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서영의 방은 더 이상 방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산산조각이 난 꽃병과 바닥에 내던져진 액자, 옆으로 쓰러진 화장대까지, 그녀의 분노는 조금도 남김없이 방 안 곳곳으로 쏟아져 나와 모든 것을 어지럽혀 놓았다.아침부터 서영은 방 안에 갇혀 있었다. 종범이 의도적으로 그녀를 방 안에 가두어 둔 것이었다. 그는 서영이 또다시 소란을 일으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물며 준현과 지아의 결혼식이 열리는 날이라면 더욱더 그랬다.불과 어제만 해도 서영은 하마터면 철창 신세를 질 뻔했다. 종범은 자신의 딸이 다시는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는 것을 용납할 생각이 없었다. 그것은 단순히 서영을 보호하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지금껏 필사적으로 지켜 온 가문의 명성과 재산을 더 이상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했다."아빠가 싫어요!"서영이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정말 싫다고!"그녀는 다시 집어 던질 만한 물건을 찾아 손을 뻗었다.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한 좌절감을 조금이라도 쏟아 내기라도 하려는 듯, 눈에 들어오는 물건마다 닥치는 대로 손을 뻗어 거칠게 내던졌다.덜컥.그때 방문이 열렸다. 종범이 차분하고 거의 소리조차 나지 않는 발걸음으로 방 안에 들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냉담함과 위엄이 서려 있었으며, 두 손을 등 뒤로 맞잡은 모습에서는 언제나 모든 상황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두는 데 익숙한 남자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아빠는 너무 잔인해요!"서영이 이를 날카롭게 악물며 쏘아붙였다."아빠는 나를 다시 준현 씨에게 돌려보내지도 못했어요. 그리고 약속을 어겼어요. 게다가…"말을 이어 가던 그녀는 점차 가빠지는 숨을 몰아쉬었다. 두 눈은 어느새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억누르기 어려운 분노와 원망이 가득 차올랐다."오히려 그 결혼식이 아무런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내버려 뒀잖아요!""경솔하게 굴지 마라, 서영아."종범이 무미건조하게 대꾸했다.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상대를 짓누르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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