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버린 아내가 그룹 회장이었다: Kabanata 121 - Kabanata 130

161 Kabanata

제121화 — 답하지 않은 문자

변호인 접견 기록은 이틀 만에 왔다.지난 한 달 동안 서영애를 만난 변호사는 넷이었다. 셋은 매주 화요일에 왔고, 네 번째 사람만 두 번 왔다."넷째가 누구예요.""작년에 개업했고 형사 사건 경력이 거의 없습니다. 온 날짜가 걸립니다. 기사 나오기 이틀 전, 그리고 어제입니다."기사 이틀 전이면 학교 이름이 넘어가기 직전이었고, 어제는 서지안이 접견을 다녀온 날이었다."어제는 제가 나가고 몇 시에 들어갔어요.""…40분 뒤입니다."서영애는 어제 학예회 몇 시냐고 물었다. 그러고 40분 뒤에 사람을 만났다."안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못 봅니다. 남는 건 누가 언제 몇 분 있었는지뿐입니다.""…그거면 돼요.""회장님. 그리고 이 사람 사무실 주소를 봤습니다."법무팀장이 마지막 장을 넘겼다."윤세라 씨가 서명하러 간 곳하고 같은 건물입니다. 층만 다릅니다."서지안은 그 주소를 두 번 읽었다.우연일 수도 있었다. 강남에 변호사 사무실이 몇 개나 들어 있는 건물이었다. 그런데 순서가 걸렸다.그 변호사가 서영애를 만나고, 그 뒤에 학교 이름이 넘어갔고, 그다음에 윤세라가 같은 건물에서 서명을 했다."이 사람이 진술서 초안을 잡은 사람일까요.""…잡을 수는 있습니다. 그 정도 문서는 개업 일 년 차도 씁니다.""그런데요.""그런데 이 사람은 변론에 안 들어갑니다. 지금까지 재판 기일에 이름이 한 번도 없습니다."서지안이 고개를 들었다."…변론을 안 해요?""예. 선임계만 내고 접견만 다닙니다."서지안은 그 말을 두 번 들었다.변호인 접견은 내용이 안 남는다. 그러니 변론을 안 하는 변호인이 접견만 다닌다는 것은, 그 자리가 재판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었다.말을 옮겨 주는 자리였다."경력이 없는 사람을 고른 이유도 그거겠네요.""…예. 시키는 대로 하고, 왜냐고 안 묻고, 이름이 안 알려진 사람이 필요했을 겁니다."오후에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교장이었다."어제 저희가 보낸 가정통신문 말입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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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 아이가 둘

교문 앞에서 서아가 내리면서 물었다."엄마. 수요일에 할머니도 와?"서지안은 안전벨트를 풀어 주다가 손을 멈췄다."…갑자기 할머니는 왜 물어?""할머니가 지난주에 전화해서 물어봤어. 몇 시에 하냐고.""…뭐라고 했어?""10시 반이라고 했어. 통신문 보고 말해 줬어."아이는 잘못한 것을 말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할머니가 물어서 대답한 것이었고, 여덟 살에게 그건 예의였다."잘했어.""그럼 할머니 와?""…엄마가 알아볼게."아이가 가방을 메고 뛰어갔다.서지안은 그 뒷모습을 보면서, 착잡한 마음이었다.회사에 들어가자마자 한 실장이 사진 한 장을 내려놓았다."학교 행정실 복도 cctv입니다. 목요일 오후 2시 10분입니다."서지안은 그 사진을 받았다.화면이 흐렸다. 얼굴은 옆으로 돌아가 있었고, 코 아래가 마스크에 가려 있었다.그런데 코트를 알아봤다.밝은 회색에 허리끈이 달린 코트였다. 십 년 동안 그 코트를 입은 사람을 봤다. 집에서는 절대 안 입고, 밖에서 사람 만날 때만 꺼내 입던 옷이었다."…김 여사님이네요.""확실하십니까.""저 옷은 확실해요."한 실장이 사진을 한 장 더 내려놓았다."행정실 방문자 명부입니다. 전학 문의로 오신 분 칸입니다."서지안은 그 줄을 봤다.이름 석 자와 휴대폰 번호가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김순임』십 년 동안 명절 봉투에 그 이름을 썼다."…김 여사님이에요.""학교에서는 모릅니다. 그쪽 입장에서는 그냥 전학 문의 오신 분이라서요."맞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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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 똑같은 핀 두 개

교장은 두 가지를 해 주겠다고 했다."학예회 당일은 명부에 이름만 적는 걸로는 못 들어가게 하겠습니다. 신분증을 받겠습니다.""…감사합니다.""그리고 3반 보호자는 미리 받은 명단하고 맞춰 보겠습니다. 원래 안 하는 건데 이번만 하겠습니다.""제가 부탁드려서 하시는 걸로 남으면 안 됩니다.""…""학교 안전 점검으로 남겨 주세요. 저는 안 나오게요."수화기 너머가 잠깐 조용했다."…서아 어머니. 그렇게까지 하셔야 합니까.""제 이름이 붙으면 다른 학부모님들이 왜 그러냐고 물어요. 그러면 우리 아이 얘기가 또 나와요.""…알겠습니다. 안전 점검으로 하겠습니다."전화를 끊고 서지안은 수첩에 한 줄을 적었다.『화요일까지 명단 확인』내일이 화요일이었고, 모레가 학예회였다.아이는 어제부터 옷을 정해 놓고 있었다. 흰 티셔츠에 남색 치마. 학교에서 그렇게 입고 오라고 했다.어젯밤에 서아가 그 옷을 침대 옆에 걸어 놓고 잤다.서지안은 그것을 보고 방문을 닫았다.이 아이는 모레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채로 그 옷을 걸어 놓고 잤다.오후 3시에 아이를 데리러 갔다.교문에서 서아가 나오는데 손에 든 것이 있었다. 종이가 아니라 작은 상자였다."엄마. 이거 받았어.""…뭔데?""머리핀."아이가 상자를 열어 보였다. 분홍색 리본이 달린 핀이었다. 같은 것이 두 개였다."누가 줬어?""몰라. 교문에서 어떤 아줌마가 줬어.""…아줌마?""응. 아기 안고 있었어."서지안의 손이 멈췄다."…소이 엄마였어?""아니야."아이가 고개를 저었다."나 소이 엄마 얼굴 알아. 그 아줌마 아니야. 처음 보는 사람이야.""안고 있던 아기는 소이였어?""응. 소이 맞아. 나 봤어."서지안은 아이 손을 잡았다.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아이가 알아채지 못하게 애썼다."뭐라고 하고 줬어?""이거 두 개니까 하나는 다음에 만나면 소이 해 주라고. 그리고—"아이가 잠깐 뜸을 들였다."수요일에 소이랑 똑같이 하고 사진 찍자고 했어."서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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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 약속

학예회 전날이었다.서아는 아침에 흰 티셔츠를 입어 보고 거울 앞에서 한 바퀴 돌았다. 그러고 벗어서 다시 걸어 놓았다."내일 입을 거야. 오늘 입으면 구겨져."서지안은 그 설레보이는 뒷모습을 보고 나왔다.화요일 아침에 명단이 왔다.3반은 학생이 스물네 명이었고, 참석하겠다고 낸 보호자는 서른한 명이었다. 한 실장이 그 명단을 세 번 대조했다."김순임, 윤세라, 윤세희. 세 이름 다 없습니다.""그러면 못 들어오네요.""정문에서 신분증을 받으니까 강당까지는 못 옵니다.""…교문 밖은요.""거기는 저희가 아무것도 못 합니다."알고 있는 답이었다.강당에는 못 들어온다. 그런데 학예회는 11시 30분에 끝나고 아이들은 정문으로 나온다. 그 앞에 서 있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었다.사진 한 장을 찍는 데는 30초면 된다."실장님. 학교에 후문 있죠.""있습니다. 급식 차가 들어오는 쪽입니다.""거기로 나가면 정문 안 거치죠.""예. 그런데 서아 혼자 다른 문으로 나가면 아이가 이상하게 생각할 겁니다."서지안은 그 말을 잠깐 생각해 보았다.맞는 말이었다. 그날 하루를 넘기려고 아이를 몰래 빼돌리면, 그 아이는 자기가 왜 혼자 다른 데로 나갔는지를 오래 기억한다.그러면 이상하지 않게 만들면 됐다."실장님. 내일 후문에 차 대 주세요.""…예.""그리고 강 회장님께 부탁 하나만 전해 주세요. 학예회 끝나고 서아 데리고 밥 먹으러 가자고요. 후문에서 기다려 달라고요."한 실장이 잠깐 서지안을 봤다."…아이한테는 뭐라고 하실 겁니까.""오늘 저녁에 말해 둘게요. 학예회 잘하면 새 아빠가 후문에서 기다렸다가 맛있는 거 사 준다고요."여덟 살에게 그건 도망이 아니었다. 상이었다.오후에 강민호가 전화를 했다."…어머니한테 말해 봤어. 내일 학교 가지 마시라고."서지안은 서류를 덮었다."뭐라고 하시던가요.""어머니가 화내셨어. 애비가 제 자식 보러 갈 생각은 안 하고, 동생이 언니 보러 간다는데 그걸 왜 막느냐고. 못났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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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 세 번째 순서

수요일 아침 7시 40분에 서아가 먼저 일어났다.흰 티셔츠에 남색 치마를 입고 거울 앞에 섰다. 어젯밤에 걸어 둔 그대로였다.서지안이 머리를 빗겨 주는 동안 아이는 가만히 있지 못했다."엄마. 나 세 번째야.""알아.""세 번째면 금방 나와. 늦게 오면 못 봐.""엄마 안 늦어."아이가 거울 속으로 엄마를 봤다."새 아빠도 와?""응. 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끝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것도 진짜야?""진짜야."아이가 웃고 신발장으로 뛰어갔다.서지안은 아이 방 서랍을 열어 보았다. 리본 핀 두 개가 든 상자가 어제 넣어 둔 그대로 있었다.아이는 오늘 그것을 꺼내지 않았다. 소이 머리가 길면 그때 같이 하겠다고 넣어 둔 것이었다.서지안은 서랍을 닫았다.9시 30분에 학교 정문 앞에 강도현이 서 있었다.서아가 손을 흔들며 뛰어갔고, 강도현은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아 옷깃을 바로 잡아 주었다."예쁘네.""이거 학교에서 입고 오라고 한 거야.""그렇구나. 그래도 우리 서아가 제일 예쁜데."아이가 웃으며 교실 쪽으로 뛰어 들어갔다.정문에는 선생님 두 명과 행정실 직원이 나와 있었다. 보호자들이 줄을 서서 신분증을 냈다.직원이 명단에 이름을 짚어 가며 확인했다. 원래 안 하던 일이라 줄이 조금 밀렸고, 뒤쪽에서 왜 이러느냐고 묻는 소리가 났다. 선생님이 학교 안전 점검이라고 답했다.서지안은 강도현과 나란히 강당으로 들어갔다."명단 대조 끝났대요. 세 사람 다 안 왔어요.""정문은 그래.""…네.""나는 마지막 순서 시작하면 먼저 나갈게. 후문에 차 대 놓고 있을게.""부탁드려요, 선배."학예회는 10시 30분에 시작했다.서아의 순서는 10시 45분이었다. 여덟 명이 나와서 손을 잡고 한 바퀴씩 도는 것이었다.서아는 왼쪽에서 세 번째였다. 돌 때마다 객석 쪽을 봤고, 두 번째 바퀴에서 엄마를 찾았다.찾고 나서는 더 찾지 않았다.아이는 엄마가 거기 앉아 있는 것만 확인하면 됐다.노래가 끝나고 아이들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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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 같은 반

"누구죠."한 실장이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하윤이 어머니입니다."서지안은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지난봄에 서아가 그 집에 두 번 갔다. 한 번은 생일이었고, 한 번은 그냥 놀러 갔다. 다녀온 날 저녁 내내 그 집 강아지 얘기를 했다."확실해요?""행정실 방문 기록에 있습니다. 어제 오후 4시 40분에 와서 방과후 신청서를 냈습니다.""신청서 내러 온 거면 이상할 게 없잖아요.""예. 그런데 그 자리에서 휴대전화를 꺼냈습니다.""…""복도 카메라라 손만 나옵니다. 무엇을 찍었는지는 안 나옵니다."찍었다는 것만 나왔다. 무엇을 찍었는지는 안 나왔다.그런데 그 서류함 위에는 어제 오후 4시에 들어간 종이가 있었다.서지안은 창가에 섰다.학교에 알리면 그 어머니는 행정실에 불려 간다. 그러면 자칫 왜 불려 갔는지가 아이 입으로 먼저 나온다. 여덟 살은 그런 걸 숨기지 못한다.그다음은 서아 차례였다. 우리 엄마가 너희 엄마 신고했대, 하는 말이 하윤이 입에서 나오면 두 아이는 그걸로 끝난다."한 실장님. 학교에는 말하지 마세요.""…예.""제가 만나 볼게요.""회장님이 직접 가시는 건—""회장으로 가는 게 아니에요. 서아 엄마로 가는 거예요."오전에 아이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들은 말이 하나 있었다."엄마. 나 오늘 하윤이랑 사진 찍었어."서지안은 그때 룸미러로 아이를 봤다."…선생님이 찍어 주셨어?""아니. 하윤이 엄마가. 우리 둘이 손잡고 찍었어.""…그래.""하윤이 엄마가 엄마한테 보내 준댔어."그때는 그냥 흘려들었다.아이는 오늘 사진을 한 장 얻었다. 그게 아이가 아는 전부였다.오후 4시에 학교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카페에서 만났다.하윤이 어머니가 먼저 와 있었다. 커피를 시켜 놓고 손을 무릎에 얹고 있었다."…서아 어머니세요?""네.""저 뭐 잘못했나요?"겁먹은 얼굴이 아니었다. 억울한 얼굴이었다."어제 행정실에서 사진 찍으셨죠.""…네."인정이 빨랐다. 숨길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었다."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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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 복도

복도 화면은 이튿날 오전에 왔다.노트북을 들고 온 사람은 한무현이었다. 계좌와 동선을 뒤지던 사람이라 이번 것도 그 손에 있었다."이틀 전 오전 10시 12분입니다. 실장님이 회의실에서 나와서 복도 끝까지 걸어가면서 통화하셨습니다.""소리는요.""복도 카메라에는 안 들어갑니다.""그러면 누가 근처에 있었는지만 보면 되겠네요."화면이 세 번 돌아갔다.통화하는 동안 그 복도를 지나간 사람은 넷이었다. 둘은 다른 층 직원이었고 통화가 끝난 뒤에 지나갔다. 셋째는 청소하는 분이었다.넷째는 지나가지 않았다. 창가에 붙어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가, 통화가 끝나고 실장이 돌아서자 반 걸음 물러섰다."…이 사람 누구예요.""경영지원팀 박도윤입니다. 정비소 골목에 나갔던 두 사람 중 하나입니다."서지안은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김선호와 같은 부대에서 이 년을 근무한 사람이었다. 통화 기록도 없고 돈도 안 들어왔다. 지난주 목요일에 같은 지하철역을 지난 것 하나뿐이었다.그래서 아직 아무것도 아니었던 사람이었다."불러 주세요.""예."한무현이 나갔다.5분쯤 뒤에 문이 열렸다. 한 실장이었다."…제가 복도에서 한 겁니다.""알아요.""회의실로 돌아가서 했어야 했습니다.""실장님.""…예.""그 사람이 거기 서 있었던 게 우연인지 아닌지는 아직 몰라요. 그건 제가 물어볼게요."한 실장이 고개를 숙였다. 그 자리에서 한참 들지 못했다."실장님이 앞에 계시면 저 사람이 말을 못 해요. 잠깐 나가 계세요.""…예."한 실장이 나가고, 곧 한무현이 들어왔다."회장님. 제가 부른 게 아닙니다.""…무슨 말이에요.""자리에 없었습니다. 아까부터 혼자 올라오는 중이었습니다. 지금 문밖에 있습니다."박도윤은 서류 봉투를 하나 들고 있었다.앉으라고 했는데 앉지 않았다."…이틀 전에 복도에서 실장님 통화를 들었습니다."먼저 그 말을 했다.서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후문이라는 말하고 시간이 들렸습니다. 그거를 그날 낮에 전화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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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 빈 가게

조성달을 옮긴 것은 밤 11시였다.서지안은 그 시각을 나중에 들었다. 어디로 갔는지는 묻지 않았고, 한 실장도 말하지 않았다.저녁 8시에 모르는 번호로 사진이 하나 왔다.교실 뒤 게시판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서아가 하윤이 손을 잡고 나란히 서 있었다.『늦어서 죄송해요.』서지안은 답을 한 줄만 보냈다.『고맙습니다.』화면을 돌려서 보여 줬더니 아이가 두 손으로 받아 들었다."잘 나왔네.""이거 뽑아서 갖고 싶어 엄마.""알았어. 내일 뽑아 줄게.""서랍에 넣을 거야."그 서랍에는 아이가 아직 안 꺼낸 상자가 하나 들어 있었다.소이 머리 길면 같이 하자고, 갖고 있어도 되냐고 아이가 물어서 넣어 둔 것이었다.10시에 아이를 재우고 서지안은 거실에 앉았다.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그것대로 무서웠다. 저쪽이 그 주소를 안 믿었다는 뜻이 되니까.1시 40분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한무현이었다."왔습니다."화면은 아침에 회장실에서 봤다.빈 상가 앞 골목이었다. 회사가 삼 년째 세를 놓는 자리라 셔터에 임대 문의 종이가 붙어 있었다.1시 38분에 차가 골목 입구에 섰다. 시동은 끄지 않았다.두 사람이 내려서 셔터 앞까지 걸어왔다. 앞선 사람이 김선호였다.셔터를 두 번 밀어 보고, 자물쇠를 확인하고, 유리에 손전등을 댔다.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두 사람은 4분 만에 돌아섰다.저쪽은 어제 낮에 주소를 받고 그날 밤에 갔다. 하루를 안 넘겼다. 박도윤이 진짜 주소를 적어 줬으면 조성달은 어젯밤에 없어졌다."같이 내린 사람은요.""모자를 눌러써서 얼굴이 안 나옵니다. 키하고 걸음으로는 김선호 사무실 직원 둘 중 하나입니다."한무현이 화면을 조금 앞으로 돌렸다."그런데 차에서 안 내린 사람이 하나 더 있습니다."가로등이 앞유리에 걸려서 얼굴이 반만 나왔다.반이면 충분했다.서지안은 그 얼굴을 이번 주 월요일에 교문 앞에서 봤다. 소이를 안고 서 있던 사람이었다."…윤세희네요.""예."김선호가 차로 돌아와서 조수석 창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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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 강씨

퇴근길에 강도현이 회사 앞에 서 있었다.연락도 없이 온 것은 처음이었다."…무슨 일 있어요?""일은 없고. 얼굴 보려고."서지안은 그 앞에 가서 섰다.말할까 말까 하다가, 말 안 하는 쪽이 더 나쁘겠다 싶었다."…오늘 강민호 씨 불렀어요."강도현이 차 문에 기댄 채로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세라 씨 진술서에 딸려 가는 참고인 진술서요. 거기에 강민호 씨 이름이 들어가 있어요. 읽지도 않고 서명했대요.""…""다시 쓰시라고 했어요.""저쪽이 지금 대는 말이 조성달 진술도 네가 시켜서 나온 거라는 거잖아. 강민호 씨가 그 종이를 뒤집으면 거기에 하나 더 얹겠지. 전남편까지 회장이 돈으로 샀다고.""…""강민호 씨 지금 형편 안 좋아. 통장에 어디서든 돈 들어온 게 한 번만 잡히면 그게 증거로 붙어.""알아요.""서아 아버지야. 그 종이 나중에 서아가 읽어.""그것도 알아요."강도현이 서지안을 오래 봤다."화내는 거 아니야. 네가 그걸 다 알고 혼자 정했을 거 아니야.""…""그게 싫어."서지안은 그 자리에 서서 그 얼굴을 봤다.미루자고 한 사람은 자기였다. 반지를 빼려고 했던 사람도 자기였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날 이후로 그 얘기를 한 번도 먼저 꺼내지 않았고, 오늘도 얼굴만 보러 왔다가 혼자 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강민호 씨한테 사람 하나 붙일게.""…그건.""네가 시킨 거 아니야. 내가 하는 거야.""…""그래야 네가 강민호 씨한테 다음 말을 할 수 있잖아.""…고마워요."강도현이 열쇠를 손안에서 한 번 돌렸다."…강민호 씨 오늘 한 시간 앉혀 놨다며.""…네.""나는 십오 분 보려고 회사 앞에 삼십 분 서 있었고."서지안은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지금 그거 질투예요?""질투는 아니고.""…""…질투 비슷한 거.""…선배.""응.""오늘은 같이 있어 줄래요?"강도현이 처음으로 웃었다."그 말 듣는 게 참 어렵다. 나는 언제든지 같이 있어 줄 준비 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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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 앞사람

토요일 오전에 회사에 나갔다.회장실 층은 비어 있었고, 아래로 법무팀 하나만 불이 켜져 있었다.한 실장이 먼저 들어왔다."조성달 씨는요.""어젯밤에 옮긴 데 그대로 계십니다. 아침에 제가 통화했습니다.""검사 조사는 언제예요.""수요일 오전입니다."4일 남았다는 뜻이었다.박도윤은 9시 전에 와 있었다."어젯밤 11시에 김선호가 전화했습니다.""…뭐라고요.""그 주소 틀렸더라고요."서지안은 앉으라고 했다. 이번에는 앉았다."제가 잘못 안 것 같다고 했습니다. 서류를 잘못 봤다고요.""믿던가요.""안 믿었습니다."박도윤이 무릎에 손을 올렸다."이번에는 감사팀 얘기를 안 했습니다. 경찰에 넣겠다고 했습니다. 법인카드는 회사가 고소 안 해도 경찰이 알아서 본다고요.""…그래서요.""제가 그랬습니다. 넣으시라고요."서지안은 그 얼굴을 봤다."어제 회장님이 감사팀으로 넘기셨잖습니까.""…네.""그래서 이제 김선호가 저한테 쓸 게 없겠지요. 이미 회사가 알고 있으니까요."박도윤이 처음으로 서지안 눈을 봤다."어제는 제가 잘리는 줄 알았습니다.""자를 수도 있어요.""압니다. 그런데 잘려도 그건 제 일이지, 저 사람들 일은 아니게 됐습니다."서지안은 그 말을 오래 들었다.숨겨 주는 것이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었다. 숨길 게 없어야 사람이 산다."박도윤 씨.""…예.""어제 나가시면서 하신 말이요."박도윤이 고개를 들었다."저 사람들, 제가 처음이 아니라고 하셨죠.""…예.""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건가요?""예.""누가 당했는데요.""그건 모릅니다. 대신 서류를 하나 봤습니다.""무슨 서류요.""삼 년 전에 김선호가 총무팀에서 나갈 때 서류입니다."박도윤이 한 박자 쉬었다."자료를 밖으로 뺐는데, 회사가 고소를 안 했습니다."서지안은 손을 멈췄다."…고소를 안 했다고요.""예. 사직 처리로 끝냈습니다. 작년에 경영지원팀 옛날 문서를 정리하다가 봤습니다.""뭐라고 적혀 있는데요.""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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