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맑음이 병원으로 왔다. 기침 때문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온몸에는 넓게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어 보기에도 안쓰러웠다.효찬은 곧바로 맑음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했다.검사를 진행하는 내내 효찬은 미간을 풀지 못했다.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증상만 보면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했다. 하지만 최근 먹은 음식이나 생활환경을 확인해도 뚜렷한 알레르기 유발 요인이 나오지 않았다. 효찬은 누군가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 가능성까지 떠올렸고, 가장 먼저 영은을 의심했다.검사 결과를 아무리 살펴봐도 그 의심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결국 지금 단계에서는 다 효찬의 추측이 전부였다. 다만 이상하게도 남우가 영은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할 때마다 맑음이 아프거나 사고가 생기곤 했다.한두 번이면 우연으로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같은 흐름이 반복된다면 일부러 만들어 냈을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려웠다.그래도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남우에게 함부로 그런 말을 꺼낼 생각은 없었다.그 뒤 열흘 동안 은희는 남우를 세심하게 돌봤다.아침이면 따뜻한 죽을 준비해 한 숟가락씩 천천히 먹여 줬다.낮에는 정해진 시간에 약과 드레싱을 챙기고, 남우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가끔 이야기도 나눴다.밤에는 침대 곁을 지켰다. 남우가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몸을 일으켜 상태부터 확인했다.은희가 곁을 지킨 덕분인지 남우의 몸은 눈에 띄게 회복됐고 이제는 생명이 위태로운 단계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햇빛이 병실 안으로 길게 들어오던 날, 은희는 안색이 좋아진 남우를 바라보다 이제는 사실대로 말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은희의 시간 역시 소중했다. 언제까지 남우의 병실에 붙잡혀 있을 수는 없었다.“지난 열흘 동안 내가 널 이렇게 돌본 건 널 용서해서도, 다시 사랑하게 돼서도 아니야.”은희는 말을 잠깐 멈췄다가 차분하게 이어 갔다.“네가 나 때문에 이 지경이 됐고, 그렇다고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어. 이제 생명에는 문제없다고 하니까 나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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