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Kabanata 141 - Kabanata 150

257 Kabanata

141장

“대체 언제까지 서재에서 잘 거예요, 여보?”서영이 물었다. 준현이 서재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도 그녀는 멈추지 않고 그의 뒤를 따라갔다.벌써 세 달째였다.준현이 하랑이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두 사람은 3개월째 각방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서영은 마치 한 번도 그의 아내였던 적이 없는 사람처럼 외면당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삼켜야 했다.“언제까지?”준현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두 팔은 가슴 앞에서 교차되어 있었고, 시선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영원히.”서영은 힘겹게 침을 삼켰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아직도 내가 지난 5년 동안 거짓말한 것 때문에 화난 거예요?”그녀의 목소리가 떨렸고,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턱이 단단하게 굳어 있었기에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내가 어떻게 해야 용서해 줄 건가요?”서영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었다. 간절한 애원이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났다.“미안해… 제발…”준현의 눈매가 날카롭게 좁아졌다.“이혼.”단 한마디가 서영의 가슴을 무자비하게 후려쳤다.“이혼하는 것만이 내가 너를 용서할 수 있는 방법이야. 대신 네 치부를 우리 가족에게 절대 알리지는 않을게. 특히 대중에게도.”준현이 무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여보…”서영이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나 당신이랑 이혼하기 싫어요. 우리한테 아이도 있잖아요. 그 아이까지 부모가 갈라선 가정의 아이로 만들지 마.”준현이 비웃듯 미소를 지으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이미 그런 아이 아닌가?”“소율이.”서영이 힘주어 말했다.“하랑이가 아니라, 소율이는 나랑 당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예요. 친딸이라고. 당신의 피가 흐르는 아이.”“그래.”준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 아이 역시 텅 빈 집에서 자라는 아이일 뿐이야.”준현의 시선이 서영을 날카롭게 찔렀다.“엄마는 있지만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잖아. 네가 직접 아이를 돌본 게 몇 번이나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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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장

“그래… 아내가 임신한 아이가 자신 친형의 아이라고 해도.”준현은 여전히 침착했고, 목소리는 거의 차갑게 느껴질 정도였다.“남들 눈에는 여전히 수현의 아이로 보일 테니까."그 말은 망설임도, 공감도 없이 그대로 떨어졌다. 자신의 말이 지아의 마음을 얼마나 깊게, 서서히 도려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처럼.“아주버님은 수현 오빠의 내연녀도 임신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지아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녀는 무릎 위에 놓인 가방을 두 손으로 세게 움켜쥐었다. 그것만이 자신이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유일한 버팀목인 것처럼, 시선은 정면에 고정한 채 감히 준현을 바라보지 못했다.준현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었다.“흠. 내가 모르는 게 뭐가 있겠어?”그가 무덤덤하게 말했다.“네 뱃속에 있는 아이에 관한 것만 빼고. 한 명인지 두 명인지, 아들인지 딸인지.”준현이 지아를 흘끗 바라보았다. 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만으로도 많은 것이 드러나고 있었다.상처받은 마음. 아픔. 실망.그 모든 감정이 한데 뒤섞여 가슴을 짓누르며 숨이 막힐 정도였다.그렇다면 이게 이유였던 걸까?수현이 자신에게 낙태를 종용했던 이유. 자신의 내연녀도 임신했기 때문이었던 걸까.“몇 주인데요?”지아가 다시 물었다.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그 여자 임신 말이에요.”준현은 룸미러를 통해 지아를 바라보았다.“자세한 건 몰라. 그 여자가 임신했다는 것만 알아.”그가 얼버무리듯 대답했다.“아…”지아가 씁쓸하게 대답했다.눈물이 속절없이 흘러내려 뺨을 적셨다. 그녀는 소리 내 울지도 못한 채 조용히 눈물을 흘렸고,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자신의 입장이 완전히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신 역시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으니까.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까지 무뎌지는 것은 아니었다. 수현이 다른 여자에게 아이를 갖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이 아파할 자격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임신은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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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장

회의가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민재가 방 한쪽 벽을 가득 채운 프로젝터 화면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띄워가며 설명하고 있는 와중에도 준현은 단 한순간도 지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차분했다. 마치 이 방 안에 오직 두 사람만 존재하는 것처럼, 자신과 지아만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시선이었다.줄곧 발표에 집중하며 듣고 있던 지아가 무심코 고개를 돌린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준현은 곧바로 한쪽 눈을 찡긋하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일부러 그녀를 놀렸다.지아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 그리고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두의 시선은 앞쪽에 있는 민재를 향해 있었고, 누구도 두 사람을 보고 있지 않았다.지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이미 심장은 정신없이 뛰고 있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속으로 중얼거린 지아는 펜을 필요 이상으로 세게 움켜쥐었다.지아는 고개를 숙이고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척했다. 볼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준현이 저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니 도무지 발표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로 그 순간, 머릿속은 오히려 한결 가벼워졌다. 잠시나마 지아는 수현 내연녀의 임신에 관한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 그 여자가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생각까지도.모든 것이 아주 멀리 있는 일처럼 느껴졌다.지금 지아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임신뿐이었다.그리고 안정감.준현 때문에 찾아오는 안정감이었다.드르륵.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준현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화면에 서영의 이름이 떠올랐다. 준현은 잠깐 흘끗 바라보기만 했을 뿐, 그대로 벨이 울리다 끊어지도록 내버려 두었다.한 번이 아니었다.두 번.세 번.그 뒤에는 명희의 이름이 화면에 나타났다.역시 받지 않았다.회의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만은 아니었다. 준현은 애초에 그 전화들을 받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앞에서는 민재의 목소리가 또렷하고 전문적으로 들려왔다.“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매출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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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장

“전부 네 때문이야!” 서영은 두 손을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세게 움켜쥔 채, 광기 어린 눈빛으로 도희를 손가락질했다.“소율이가 죽은 건 당신 때문이야. 당신의 부주의 때문이라고!”그녀의 목소리가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저택의 거실 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도희는 흠칫 놀랐다. 숨이 턱 막히고 눈가가 눈물로 젖어 들었다. 그녀는 거의 패닉에 빠진 사람처럼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사모님. 저는…”“거짓말하지 마!”서영이 날카롭게 말을 끊으며 목소리를 높였다.“네가 소율이 보모잖아. 소율이를 돌보는 게 네 일이었어. 네가 제대로 했더라면 내 딸은 아직 살아 있었을 거야!”명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지만, 목소리만큼은 애써 침착하게 가라앉히려 했다.“서영아, 그만하거라.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야. 오늘 당장 소율이 장례를 치러야 하잖아.”도희는 고개를 더욱 깊이 숙였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오고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자신이 한 적도 없는 일에 대한 비난이 그녀를 가차 없이 짓눌렀다.그러자 다른 동료 몇 명이 도희에게 다가왔다. 그중 한 사람이 도희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쓸어주며, 자신들이 곁에 있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녀를 지켜주겠다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하지만 두려움은 여전히 도희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씨 일가는 저택을 떠날 준비를 했다.모두 검은 옷을 차려입은 채 침통한 얼굴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한 대씩 차량이 넓은 저택의 마당을 빠져나가 서울의 상류층 전용 묘지로 향했다. 그곳에서 소율과 마지막 작별을 나눌 예정이었다.……장례 행렬이 묘지에 도착하자 흐린 하늘이 낮게 드리워져 있었다. 공기는 차갑게 느껴졌고, 마치 어린 소율의 안타까운 죽음을 함께 슬퍼하는 듯했다.바람에 실려 오는 기척과 낮게 속삭이는 기도 사이로 조문객들의 발걸음 소리가 조용히 들려왔다.한가운데에는 작은 관이 놓여 있었다. 새하얗고 고요한 관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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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장

“어떻게 내 손녀가 죽을 수가 있지?”종범의 목소리는 무겁고 강한 압박감이 실려 있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냐? 가정부나 보모의 부주의로 벌어진 일이라면 그냥 경찰에 신고하면 될 것 아니냐.”서영은 고개를 들어 중앙 좌석 오른쪽에 앉아 있는 아버지를 바라봤다. 차는 평온하게 달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가슴속은 그와 정반대로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경찰에까지 신고할 필요는 없어요, 아빠.”서영이 서둘러 대답했다. 목소리에는 조금 날카로운 기색까지 묻어났다.“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순전히 그 보모 탓이라는 것만 집안 사람들이 알면 돼요. 그 여자가 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어요.”종범이 작게 코웃음을 쳤다.“너는 너무 물러. 잘못을 저질렀으면, 더구나 사람 목숨까지 앗아갔다면 당연히 감옥에 보내야지. 괜히 착한 척하지 마라.”“아니요!”서영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이 사과하고 해고되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그 정도면 이미 충분해요.”종범이 몸을 돌려 딸을 한동안 바라봤다.“네가 한 가지를 잊고 있구나.”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아졌지만 오히려 더욱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이제 네게 남은 아이는 하랑이뿐이야. 그리고 준현이는 이미 하랑이 네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서영의 목이 바싹 말라붙었다. 그녀는 힘겹게 침을 삼키며 허벅지 위에서 두 손가락을 서로 꼭 맞잡았다.“네가 이 일을 법적인 문제로 가져가고 싶지 않다면…”종범이 차갑게 말을 이었다.“그럼 내가 직접 신고하마.”“안 돼요, 아빠.”서영이 다급하게 반박하며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아무튼 신고하지 마세요. 아빠는 끼어들지 마세요.”종범의 눈썹이 올라갔고, 날카롭게 가늘어진 눈이 딸을 꿰뚫어 봤다.“아니면… 나한테 뭐 숨기는 거라도 있니?”낮고 캐묻는 듯한 목소리였다.“이게 보모의 부주의가 아니라 네 자신의 부주의였던 건 아니고?”“아니에요!”서영이 즉시 말을 잘랐다. 숨이 조금 가빠졌다.“저는 일 때문에 바빴어요. 소율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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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장

다음 날 아침, 저택에는 여전히 짙은 슬픔의 기운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평소라면 활기가 넘쳐야 할 식탁은 낯설게 느껴질 만큼 고요하고 차가웠으며, 곳곳에는 빈 의자까지 남아 있었다. 웃음소리도, 가벼운 대화도 없었다. 심지어 숟가락이 접시에 부딪히는 작은 소리조차 유난히 크게 들릴 정도였다.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명희와 도현, 지호, 수현뿐이었다. 나머지 가족들은 각자의 방에 틀어박힌 채 함께 식탁에 앉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었다. 슬픔이 오히려 서로 사이에 놓인 거리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듯했다.“어떻게 된 거예요?”마침내 수현이 침묵을 깨고 물었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어제부터 꾹 눌러두었던 궁금증이 분명하게 묻어났다.“소율이가 왜 죽은 거예요?”명희는 식사를 하던 손을 멈췄다.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인 뒤에야 입을 열었다.“소율이가 우유에 사레를 들렸어.”무거운 목소리였다.“어제 우유병 받침대를 사용해서 우유를 마셨는데, 아무도 지켜보고 있지 않았어. 재빨리 도와준 사람도 없었고.”수현이 곧바로 허리를 세웠다.“그렇게 어린아이가 혼자 우유를 마시게 내버려뒀다고? 그것도 받침대까지 사용해서?”턱이 단단하게 굳었다.“이건 명백한 과실이잖아요. 보모예요?”“누구겠어?”명희가 거의 아무런 감정도 없는 얼굴로 차분하게 대답했다.“소율이를 돌볼 책임이 있었던 건 그 보모잖아. 이제는 은선이랑 경희도 각자 맡은 일이 있잖니. 예전과는 달라.”지호도 말을 보탰다.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확신에 차 있었다.“그리고 공교롭게도 형님이 가장 먼저 소율이 방에 들어갔어요. 그런 상태의 소율이를 발견한 것도 형님이었고.”지호는 말을 잇기 전에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래도 형님은 소율이를 병원으로 바로 데려갔어요. 당황스럽고 놀란 와중에도 혹시나 기적이 일어날까 기대하면서요."그녀는 자신의 배를 천천히 쓰다듬었다.“하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소율이를 더 사랑하셨던 거겠죠.”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저에게도 이번 일은 교훈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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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장

“죄송해요, 사모님.” 도희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녀는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깊이 숙이고 있었다.꽉 맞잡은 두 손등 위로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져 내렸다.“제가 정말 태만했다고 생각하신다면 해고당해도 괜찮아요. 급여도 지급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도희가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눈은 퉁퉁 부어 붉게 충혈되어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깊은 절망이 서려 있었다.“하지만 제발, 제가 소율 아가씨 죽음의 원인이라고는 하지 말아 주세요.”도희가 말을 더듬듯 힘겹게 이어 갔다.“정의를 원해요. 부탁드려요.”그녀의 뒤에는 몇몇 가정부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모두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 있었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였으며 누군가는 감정을 억누르려는 듯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그들은 도희가 아무렇게나 고용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작 두 달 동안 일했지만, 그동안 소율을 가장 정성껏 돌본 사람이 바로 도희였다.소파에 앉아 있던 서영이 날카롭게 코웃음을 쳤다.“정의?”서영이 차갑게 되물으며 증오로 가득 찬 눈을 가늘게 떴다.“내 딸은 네가 돌보고 있을 때 죽었어. 그런데도 감히 정의를 입에 올려?”“그때는 제가 소율 아가씨를 돌보고 있지 않았어요, 사모님.”도희가 거의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조용히 대답했다.“저는 이미 아가씨를…”“그만!”서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사실을 뒤집으려고 하지 마. 네가 그 아이의 보모잖아. 내 아이에 대한 책임은 네게 있었어!”명희가 굳은 얼굴로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서영아!”“어머니, 저 여자를 감싸지 마세요!”서영이 날카롭게 말을 잘랐다.“저 여자만 아니었으면 내 딸은 아직 살아 있었어요!”도희는 눈물을 더욱 쏟아 내며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저는 근무 중에 소율 아가씨를 혼자 내버려둔 적이 없어요, 사모님. 우유병 받침대를 사용한 적도 없고요. 그건… 그건 제가 아기를 돌보는 방식이 아니에요.”도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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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장

“하랑아.” 지아가 하랑의 방문을 천천히 열고 들어오며 진심으로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숙모!”하랑의 눈이 곧바로 반짝였다. 지아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입가에 환한 미소가 활짝 피어났다.“안녕, 우리 예쁜이.”지아가 다가가 아이의 머리 꼭대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숙모가 없는 동안 뭐 하고 있었어? 미안해. 숙모가 잠깐 너를 두고 갔네. 숙모는 방에 좀 다녀왔어.”“괜찮아요, 숙모.”하랑이 가볍게 대답했다. 얼굴에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지아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평소보다 오래 작은 아이의 얼굴을 바라봤다.“아까 아빠가 여기 왔었어, 우리 예쁜이?”하랑이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안 왔어. 하랑이는 아까부터 계속 혼자 여기 있었어.”“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아빠가 여기 안 왔어?”지아가 다시 확인하듯 물었다.하랑은 또다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안 왔어. 그런데 왜?”“아… 아니야. 숙모는 아빠가 여기 온 줄 알았어.”지아가 희미하게 한숨을 내쉬며 실망한 기색을 감췄다. 준현이 자신의 말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자신이 대체 누구라고 준현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기를 기대했던 걸까.“아마 아빠가 바쁜가 봐. 처리해야 할 일이 많잖아. 그리고 아빠도 동생을 잃어서 지금 많이 슬플 거야. 거기에 도희 이모 일도 있고.”지아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도희 이모가 왜?”하랑은 고개를 갸웃했다. 순진한 얼굴에는 궁금증이 가득했다.“도희 이모는 오늘 집에 돌아가려고 해.”지아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네 동생이 이제 없으니까… 이모는 더 이상 여기서 일하지 않게 됐대.”하랑이 이마를 찌푸렸다.“그런데 하랑이는 아직 있잖아. 엄마가 도희 이모는 아기랑 하랑이을 돌본다고 했는데. 아기가 없다고 왜 집에 가?”지아는 잠시 말이 없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숙모도 정확히는 몰라. 아마 하랑이가 이제 많이 컸고 혼자서도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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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장

“여보…!” 서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날카롭게 치켜뜬 시선이 준현을 정면으로 꿰뚫었다.“여보, 정말 너무 잔인해! 어떻게 나한테 내 친딸을 죽였다고 할 수 있어요?”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애써 단호한 어조를 유지하려 했다.“나 엄마야, 여보. 자기 피붙이를 죽이고 싶어 하는 엄마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거친 숨이 가쁘게 새어 나왔다.“나 아직도 슬퍼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당신은… 당신은 오히려 나를 소율이를 죽인 살인자라고 몰아세우잖아요. 내 친딸을!”서영이 검지를 들어 자신의 가슴을 과장되게 짚었다.준현은 차가운 비웃음이 섞인 미소로 대답할 뿐이었다.“네가 더 잔인하지.”준현이 낮게 말했다.“아무렇지도 않게 도희 씨부터 범인으로 몰았잖아. 소율이의 숨이 멎었을 때 도희 씨는 그 아이 곁에 있지도 않았는데.”“그건 저 여자가 보모니까!”서영이 재빨리 받아쳤다.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당신이 직접 하랑이랑 소율이를 돌보라고 고용했잖아요. 그렇다면 책임도 저 여자에게 있는 거라고. 소율이 곁에 있어야 했던 사람은 저 여자였다고요!”“아…”준현이 짧게 대꾸했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도희를 바라봤다.“소율이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 도희 씨가 그 아이 곁에 있었습니까?”도희는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아니요, 도련님. 저는 그곳에 없었어요.”“그럼 누가 있었지?”준현이 차분하게 물었다. 너무나 차분한 목소리였다.도희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 천천히 고개를 들자,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서영이 보였다. 말 한마디 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에는 분명한 위협이 담겨 있었다.그녀의 몸이 떨렸다. 입술도 파르르 떨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영이었죠?”준현이 굳이 대답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네가 도희 씨에게서 소율이를 데려갔어. 네가 그 아이를 침대에서 재웠고.”준현의 시선이 완전히 서영에게 향했다.“네가 소율이에게 젖병 받침대를 사용해서 우유를 먹였잖아. 그럼 당연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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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장

“왜 하랑이 엄마는 나쁜 사람이야, 숙모?” 그날 밤, 하랑이 지아의 품 안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작은 몸은 덜덜 떨리고 있었고, 숨은 가쁘게 헐떡이고 있었다.“왜 엄마는 아기를 안 돌봤어?”지아는 하랑을 더욱 꼭 끌어안았다. 하랑 또래의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그 순진한 질문을 듣자, 그녀의 마음 역시 아파왔다.“엄마가 나쁜 사람인 건 아니야, 하랑아.”지아가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는 생각할 게 많았어. 일하면서 아기까지 돌봐야 해서 너무 지쳤던 거야. 그래서 잠이 들었고, 아기가 우유를 마시다가 숨이 막힌 줄도 몰랐던 거고.”하랑은 조용히 흐느꼈다.“아기가 누워서 우유를 마시고 있었어.”지아는 서영을 몰아세우지 않으려 노력하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고는 품을 조금 느슨하게 풀어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그러니까 이제 하랑이도 조금만 울음을 그치자, 응? 숙모가 밥 먹여줄게.”“배 안 고파, 숙모.”하랑이 작은 목소리로 칭얼거렸다.“하랑이는 밥 먹을 생각이 없어.”“조금만 먹어도 괜찮아.”지아가 참을성 있게 달랬다.“중요한 건 배를 비워두지 않는 거야. 하랑이가 아프면 숙모가 슬플 거야.”한동안 긴 침묵이 흘렀다. 하랑은 고개를 숙인 채 무언가 생각하는 듯했고, 이따금 지아의 손에 들린 숟가락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러다 마침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지아는 안도한 듯 미소 지었다. 그리고 하랑이 음식을 제대로 씹는지 확인하면서 천천히 밥을 먹여주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미처 알지 못했지만, 반쯤 닫힌 방문 뒤에는 준현이 아까부터 서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듣고 있었다. 하랑의 흐느낌 하나하나와 지아의 설명 하나하나, 그리고 아이를 부드럽게 달래며 먹이려는 그녀의 말 하나하나까지 전부.몇 번이고 반복해서, 지아는 그녀의 행동 하나만으로도 준현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부드럽고 진실하며 세심한 그 모든 것이 꾸며낸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녀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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