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는 두 개였다.한무현이 하나를 넣고 돌렸다. 문이 열렸다.서지안은 뒤에 선 법무팀장을 봤다. 서류를 만들다 말고 올라온 사람이었다."팀장님도 들어오세요. 저 혼자 열었다는 말이 나오면 안 되니까요.""…예."셋이 들어갔다.책상 위에 종이도 필기구도 없었다. 서랍 세 칸도 다 비어 있었다."…오늘 치운 게 아닙니다. 서랍 안쪽 먼지가 고르게 앉아 있습니다."언제 나가도 되게 해 두고 십오 년을 앉아 있던 방이었다.잠긴 것은 창가 쪽 서류함 하나였다. 남은 열쇠가 그것이었다.사보 낱권이 넷. 한 권이 십오 년 전 가을호였고 나머지는 앞뒤 해였다.한 권만 없어지면 그 해가 드러나니 같이 걷어 간 것이었다.47쪽을 펼쳤다. 창립 기념 단체 사진이 그대로 있었다.찢은 자리도, 지운 자리도 없었다.없애려던 것이 아니었다. 창고에 그 호가 없으면 그만이었다.그런데 오전에 엘리베이터에서 서지안이 그 사보를 들고 있었다.표지에 발행 연도가 박혀 있었고, 문경석의 시선이 거기로 한 번 갔다.놓친 한 권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그리고 10시 41분에 조성달의 조사 일정을 열었고, 10시 50분에 회사에서 나갔다.내가 이걸 들고 그 앞에 섰다. 그다음에 벌어진 일이 이것이다.서류함 아래 칸에 봉투가 하나 더 있었다.봉해져 있지 않았다. 안에 든 종이를 꺼냈다.손으로 쓴 것이 아니라 표로 만들어 인쇄한 한 장이었다.학교 이름. 3반. 담임 이름.등교 8시 40분. 하교 1시 40분.아파트 동 호수. 차는 정문 앞에 세워야 함. 사람은 걸어서 들어감.하교 칸 옆에 인쇄된 『후문』 위로 볼펜 줄이 가 있고, 그 옆에 『정문』이라 적혀 있었다.서지안의 손이 종이를 놓지 못했다.김선호는 어제 그 단지에 걸어 들어왔다. 차를 세울 데가 없어서가 아니라,걸어 들어가면 된다는 것을 미리 읽고 온 것이었다.인쇄된 쪽이 후문이었다. 후문으로 정한 것은 지난주 화요일, 학예회는 그다음 날이었다.그날에 맞춰 찍고, 그 뒤에 볼펜으로 고친
Huling Na-update : 2026-09-10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