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바닥에는 희미한 먼지 냄새와 시간의 흔적만이 가득했다.유리는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 있었다.손에 쥔 서류가 서서히 체온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그녀는 놓지 않았다."당신 괜찮습니까."이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유리는 고개를 들었다.그의 얼굴은 변함없이 차분했지만, 그 눈빛은 깊었다.심장을 꿰뚫는 무게.그 무게를 유리는 고스란히 받아들였다."괜찮지 않아요."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대답했다."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어요."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가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침묵으로 전하는 사람이었다.유리는 그런 그의 침묵 속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며 자신을 세웠다.밖으로 나오자, 하늘은 어느새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바람 한 점 없던 거리에 서늘한 기운이 번져 있었다.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듯했다."이제 무엇을 할 겁니까."이우가 물었다.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커튼처럼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너머, 단단히 다문 입술."끝을 봐야죠.""언니를 지운 사람들.""그 누구도, 편히 숨 쉬게 두지 않을 거예요."이우는 짧게 웃었다.그 웃음에는 슬픔과, 연대와, 조용한 다짐이 함께 섞여 있었다."좋습니다.""같이 갑시다.""끝까지."그들은 말없이 걸었다. 서로 다른 상처를 품은 두 사람이,이제 하나의 길 위에 나란히 섰다.멀고 먼 길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에게는 그걸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먼 하늘 너머, 짙은 구름 사이로 언뜻 햇살 한 줄기가 흘렀다.아주 짧게, 그러나 분명히.마치, 이 길 끝에도 언젠가는 빛이 닿을 수 있을 거라고,누군가 조용히 속삭이는 것처럼.하루가 지났다.시간은 잔혹할 정도로 무심하게 흘렀고,도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제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하지만 유리는 알았다.세상이 아무리 덮으려 해도,진실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는 걸.유리는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을 등진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손에는 조유진의 이름이 적힌
Terakhir Diperbarui : 2026-07-19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