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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는 공범이었다: Chapter 211 - Chapter 220

226 Chapters

제211화

6개월 뒤, 준호와 영이의 결혼식 날.결혼식은 스몰 웨딩으로 소박하게 진행됐고, 가장 신경 쓴 건 영이의 드레스였다.드레스만큼은 스몰 웨딩과 어울리지 않게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그냥, 뭘 입어도 예쁘다면 최고로 좋은 걸 입히고 싶어서. 회사 사람들과, 친한 지인들이 식장을 채웠고 예식도 깔끔하기 그지없었다. 지담 스님의 주례 역시 그러했다. “고집이 센 신랑입니다. 요즘 누가 주례를 한다고요. 그렇죠?”“스.. 스님..”“제가 본 그 어떤 인연 중, 가장 애틋하고 가장 눈꼴 시린 커플입니다. 하지만 늘 같은 마음일 수 없겠죠. 그때마다 이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함께 해온 시간을, 인연을, 마음을. 그리고 서로를 위해 흘린 눈물을 말입니다. 결혼은 속박이 아닙니다. 지금의 이 약속이 서로에게 날개를 달아주길 바랍니다.”맞다. 결혼은 속박이 아니다. 완벽하게 끝내야 하는 숙제도 아니다. 좋아함이 미움으로 바뀌는 건 순간이며, 온전한 사랑은 결국 태도로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준호가 마이크를 들었다.“저희의 앞길을 축복하기 위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너무 떨립니다. 제 옆에 있는 신부가 아리따움을 넘어 꼭 선녀같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영이는 민망함에 고개를 숙였지만, 귀까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저와 영이는 아주아주 어렸을 때 만났습니다. 그 말인즉슨, 제가 키웠다는 뜻과 다름없습니다.”석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저 미친 놈이 잘나가다가 갑자기 왜 저래?'“언젠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여자는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야 일생이 행복하다고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영이를 무럭무럭 잘 키워볼 예정입니다.”미쳤나 봐, 저 새끼가 너무 떨려서 정신이 회까닥 돌았나 봐. 그때,“강석현. 인상 쓰지 말고 일어나.”화들짝 놀란 석현이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났다. “모두 제 하나뿐인 친구, 강석현을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왜 그러는데... 나한테 왜 이러는데... 제발 헛소리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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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석현과 세화는 남은 주말을 온전히 만끽했다. 석현의 집.자신의 티셔츠와 바지로 갈아입은 세화가 방에서 나오자 석현은 참지 못하고 품에 꼭 끌어안았다.“아씨, 귀여워.”“옷에서 좋은 냄새 나요.”“내 냄새야.”“섬유 유연제 뭐 써요?”“흥. 안 알려줘.”맥주를 챙겨 영화를 틀었다.이제 막 개봉한 최신 영화였지만 석현의 눈에는 오직 병아리만 보일 뿐이었다.“근데, 외박 허락은 어떻게 받았어?”“부모님이 오빠 예뻐하세요.”맞다. 세화는 석현의 집에 올 때마다 매번 거짓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부모님 역시도 두 사람의 사이를 누구보다 응원해주었다.하지만 석현은 괜히 긴장돼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헉! 솔직하게 말씀드렸어?”“굳이 거짓말할 필요 없잖아요.”“그래도...! 완전 능구렁이로 보시면 어떡해!”“그것도 맞잖아요.”와, 맞긴 맞는데.. 그동안 틈만 나면 서빙을 하며 이 번듯한 이미지를 얼마나 힘들게 구축했는데. 별 수 없지. 부모님은 이미 날 사위로 인정하셨다는 뜻이잖아?“결혼식 보니까 부럽더라. 우리도 얼른 해야지!”“오빠. 저 아직 결혼 생각 없는데요.”하늘이 무너졌다. 그나마 희망이 있는 건 ‘아직’이라는 단어 하나뿐.“아직? 그럼 언제 하고 싶은데?”“음.. 한.. 3년 뒤?”“왜... 왜....!”“힘들게 입사했는데 벌써부터 경단녀 되기 싫어요. 특히나 IT 쪽은 쉬는 순간 끝이라고요.”“내가 있잖아. 내가 이사잖아!”“다른 건 몰라도 일 쪽으로는 의지하고 싶지 않아요.”석현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식장에서 내내 세화와의 미래를 그렸었는데 괜히 설렜나, 괜한 꿈을 혼자 꾸었나. “오빠.”“응.”“지담 스님이 그러셨잖아요. 결혼은 속박이 아니라고요.”“응. 그까짓 3년 뭐.. 기다릴게.”세화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석현의 허리를 덥석 끌어안았다. “어차피 우린 이제 못 헤어져요. 동네방네 삐약이로 소문났잖아.”“풉, 신준호.. 진짜 미친놈.”“민망해 죽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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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식탁 위, 따뜻한 차 세 잔이 놓이고 석현이 멋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엄마, 지금 우리 되게 창피하고 민망한데.. 그래도 진지하게 만나고 있어.”“그래, 진지해 보이는구나.”앗, 무슨 뜻이지? 민망해 돌겠네.하아... 티 내지 말자. 나보다는 세화가 더 민망할 테니까. “세화는 우리 회사 마케팅 팀에서 일하고 있고, 부모님은 칼국숫집 운영하시고, 되게 좋은 분들이셔. 아! 보다시피 겁나 예쁘고. 쪼꼬맣고 귀여워서.... ”“어이구? 그래서 삐약이야?”“오... 오빠..”세화가 아무리 눈치를 줘도 석현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콩깍지가 제대로 씌웠다고, 이미 홀랑 빠져버렸다고.“예쁘게 만나요. 예쁜 청춘이니까.”“감사합니다.”찻김이 식어가고, 대화는 한동안 이어졌다. 세화는 세화답게 자신의 장애를 숨기지 않았고, 희정은 생각지도 못한 고백에 놀라긴 했지만 그 당당한 고백이 오히려 안쓰러웠다.석현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은 어머니의 표정을 눈치채 버리곤 장난을 더했다.“아쉽지? 내 잘생긴 얼굴을 제대로 모른다니까.”“석현아, 솔직히 인물은 준호 인물이 더 낫지.”“엄마. 지금 그 말... 되게 기분 나빠.”“그래도, 오직 내면만 보고 만난 거잖아, 엄마는 오히려 기분 좋은데?”세화가 작게 웃었다.석현 오빠는 어머니를 닮은 거구나, 이렇게 한마디 한마디가 따스한 어른이 어머니셨구나. “석현 오빠는 참 따뜻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좋아요. 그래서 사랑하고요.”“우리 아들이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방금처럼 자뻑이 심할 땐 호되게 혼내줘요.”“푸하.. 네. 알겠습니다.”“식장에서는 제대로 인사도 못했는데, 이렇게 또 보니까 좋네요.”맞다. 신준호의 미친 짓거리 덕분에 다음을 기약하며 나눴던 짧은 인사. 근데.. 그 식장엔 아버지도 계셨었는데. 아..“아빠는? 아빠는 뭐래?”“집에 가는 내내 삐약삐약 거리시더라. 엄청 궁금해하시지 뭘.”“신준호 이 자식을 그냥...”다시 생각해도 쪽팔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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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고급 레스토랑, 영이와 마주 앉은 준호의 얼굴에는 잠시도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왔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질 않아서.그리고, 나시 원피스 위로 드러난 영이의 쇄골과 어깨선이 유난히 아름다워보였다."영아, 귀국하자마자 혼인신고부터 하자.""응. 좋아.""아씨, 먼저 하고 올걸 그랬나.""어차피 할 건데 뭐!"그저 헤벌쭉, 씰룩씰룩. 지금 영이와 준호는 누가 봐도 행복한 신혼부부의 모습이었다.식사를 이어가던 중,"이야~ 더러운 콩가루 집안을 여기서 다 마주하네?"불쾌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모두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하루물산 홍인석 대표.과거, 영이가 수락산에 살던 시절 가장 많이 찾아온, 가장 변태같은 취향을 가졌던 인간.그 자식이 테이블 앞에 보란듯이 서 있던 것이다.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낸 준호가 실소를 터뜨렸다.인석의 시선이 영이를 아래 위로 훑어 내렸다. 그 모습에 준호는 살의가 치밀어 올랐다."꺼져, 인사나 나눌 사이는 아닌 것 같으니까."명확한 경고에도 인석은 물러나긴 커녕, 오히려 기세등등했다. "신준호, 준호야. 아무리 여자에 미쳐도 그렇지. 어떻게 네 아빠랑 뒹굴년 년이랑 식을 올려."참지 못한 준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그의 멱살을 휘어 감았다."꺼지라고. 마지막 경고야.""혼인신고는 아직인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 아무리 중장님이 돌아가셨어도 이건 아니잖아?"퍽─!주먹이 얼굴을 강타했고, 인석의 턱이 돌아간 순간 식당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하, 하지마요, 제발, 제발 그만해...!"영이는 도리질을 치며 울먹였지만, 테이블 아래 바닥에는 이미 두 남자가 뒤엉켜 육탄전을 벌이고 있었다."대표님..!"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달려온 인석의 비서가 황급히 두 사람을 떼어냈다.입술이 잔뜩 터진 인석이 기분 나쁜 미소를 흘리며 중얼거렸다."그럼 또 보자고.""미친 새끼."홍인석이 식당을 떠나고, 준호는 놀란 영이를 진정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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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준호의 숨결이 거칠어졌다."씨발, 그때 다 족쳐놨어야 맞았던 건데.""진정해. 그나저나 그 새끼는 왜 칸쿤에 있는 건데?""모르지. 우연이라기엔 더럽게 찝찝하단 말이지."지금 이 순간, 석현 역시 준호만큼이나 기분이 더러울 수밖에 없었다. 석현에게 영이는 이제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 가장 친한 친구의 아내이자 소중한 동생이었으니까."영이는? 괜찮아?""그냥 쉬고싶다는데, 하.. 모르겠다.""어떡하냐, 가장 행복해야 하는 순간에 하필이면...""나 돌아갈 때까지, 그새끼에 대해서 좀 파줘라. 과거, 근황 전부 다.""오케이."통화가 끊기고, 준호는 무거운 마음으로 침실 문을 열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영이의 뒷모습에서는 아무런 미동도 없어 보였고, 한참을 침대 위를 바라보던 준호는 이내 발길을 돌려 거실로 향했다.침실 문은 아주 조심스레 닫혔지만, 그 소리에 영이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어디 가...'왜 안아주질 않는 거냐고,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오빠도 오빠 나름대로 마음이 복잡하겠지. 오늘만, 딱 오늘만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도 없겠지.***다음날 아침, 식탁 위에는 갓 구운 빵과 잼, 에그 스크램블, 커피가 놓여져 있었다.준호는 늘 그래왔듯이, 어제의 일을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았지만 영이는 아니었다. 어제 밤에 침실에 들어오지 않은 진짜 이유가, 그 마음을 알아야했다."어제 그 사람은...""영아.""중장님 다음으로 수락산에 가장 많이 왔던 사람이야."준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진작에 알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영이의 입으로 직접 듣는 건 사뭇 달랐다."그냥 재수 없게 마주친 거야. 그 얘기를 왜 또 꺼내."영이는 그런 준호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했다."앞으로도 또 재수없게 마주칠 줄 누가 알아?""그럼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딴 한심하고 더러운 새끼 말을 왜 신경 써?""맞아. 나한테 오던 VIP들은 죄다 한심하고 더러운 족속들이야. 근데, 그럼 나는....? 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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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준호는 이제야 불안함이 조금은 가신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영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영아, 불안해 하지 마. 적어도 과거의 일로 상처주는 일은 없을 테니까."영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이 말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인지도 몰랐다."나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오빠랑 절대 못 헤어져.""안 헤어져."두 사람의 눈가가 동시에 붉어졌다. 마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듯이."우리, 행복한 생각만 하자. 그동안 충분히 아프고 괴로웠잖아. 그러니까 행복해도 돼.""맞아. 행복해도 돼."***칸쿤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다행히도 두 사람의 머릿속에 홍인석과의 만남은 남아았지 않은 듯 했지만 완벽한 떡실신이 되어 있었다.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카리브해의 에메랄드빛 바다? 예뻤다. 하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눈물 나게 아름다운 일출도, 일몰도 그저 딱 달라붙어 서로의 체온을 고스란히 느끼며 눈에 담았다. “영아, 일어나. 밥 먹고 자.”“오빠, 나 10일 만에 5키로는 빠진 것 같아.”“미안해...”“쇼핑도 제대도 못하고.”“미안해...”꽤나 긴 일정이었다. 10일 중, 무려 절반 이상을 섹스만 하긴 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말이다.“밥 먹을 기운도 없어.”“안 돼! 그래도 먹어야 돼!”“치이, 이럴 거면 그냥 제주도나 갈 걸 그랬어.”“무슨 말을 그렇게 해!”“씨이..”꾸역꾸역 기내식을 먹고 또다시 쿨쿨. 영이는 깨달았다. 신혼여행은 굳이 먼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물론 신랑이 신준호라면 말이다.그리고, 그들의 진짜 신혼이 시작되었다. 회사에선 온갖 카리스마를 뽐내던 신준호는 집에선 영이의 뒤만 졸졸 쫓아다녔고, 요리에 푹 빠진 영이는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오빠! 거실에 있으라고 좀!”“뭐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었어?”“하지 말랬어.”“라인이.. 우와....”대파로 후드려맞고, 가지로 후드려맞아도 그저 실실실. 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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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회의실 안, 홍인석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꼰 다리를 까닥거렸고 준호는 애써 분노를 억누른 채 그를 마주했다."영상이라고 했나?""그래, 영상 말이야. 네가 VIP들을 협박했던 그 증거도 영상 아니던가?""똑바로 말해."인석은 여유롭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영상 하나를 재생시켜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화면 속, 발가벗은 신태호와 영이의 섹스 장면이 적나라하게 재생되고 있었다. "미... 미친 새끼...""이게 말이야, 원래는 나랑 하는 장면만 찍으려고 했던 거거든? 근데 깜빡하고 카메라를 그대로 놓고 왔는데... 세상에나, 중장님이 아주 개처럼 달려드는 모습이 담길 줄은 꿈에도 몰랐지 뭐야."인석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자신과 영이의 섹스 장면을 몰래 찍으려고 했던 건데, 며칠 뒤 회수한 카메라에는 느닷없이 신태호와 유영의 모습이 찍혀있던 것. 당연히 제 앞에서 헐떡거리던 모습까지 전부 다 담겨있었고 말이다.그래서 신준호가 무섭지 않았다. 때를 기다리다보니, 놀랍게도 유영과의 사이를 알게됐을 뿐.준호는 머릿속이 하얘져 버렸다.가장 끔찍한 장면이,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또 다시 제 눈앞에 일렁이고 있는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원하는 걸 말해.""원하는 거? 유영.""이 미친 새끼가!"콰직─!바닥으로 떨어진 핸드폰 화면이 준호의 구둣발에 밟혀 산산조각이 나버렸지만, 인석은 웃고 또 웃었다."왜 이렇게 흥분을 해? 적어도 와이프랑 아버지가 포르노 배우로 데뷔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그러니까, 왜 남의 와이프를 원하고 지랄이실까?""몰라서 물어? 너도 그 맛을 알아서 결혼까지 강행한 거 아닌가? 아버지랑 잔 여자를?"흥분한 준호가 막 달려들려던 찰나,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문 앞에는 영이가 서 있었다."안녕하세요, 홍인석 대표님.""영아, 나가 있어.""아니요. 저랑 얘기하시죠.""유영!"영이는 준호의 만류에도 회의실 안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왔고, 이윽고 홍인석의 앞에 당당하게 섰다.인석은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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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역시나 TF팀의 실력은 최고였다. 홍인석의 핸드폰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그들의 것이 되어 버렸다.물론 그 안에 담긴 정보들 역시 전부 다."클라우드부터 뒤져 봐.""예."갤러리와 클라우드에 담긴 영이의 영상들은 한 두개가 아니었다. 홍인석이란 인간은 모두의 눈살이 눈살이 찌푸려질만큼 더럽고 역겨운 새끼였던 것."전부 다 삭제처리 되었습니다. 다행히 외부로 유출된 기록은 보이지 않습니다.""그럼 외장하드는 따로 없다는 말인가?""네. 아무래두 클라우드만 믿고 있던 것 같습니다.""오케이, 수고들했어."이제야 준호의 눈동자에서 살기가 빠져나갔다.한심하고 치졸한 새끼, 신혼여행때도 속을 뒤집어 놓더니 능력도 안 되는게 어딜 감히 협박질이야.석현 역시 혀를 내둘렀다. 세상에 이런 미친놈이 있나 싶어서."아무리 또라이가 많다지만, 이 새끼는 좀 소름끼친다.""이번 기회에 제대로 보내줘야지. 나락으로.""멍청한 새끼, 성범죄자 타이틀을 스스로 다는구만."사무실로 돌아가자, 영이가 부리나케 달려와 준호를 올려다봤다."대표님...!""영상이 퍼질 일은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하..... 자꾸만 심장이 쿵쿵거려서...""홍인석에게 제대로 벌을 주려면 수락산에서 있던 일, 그것부터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해. 정말 괜찮겠어?""네. 저는 다 괜찮아요."***같은 시각, 씩씩거리며 노트북을 바라보던 인석은 넋이 나가버렸다.클라우드에 업로드해둔 영상들이 전부 다 삭제되어 있었기 때문."하... 씨발.... 신준호... 이 씨발 새끼...."AI회사라더니, 남의 정보나 터는 일까지 섭렵한 건가? 어이가 없어 실소만이 터져 나왔다.협박을 택한 건 멍청한 수였다. 진작에 그 영상을 만천하에 공개했어야 했다.그래야 두 사람의 사이에 균열이 가고, 그 균열이 생긴 틈을 비집고 들어가 유영을 데리고 왔어야 했다.사랑? 애정?아니다. 다시금 노리개로 쓰고 싶었다.아무리 다른 여자들을 벗기고, 또 벗겨도 유영만한 여자는 없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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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점심시간, 초밥 가게를 찾은 석현과 세화는 오늘도 꽁냥거리며 식사를 했지만, 대화주제는 자꾸만 샛길로 빠져들었다."아 맞다, 기사 봤어요. 하루물산은 완전 난리났던데요?""뻔뻔한 새끼. 지가 뭐 잘 한게 있다고 그 행패를 부려.""그러니까요. 영이도 불쌍하고, 대표님도 안쓰럽고... 하필이면 결혼하자마자..."석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편한 일이 생겼다는 건 확실하지만, 솔직히 불쌍하고 안쓰러운 느낌은 딱히 없었다."안쓰럽기는, 신혼 생활은 제대로 즐기는 것 같던데 뭘.""네...?""대표실 문이 수시로 잠겨."세화가 토끼 눈을 뜨고는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았다."헉.""그러니까 괜한 걱정 하지 말라고.""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회사에서...""홍 삐약씨, 3시에 내 방으로 올라오세요. 내 방도 문이 아주 잘 잠깁니다. 아, 블라인드도....""싫습니다."1초만에 튀어나온 칼대답에 석현의 입이 뾰로통하게 튀어나왔다. "왜? 왜 싫은데?""회사에서 애정행각이나 하라고 월급을 주는 건 아니잖아요.""그럼 신준호는?""대표님은 대표님이시니까요."틀린 말 하나 없는 삐약이의 확인사살에 석현은 저도 모르게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꽤나 짜릿할 것 같은 사무실 섹스는 아무래도 환상으로 남겨두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다.***오후 4시경, 퇴근 시간을 두시간 앞둔 준호는 석현과 함께 회의룸으로 향했다.포털사이트 담당자와 N-hub도입 관련 미팅이 잡혀있던 것.환한 미소로 악수를 나누고, 미팅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저희 세이버측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합니다."담당자의 말에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예, 엔허브는 사용자의 검색 조건에 맞춰 가장 최적화된 결과를 브리핑 할 것 입니다. 뿐만아니라 관련된 이미지, 최저가 쇼핑까지. 평범한 가이드를 너머 훌륭한 비서 역할까지 해내는 프로그램이죠."석현의 표정에도 자신감이 한층 묻어났다."일단 시뮬레이션 결과부터 같이 한 번 살펴보시죠."모두가 각자의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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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인석의 차가 멈춰선 곳은, 시내 외곽에 위치한 주택이었다. 가끔씩 골프를 치러올 때 들르는 별장같은 곳.그의 팔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선 영이는 그대로 널찍한 소파 위에 던져졌다."죄에 죄를 더하는 건... 어리석은 선택이야."인석은 여유로웠다. 콧방귀까지 끼며 위스키와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죄? 내가 무슨 죄를 지었던가?""몰라서 물어?""응, 모르겠는데? 설마, 아직도 수락산 이야기나 하고 앉아있는 건가?"말문이 막힐만큼 당당한 태도에 영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눈빛과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로 자신이 저지른 일이 대한 후회나 반성은 없어보였다."유영, 그때의 넌 단 한 번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어. 내 말이 틀려?""그건...""몰랐다는 핑계 대지 마.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VIP들도 마찬가지야. 예쁨 받고 싶어 안달 난 기지배를 예뻐해준 게 죄라면, 내가 너무 억울하잖아?"위스키가 가득 담긴 잔이 영이 쪽을 향해 스르륵 밀려왔지만, 영이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오직 홍인석만을 노려보았다.무서웠지만 그런 티를 내긴 싫었다.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의 감정이 이따위 인간이라는 게 자존심이 상했다."지금쯤 준호 오빠가 날 찾고 있을 거야.""어쩌라고?"그가 당당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 길, 미리 준비해 둔 다른 차를 바꿔탔기 때문. 영이의 핸드폰은 차창 밖으로 던져버렸다. 고로, 위치 추적을 당할 걱정은 딱히 없다는 뜻이었다.설마 그 정도 준비도 없이 이런 일을 별였을까, 다른 여자도 아닌 유영과 길고 긴 시간을 즐겨야 하는데."맞다 영아, 세민이 기억나?"영이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 홍인석의 친구이자, 그 역시도 수락산을 찾았던 VIP 중 한 명이었으니까.다만, 그와는 단 한 번의 만남이 끝이었다."오세민...""그래, 세민이. 세민이 오면 제대로 시작하게, 술로 몸좀 뜨겁게 뎁혀두라고.""...""나는 우리 영이, 벌겋게 달아오른 몸이 그렇게 예쁘더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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