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바다 언제 나와?"서아가 뒷자리에서 세 번째로 물었다. 창문에 코를 붙인 채였다."아저씨. 아니, 아빠한테 물어봐."말해 놓고 서지안은 귀가 조금 달았다. 먼저 그렇게 부른 건 아이였다. 식도 올리기 전에 엄마가 앞장서서 아빠라고 부르는 건 어딘가 뻔뻔한 것 같아서, 그 말이 아직 입에 붙지 않았다.운전석의 강도현이 웃었다."삼십 분. 대신 세어 보면 더 안 와."수사가 검찰로 넘어가고 사흘째였다. 그 주말에 하루를 비웠다. 성당을 한 번 봐 두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먼저 서아를 데려가자고 한 사람은 서지안이었다. 자기가 결혼할 자리를 딸이 먼저 보는 게 순서 같았다."엄마.""응.""결혼하면 나는 이름 바뀌어?"서지안이 뒤를 돌아봤다. 아이는 창밖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물었지만, 며칠을 벼른 얼굴이었다."안 바뀌어. 서아는 그냥 서아야.""그럼 아빠 성은?"서지안의 대답이 한 박자 늦었다. 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안 바꿔도 돼.""왜?""도현 아빠 성이, 원래 서아 성이랑 같아."서아가 눈을 크게 떴다."진짜?""진짜."아이는 그게 굉장한 우연이라고 생각한 얼굴로 다시 창밖을 봤다. 이름표를 새로 쓸 일도, 친구에게 설명할 일도 없다는 뜻이었다. 아이한테는 그게 다행이었다.서지안은 그 다행이 조금 서늘했다. 십 년을 그 집 사람으로 살았던 흔적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대로 남아 버린 것 같아서.신호에 걸렸을 때, 강도현의 손이 운전대를 한 번 고쳐 잡는 것이 보였다. 그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마을은 그대로였다. 낡은 방파제와 그물이 널린 시멘트 바닥, 페인트가 벗겨진 민박집 간판.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아가 바다 쪽으로 뛰어갔다."서아야, 뛰지 마!""아이고, 총각!"민박집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나왔다. 물바가지를 그대로 든 채였다. 그 눈이 방파제로 달려가는 아이에게 가서 멈췄다."…애기가 있었어?""제 딸이에요."할머니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아이를 불렀다. 그러고는
Last Updated : 2026-08-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