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에게 떠밀린 은희의 몸이 조금 흔들렸다. 눈물로 젖은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자 마음이 무거워졌다.잠깐 잊고 있었다. 맑음에게 엄마는 어디까지나 영은이었다. 아이가 엄마에게 느끼는 감정을 억지로 없앨 수는 없었다.맑음은 오랫동안 영은에게 의지해 왔다. 영은 역시 딸 앞에서는 늘 다정하고, 잘못하면 스스로 인정하는 좋은 엄마처럼 행동해 왔다.“맑음아, 엄마 보고 싶은 마음 알아.” 은희는 다시 다가가며 아주 부드럽게 말했다.“싫어! 듣기 싫어!” 맑음은 또 소리를 지르며 은희를 밀었다. 흥분으로 몸이 떨리면서 상처까지 당겨 아파했지만 멈추지 않았다.그만큼 맑음은 은희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었다.병실 안의 소리를 듣고 들어온 남우는 맑음이 은희를 밀어내는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곧 침대 옆으로 가 차분히 말했다.“맑음아, 이번에 은희 이모가 피를 나눠 주지 않았으면 네가 정말 위험했을 수도 있어.”맑음은 잠깐 멈칫했다. 입술을 깨물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 이모.”맑음은 은혜를 모르는 아이는 아니었다. 은희의 수혈 덕분에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안 이상 감사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감사와 엄마에 대한 마음은 맑음에게 전혀 다른 문제였다.곧 맑음의 눈에 다시 서운함과 적대감이 차올랐다. 아이는 은희를 향해 소리쳤다.“그래도 난 이모가 싫어! 이모 때문이 아니었으면 엄마 안 사라졌어. 우리 엄마는 누가 함정에 빠뜨린 거야!”은희는 깊은 무력감을 느꼈지만 조용히 설명했다.“맑음아, 이모도 네 엄마를 찾고 싶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확인하고 싶고. 하지만 엄마 일은 이모 혼자 결정한 게 아니야. 실제로 확인된 일들이 많아...”“거짓말!” 맑음은 은희의 말을 끊으며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나한테 좋은 엄마야. 나쁜 사람이 아니야!”남우는 침대 곁에 앉아 맑음을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달랬다.“맑음아, 어른들 사이 일은 복잡해. 네가 본 모습만으로 전부 알 수 없는 일도 있어. 그래도 은희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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