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안은 배창현을 붙잡지 않았다.경찰관이 앞장섰고, 배창현은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복도 끝 비상계단 문이 천천히 닫혔다.형사가 수첩을 쥔 채 서지안을 봤다."따라가서 더 물어볼까요.""아니요. 지금 물으면 대답은 이 복도에만 남아요. 조서에 남게 해 주세요."서지안은 벽에 등을 댔다. 형광등이 또 한 번 깜빡였다.십오 년 전의 차라면 어머니 차였다. 그 차를 어디에 맡기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오늘 밤 서지안 곁에서 일한 사람은 셋이었다. 한무현, 당직 과장, 한 실장.오전에 배창현은 아는 사람을 하나로 줄이면 그 하나만 잡으면 된다고 했다.밤에는 의심할 사람을 셋으로 늘려 놓고 나갔다.셋을 한꺼번에 의심하면, 서지안 곁에는 아무도 안 남는다."형사님. 부회장님이 한 말 중에 하나만 먼저 확인해요.""어느 말씀입니까.""기록만 보면 바로 맞는지 틀리는지 아는 거요. 안쪽 계단이요."서지안은 휴대전화를 들었다. 당직 과장이 첫 신호에 받았다."과장님. 부회장실 층에 계단이 둘인 거 맞아요?""맞습니다. 비상계단 하나, 안쪽 계단 하나입니다. 안쪽 계단은 부회장실 층하고 지하 1층만 잇습니다.""지하 1층 문은 어디 있어요.""경비실 바로 옆입니다. 좁은 철문입니다."서지안이 고개를 돌렸다.경비실 문 옆 벽에 폭 좁은 철문이 붙어 있었다. 문 옆에 카드 대는 칸이 있었다.배창현이 서지안보다 먼저 경비실에 앉아 있을 수 있었던 길이었다.서지안은 철문 앞까지 걸어갔다. 손은 대지 않았다.문틈 아래로 계단 통의 찬 바람이 새어 나왔다. 카드 칸에는 빨간 불이 켜져 있었다."문마다 카드를 대죠?""예. 층마다 문 앞에서 댑니다.""오늘 저녁 8시 10분부터 20분까지, 그 계단 문 기록 봐 주세요."수화기 너머에서 자판 소리가 났다.형사가 서지안 옆에서 수첩을 폈다."…나왔습니다. 부회장실 층 안쪽 계단 문, 8시 12분. 부회장님 카드입니다.""지하 1층은요.""8시 15분. 같은 카드입니다."형사가
Zuletzt aktualisiert : 2026-09-28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