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을 꼭 품에 안고 잠든 모습을 응시했다. 지쳐서 잠든 모습까지도 사랑스러웠다.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할 수 있으면 해봐요. 저도 궁금하네요. 어떻게 될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그 냉담한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칼로 살갗을 헤집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다른 여자랑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그렇게 말한거지?” 분명히 그럴 것이다.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 몸에도 닿지 못하는 그였다. 그걸 알고 있으니 그렇게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을 것이다. 그날로부터 벗어나서 트라우마가 치료가 되면 그러면 은성은 다른 여자를 경계할까? “그럴거야.”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슴을 괴롭히자 폐부 가득히 그녀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풀내음 나는 꽃향기가 그를 조금 진정시켰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은성이가 다른 남자와 엮인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다른 남자를 보면서 웃고, 손을 잡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시간을 보내는 그 모든 모습들이 어찌할 틈도 없이 떠올랐다. 상상은 금세 수위를 놓였다. 은성은 상상 속 남자와 입을 맞췄고, 사랑을 나눴다. 가슴 속 어디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작 상상일 뿐이지만 그랬다. “그럴 일은 없어.” 없어야 했다. 해가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일, 태양이 지구를 도는 일 처럼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은성이 헤어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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