도 궁금하네요. 어떻게 될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그 냉담한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칼로 살갗을 헤집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다른 여자랑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그렇게 말한거지?” 분명히 그럴 것이다.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 몸에도 닿지 못하는 그였다. 그걸 알고 있으니 그렇게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을 것이다. 그날로부터 벗어나서 트라우마가 치료가 되면 그러면 은성은 다른 여자를 경계할까? “그럴거야.”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슴을 괴롭히자 폐부 가득히 그녀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풀내음 나는 꽃향기가 그를 조금 진정시켰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은성이가 다른 남자와 엮인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다른 남자를 보면서 웃고, 손을 잡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시간을 보내는 그 모든 모습들이 어찌할 틈도 없이 떠올랐다. 상상은 금세 수위를 놓였다. 은성은 상상 속 남자와 입을 맞췄고, 사랑을 나눴다. 가슴 속 어디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작 상상일 뿐이지만 그랬다. “그럴 일은 없어.” 없어야 했다. 해가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일, 태양이 지구를 도는 일 처럼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은성이 헤어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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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이 상황이 불만스럽다는 듯 도희가 중얼거렸다. “언니랑 만남에 자기가 끼어들었으면서 왜 피해자 행세야! 흥!!”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는 자리에 계속 앉아 있었다.카페를 나선 은성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기서 붙잡히면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 선우는 그냥 놔두지 않고 기어코 앞을 막아섰다. “왜 전화 안받냐고 묻잖아.” 그는 화가 났는데도 이를 누르고 있었다. 떨리는 속눈썹은 서러움을 담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서러워? 화 낼 사람은 나야.’ 그 말이 올라왔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 참았다. “이따가 집에 가서 이야기 해.”“지금 차 타고 같이 가. 옆 골목에 세워놨어.” 은성이 그냥 지나치려 하자 선우는 소매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처음에는 빼내려고 했지만 그게 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선우를 따라서 옆골목으로 갔다. 두 사람이 차에 올랐지만 그는 바로 차를 출발시키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버티다 못해 은성이 입을 열었다. “…안가?”“가…” 단 한글자를 말하는 것인데 목소리가 떨렸다. 은성의 마음이 무거웠졌다. 그걸 부정하려는 듯 그녀는 창밖만 하염없이 응시했다. * 집에 도착한 선우는 힘없이 소파에 앉았다. 은성도 그 옆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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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 은성은 답하지 않았다. 아니 무어라 답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를 좋아하는 것이 맞을까? 좋아한다면 그를 미워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가 미웠다. 미움과 상처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이 감정을, 끝내려고 시작한 마음을 과연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선우를 응시했다. 그 순간 그가 상처 받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내가 너를 찔렀구나.’ 아주 날카로운 칼로 네 가슴을 베어냈구나. 그것이 고스란히 전해져 같이 아팠다. 그래서 뒤늦게라도 그렇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때로는 거짓말이도 필요할 때가 있었다. 어차피 그도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않는다. 이 관계는 거짓 위에 세워졌다. 그러니 자신이 거짓을 더한다고 문제는 없으리라. 그렇게 입술을 열었지만 답을 할 수는 없었다. “흡…!” 선우가 입술을 삼켜버렸다. 숨쉴 틈도 없이 깊게 파고들었다. 한번도 본적없는 맹렬한 기세는 은성을 겁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것은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 ‘네가 뭔데 나를 이렇게 대해?’ 그를 확 밀쳐내고 뺨을 때렸다. 짝! 얼굴이 돌아갈만큼 강한 힘이 얼굴을 가격했다. “박선우, 지금 뭐하는 거야?”“…미안해.” 이딴식으로 굴거면 지금 당장이라도 헤어지자고 그런 말을 하려했다. 그런데 선우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그제야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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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몸을 반으로 가르는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고 이를 악 물었다. 선우는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 힘을 조절하면서 꽉 다문 이를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갔다. 부드럽게 휘감는 혀놀림에 은성의 긴장이 조금씩 풀어져갔다. 그럴때마다 그는 조금씩 더 깊게 들어갔다. 충분히 들어갔을 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읏….! 흐읍…!” 몸을 저릿하게 만드는 감각에 머리가 멍해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흩어져가는 정신을 잡아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선우가 다정하게 머리카락을 올려주면서 말했다. “여기서는 소리 내도 돼.”“안돼…!”“듣고 싶어.” 선우의 애교 섞인 말에도 은성은 들어주지 않겠다는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러자 선우는 목에 입술을 가져갔다. 유독 그녀는 목을 만질 때 간지럼을 잘 탔다. 입술로 지분거릴 때면 아래가 더 빨리 젖어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참고 있는 소리가 결국 터져 나왔다. “하앗! 흐윽!” 만족스러운 미소가 그의 입가에 스쳐갔다. * 묵직한 무게감에 눈을 떴다. 언제나처럼 선우가 꽉 껴안고 있었다. 잠깐 잠이 들은 모양이다. 주변이 캄캄했다. 분명 시작할 때는 환하게 해가 떠있었다. 몇시간 전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소파에서 한번, 식탁에서 한번, 그리고 침대에서 또 한번 관계를 가졌다. 두번째부터는 거의 이성없는 짐승처럼 서로의 몸만 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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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밖에서는 붙어다니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질문에 유 실장은 멈칫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선희가 헛웃음을 지었다. “완전히 마음 연건 아니네. 하아….” 선희의 한숨이 깊었다. 그제야 왜 그녀의 얼굴이 탐탁치 않았는지 알거 같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보고해야할 이 있었지만 어두워진 표정을 보니 보고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를 그녀는 기가 막히게 알아차렸다. “또 뭐야.”“그게 저… 서해나가 나타났습니다.” 순식간에 선희의 표정이 싸늘해졌다.“그쪽에서 접근한 거야?” 평소 부드러운 모습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거대 기업의 수장의 냉정함이 떠올랐다. 유 실장이 몸을 뻣뻣하게 굳힌채 서둘러 설명했다.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은성이가 일하는 편의점에서 서해나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도련님이 은성 씨 일을 할 때 근처에 있었고 그래서 눈에 들어온 거 같습니다. 도련님 신분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촉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선희의 입에서 얕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완전히 안도할 수 없었다. “어떤 접촉이 있었는데?”“정확히는 알기 어렵지만 보기는 상황으로 봤을 때는 이성적으로 접근했던 거 같습니다.” 유 실장이 사진이 띄워진 태블릿을 건넸다. 선우와 해나가 차 앞에서 있는 모습인데 한눈에도 해나가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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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침대 헤드에 기대 은성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새벽 한시가 넘은 시간이다. 잠들어야 할 시간이지만 자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바라보고 싶다. 밝은 곳에서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혹여 그녀가 잠이 깰까봐 스탠드도 켜지 않았다. 달빛에 비춰 바라봤다. “예쁘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시원한 눈매가 눈을 감고 있음에도 예뻤다. 아니, 가슴이 아릿해질 정도로 아름답다. 천천히 다가가 살포시 이마에 입을 맞췄다. 달았다. 너무 달아서 삼켜버리고 싶을 만큼. 하지만 그러면 은성을 깨울 것이다. 아래가 부풀어가는 것을 꾹 참고 몸을 붙였다. 보드라운 살결을 느끼면서 풀냄새 나는 꽃내음을 들이마셨다. 은성이 자신의 품에 있었다. 그것이 충족감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은성아. 나… 좋아해 ?”“….” 그 질문에 아무말 하지 못하던 은성이 떠올랐다. 더없이 혼란스러운 눈빛도. 사실 사랑하냐고 묻고 싶었다. 사랑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면서 물어볼 염치가 없었을 뿐이다. 그런데 좋아하냐는 말에도 그녀가 답을 하지 못할 줄은 몰랐다. 마음이 멀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가까이 있을 때도 늘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멀어진 함께 있는 것이 더없이 간절해졌다.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은성이 어디로 가버릴 거 같았다. 가출했던 그날과 같은 일이 벌어질까봐 마음을 졸였다. 그녀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가 없다. 아니 상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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