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 준현이 화장실 문 앞에서 그녀를 불렀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여전히 단호했다.“안에 있어?”그가 가볍게 문을 두드리며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준현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는 곧바로 욕실 문을 밀어 열었으나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어디 간 거지?”그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그의 발걸음이 지아의 업무용 책상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휴대전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화면은 꺼진 상태였다. 정작 그 주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준현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벌써 점심시간인데.”철컥.그때 방의 문이 열렸다.준현이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들어온 사람이 지아이기를 바랐지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점심이 든 종이가방을 들고 있는 민재였다.“식사 왔습니다, 대표님.”민재가 보고하며 음식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가지런히 정리했다.“지아 봤나?”준현이 돌려 말하지 않고 물었다.“손 비서 말씀이십니까?”민재 되물었다.“아니요, 대표님. 다만 아까 로비에서 우연히 같이 있었어요. 그 뒤에는 각자 헤어졌고요.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준현이 짧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1인용 소파에 몸을 털썩 기대앉았다. 턱이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찾아.”그가 차갑게 명령했다.“팬트리든 로비든, 어디든 찾아봐.”“네, 대표님.”민재 공손하게 고개를 숙인 뒤 방을 나섰다.한편, 시윤은 지아를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곳으로, 평범한 점심 식사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우아한 공간이었다.“어서 드세요, 지아 씨.”시윤이 태연하게 말했다. 목소리는 따뜻했지만 절제되어 있었다.지아가 눈앞에 차려진 음식을 바라봤다. 임신 초기인 그녀에게 음식에서 풍겨오는 향은 정말로 식욕을 자극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지아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대답했다.“그런데 그전에… 대체 무슨 일로 저와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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