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아." 선우의 부름에도 은성의 발걸음은 더 빨라졌다. 결국 다급해진 그는 그 앞을 막아섰다. 그녀가 눈을 치켜떴다. "사람들 앞에서 망신준걸로는 성이 안차?""망,망신 주려고 그런거 아니야.""내가 가라고 했잖아. 내가 왜 바람을 핀거 아니냐는 그딴 말을 들어야해. 바람을 핀건 너잖아!" 결국 폭발해 버리고 말았다.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선우에게 화가 났다. 처음에 그를 보고 당황했다. 우습게도 바람을 피다 걸린 거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바람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다. 선우와는 이미 헤어졌다. 그녀와 사귈 때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둔건 도리어 그였다. 민재와 선약이었고 은성이 그에게 미안해야할 이유는 조금도 없었다. 그래서 가라고 했다. 그런데 그는 시위하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고 결국 그녀는 버티지 못하고 나왔다. 더 화가 나는 건 이 모든 일의 원흉이 피해자처럼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람 핀거 아니야...""그럼 뭔데? 다른 여자를 노트 다 채울 정도로 그리는 게, 다른 사람 눈을 피해서 그 여자를 보는 게. 바람을 피는 게 아니면 뭐야? 아, 육체적 관계는 없었다, 그래서 떳떳하다 이거야?" 선우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마구 저었다. "내,내가 잘못한 거 맞아. 그러니까 화내지 마. 다 내가 잘못했어.""그래. 다 네가 잘못했어. 봤겠지만 나 남자도 생겼어. 그러니까 너한테 기회 못 줘. 우리 이걸로 끝내자." 그 말을 끝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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