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손에 쥔 핸드폰을 턱 밑까지 들어 올렸다.서인국의 목소리.“그 아이는… 지워야 돼. 그렇지 않으면 우리 가문 전체가 흔들려.”분명 그 음성이었지만, 지금 유리를 뒤흔드는 건 그 말의 진실이 아니었다.“…이걸 왜 지금 던지는 거야.”작게, 숨을 토하듯 중얼였다.“그 사람, 또 조작하고 있어… 또, 진짜를 덮으려는 거야.”이우는 유리의 손에서 핸드폰을 조용히 받아들었다.그녀의 손끝은 차가웠고, 눈빛은 무너져 있었다.“유리 씨.”“…저 영상 안에, 내가 보지 못한 다른 거. 그걸 내가 스스로 지우게 만들고 있어요.”이우는 USB를 다시 확인하며 고개를 저었다.“의도된 타이밍. 정확히 우리가 기자회견을 마친 다음 날.윤시훈은 지금, 당신의 감정을 먼저 무너뜨리려 하고 있습니다.”유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동자엔 아직도 떨림이 남아 있었다.“정말…모든 게 조작이라면, 언니는… 얼마나 외롭게 죽었을까요.”“그 외로움을 복수로 갚을 수 없다면, 우린 적어도 진실로 남겨야 합니다.”유리는 소파에 주저앉았다.손끝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묵직한 숨을 내뱉었다.“이젠 나도 착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겠죠.”“왜 그런 말…”“그 사람한테 복수하고 싶어요.윤시훈한테. 지금,이 순간 이후로는 정말로… 끝까지 갈 수 있어요.”이우는 그녀 앞에 앉아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그렇다면 저도, 같이 악인이 되겠습니다.”유리는 그 말에 눈을 들었다.“…진짜 그렇게 할 수 있어요?”“할 수 있습니다.”“사랑이, 어떤 순간에도 진실이라면 우린 그 감정을 무기로 써야 해요.”이우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이 옳다면, 전 그 진실의 날카로움 끝에서 같이 서 있을 겁니다.”“윤시훈의 과거가 더 필요해요.”유리는 노트북 앞에 앉아, 이우가 정리한 내부 조사 파일을 넘기고 있었다.“그 사람이 감정을 조작할 줄 아는 건 익숙하지만, 이번엔… 너무 치밀해요.”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USB 복사본을 다시 백업하고 있었다
Huling Na-update : 2026-07-11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