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새벽.“태자비 마마, 마차가 준비되었습니다.”부청사는 동경 앞에 서 있었다.목덜미를 타고 이어진 상처가 유난히 선명했다.한 달 전 간택 연회에서 깨어난 뒤, 절망 속에서 소경신이 준 금비녀로 스스로 찔러 낸 흔적이었다.상처를 바라보던 부청사는 잠시 눈을 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그 안에는 고요함만이 남아 있었다.다시 한 번 삶을 얻은 지금, 그녀는 이미 깨달았다.정절이란 그녀에게 허울뿐인 이름에 지나지 않았다.제대로 살아남아 가족 곁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했다.그녀는 살구빛 치마저고리를 집어 들어 몸에 걸쳤다.옷깃이 마침 목의 상처를 가려 주었다.다시 동경을 바라보았다.검은 머리는 단정히 틀어 올렸고, 머리에는 온윤한 흰 옥비녀 하나만 꽂혀 있었다.그 때문에 그녀의 맑고 고운 자태는 한층 더 담백하고 먼지 한 점 묻지 않은 듯 보였다.문득 동경 속의 사람은 여전히 법도를 따르고, 현숙한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그 태자비처럼 보였다.그러나 그녀 자신만은 알고 있었다.규율과 예법을 뼛속까지 새기고, 정절을 잃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먼지보다 낮게 낮추었던 부청사는 이미 전생의 차가운 진흙탕 속에서 죽었다.*초겨울이 이미 깊어졌다.찬바람이 살을 스치고, 허공에는 가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부청사는 몸에 걸친 자색 담비 털 망토를 여미고, 명미를 데리고 황후가 머무는 영안궁으로 향했다.길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치맛자락이 눈송이를 스치자, 흩어진 눈발이 따라 날렸다.매원을 지날 때, 어디선가 궁녀들의 말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들었어? 오늘 새벽도 되기 전에 태자 저하께서 직접 그 여인을 부중까지 데려다주셨대.”“쯧, 요망한 여우 같은 것. 이 한 달 동안 밤마다 태자 저하를 붙들고 있었다지 뭐야. 태자 저하께서 입단속을 명하지 않으셨다면 벌써 폐하의 귀에 들어갔을걸.”“쉿. 탓하려면 태자비를 탓해야지. 그렇게 좋은 지아비 하나 붙잡지도 못하고, 감히 영왕 전하까지 유혹하다니.”“퉤. 내가 보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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