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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도망자 재이에게: Kabanata 21 - Kabanata 30

50 Kabanata

21화

“나가지 말라니까.”“...해이.” 땀방울이 맺힌 남자의 이마를 보던 그녀의 시선이 점차 내려가다 사내의 두 눈에서 멈추었다. 평소에 제가 알던, 부드럽고 다정한 모습이 아닌 막연한 불안감이 뒤섞인 위태로운 눈빛이다.  “...무슨 일이에요?”“재이야말로 무슨 일이에요? 왜 제 말을 안 들어요. 밖에 나가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그냥 집에서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그 부탁이 그렇게 어려웠어요?” 다소 신경질적인 음색에 재이가 입을 다물었다. 말문이 막혀서라기보단, 이 남자가 품고 있는 짙은 불안은 제가 어떡해야 해소가 되는지 알고 싶었다. 무언가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해줄 것이었다. 저를 빤히 응시하는 여자의 깊은 동공을 들여다보는 사내의 얼굴이 전보다는 조금 편안해 보였다. 그저 이 남자를 바라보기만 해도 어느 정도의 불안감이 사라지는 걸까. 그렇다면 방법은 매우 쉬웠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요?”“...왜 귀찮게 굴지 말라고 화내지 않아요?” 여전히 제 손아귀에 있는 여자의 가는 손목을 내려다보던 남자가 시무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모습이 마치 사고를 치고 주인 눈치를 보는 강아지 같아서 여잔 조용히 웃었다.  “화나지 않았으니까요. 해이는 내가 화냈으면 좋겠어요?” 혹여 저를 질려할까 차마 여자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던 그가 고개를 들고 재이를 응시했다. 그러곤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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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늦은 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돌아온 그가 익숙하게 302호 앞에서 초인종을 두 번 눌렀다. 이내 반갑게 문이 열렸다. 활짝 열린 문틈 사이로 소탈하게 웃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보이자, 그녀도 같이 미소를 지었다.  “재이, 우리 달 보러 가요.” 얼떨떨해하는 여자의 손을 낚아채 잡고는 무턱대고 집 밖으로 이끌었다. 겉옷도 잘 갖춰 입지 못한 여자가 대강 신발을 구겨 신고 끌려 나오자, 남잔 뒤를 돌아 여자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실없이 웃었다.  “사랑해요.” 뜬금없이 설레는 고백에 여잔 낯을 붉혔다. 되돌아오는 말이 없어서 남자의 입술이 일순간 삐죽 나왔지만, 그것마저 즐겁게 받아들였다. 아무런 의심 없이 그가 가는 곳을 따라 걸으며 그녀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이미 밤하늘은 아름다웠다. 지금 그와 이 자리에서 올려다보는 하늘도 이토록이나 아름다운데, 이보다 더 좋은 풍경이 있을까 싶었다. 말없이 걷던 두 사람은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지나 빼곡하게 기울어진 주택가들 사이에 자리한 계단 위에 올라섰다. 차곡차곡 밟고 오르자, 점점 숨이 가빠졌다. 재이의 손을 잡고 한 계단 먼저 올라서던 해이는 땀에 젖은 얼굴로 그녀를 돌아봤다. 낡은 가로등 불이 여자의 얼굴을 비추었다. 호흡을 고르며 바쁘게 저를 쫓아오는 모양새가 문득 사랑스러워서 다시 여자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업어줄까요?”“...그 정도로 힘들진 않아요.” 체력이 엉망이라고 생각했는지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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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아저씨는 누구예요?” 재이에겐 사근사근하던 꼬맹이의 말투가 은근히 바뀐 듯했지만, 해이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너랑 손잡고 있는 여자, 남자 친구.” 짓궂은 미소를 입가에 건 남자의 얼굴이 꼬맹이보다 더욱 아이 같았다. 그것에 재이가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어쩐지 재영의 얼굴이 불퉁해졌다. 그녀는 아이와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와 함께 갔던 시골집을 생각나게 하는 마당엔 널찍한 평상과 수돗가가 있었는데 그 앞, 큰 대야 안엔 이불이 구겨져 들어가 있었다. 재이의 눈이 전날 아침 저가 실수로 적신 이불을 보고 있다는 걸 알고 괜스레 아이가 재이의 손을 잡아당겼다.  “...난 여기로 들어가면 돼요.” 현관문을 가리키며 우물쭈물하던 재영이 잡은 손을 놓곤 인사를 건넸다.  “...또 놀러 올 거예요?” 그 물음에 재이의 웃음이 더욱 깊어졌다.  “재영이 보러 또 와도 돼?” 아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재이는 그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꼭 올게.’라고 속삭였다. 아직 잠결인 것처럼 꿈같은 목소리였다. 재영은 손을 흔들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곤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밖으로 나온 재이가 대문을 조심스럽게 닫자마자 사내의 팔이 여자의 허리를 휘감았다.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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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익숙한 정적 속에서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짓궂게 굴던 남자의 미소가 미묘하게 어두워졌다. 그 뒤로는 여자의 옷매무새가 엉망이 되었다. 사내의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벗겨졌다. 발가벗겨진 몸에 찬 기운이 스치자, 여자가 작게 몸을 떨었다. 남잔 그것을 기민하게 알아채곤 제 체온을 나눠주듯 그녀를 끌어안았다. 곧 흥분한 사내의 일부분이 여자의 배 언저리를 찔러댔다. 그것에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도 재이의 웃음이 터졌다.  “웃지 마요.” 웃음을 참아보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은지 그렇게 한동안 재이의 웃음이 공간을 메웠다. 그녀의 웃음이 멈춘 건 남자가 보란 듯 여자 안으로 제 것을 밀어 넣었을 때였다. 단숨에 말문이 막힌 여자가 사내의 어깨를 꽉 힘주어 잡자, 이번엔 그가 미소 지었다.  “그러게, 그만 웃으라고 했잖아요.”“알았으니까,”“알았으면 좀 더 가까이 와.” 어깨를 밀어내는 그녀에게 그가 힘이 실린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녀는 이 이상 어떻게 더 가까이 다가오라는 것인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를 올려다봤다. 그러자 순식간에 조금 떨어졌던 공간이 빈틈없이 밀착되었다.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 하나로 이어진 두 사람의 몸이, 불 꺼진 방 안을 비추는 조명 불빛에 큰 그림자가 되어 벽면을 가득 채웠다.  “움직일 건데, 아파도 밀어내지 말고 버텨요.”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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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음식을 정말 잘하시네요. 제가 그동안 괜히 반찬을 줬나 봐요.”“아니에요. 항상 맛있게 먹고 있는걸요.” 식사를 마친 후, 그녀는 따듯한 차와 재영의 엄마가 갖고 온 쿠키를 후식으로 준비했다. 아이는 곁에서 재이가 선물로 준 블록 장난감을 신이 나서 뜯어보는 중이었다.  “아이 선물까지 준비해 주시고 너무 감사드려요.”“재영이가 늘 저랑 놀아줘서 고마워서 주는 거예요.” 제 아들을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는 재이를 보며 그녀는 흐뭇한 얼굴이 되었다. 이토록 아이를 좋아하고 가정적인 여자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생각은 없으세요?” 그 질문에 재이는 아이에게서 시선을 떼고 그녀를 바라봤다.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곤란해하는 표정이라 재영의 엄마는 급히 질문을 철회했다.  “아, 죄송해요!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거니까요. 얼굴도 마음씨도 무척이나 예쁘시고, 이렇게 아이도 좋아하시는데, 어째서 혼자일까 해서….”“...혼자는 아니고 만나는 사람은 있어요.” 재이는 곧장 해이를 떠올렸다는 것에 대해 본인도 조금 놀라는 중이었다. ‘결혼’이란 주제에 전남편이 아닌 해이를 무의식에 먼저 끄집어낸 건 의외의 결과였다.  “아, 알아요. 재영이가 종종 이야기하거든요. 형이 누나를 엄청, 사랑한다고.”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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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어둡게 가라앉은 골목길 언저리에 몸을 웅크리고 앉은 고양이 한 마리가 계속해서 목울음을 내고 있었다. 언젠가 재이에게 따듯한 우유를 얻어먹었던 적이 있는 녀석이었다. 그녀는 자리를 이동해 냉장고 문을 열어 남은 우유를 주전자에 다 부었다. 우유를 데우는 동안 다시 창가에 서서 고양이를 지켜보았다. 그 작은 짐승은 아무도 없는 고요한 거리에서 홀로 외로운 곡소리를 냈다. 적당하게 데운 우유를 그릇에 옮겨 담고 재이가 바로 바깥으로 나왔다. 가로등에 기대 슬피 울던 고양이는 재이를 반기는 건지 우유를 반기는 건지, 어찌 됐든 그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곧 바닥에 그릇을 내려놓는 소리가 조용한 골목을 울렸다. 예상대로 배가 고파서 줄곧 떠들어댔던 모양이었다. 그릇에 코를 박고 우유를 마시던 고양이는 곧 재이의 손에 기대 애교를 부리다가 주택의 벽을 타 넘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릇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재이의 주변으로 일순 찬바람이 불어왔다. 그간 많이 긴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그녀의 볼 위쪽으로 흔들거렸다. 제 귓가로 머리를 넘긴 그녀가 잠시 고양이가 사라진 골목을 응시했다. 이내, 배고프면 또 오겠지 싶어서 아쉬운 마음을 접고 집 쪽으로 몸을 돌려세웠다. 3층 계단을 오르는 재이의 걸음이 점차 느려졌다. 기분이 이상했다. 언젠가 고장이 났던 복도의 센서 등이 웬일로 제구실을 하고 있었다. 전보다 밝아진 복도에 우두커니 멈춰 선 그녀가 자신의 현관문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그사이 움직임이 사라진 복도는 다시 어둠이 찾아왔다. 온몸이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이 드는데도 이마에선 땀방울이 맺혔다. 302호의 번호판을 응시하는 재이의 눈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흔들리고 다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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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중년의 한 사내가 제 앞에 앉은 학생에게 두툼한 서류 뭉치를 건넸다.  “네 말대로 더러운 일이 많이 얽혀있더구나. 시설장이랑 이사회가 한통속인 것 같아. 과다한 약물 복용 때문에 죽은 아이들, 사망 처리하기 매번 곤란할 테니 아예 출생신고도 하지 않았더라고.” 아들의 부탁으로 제약회사와 보육원을 조용히 조사하던 그는 속속들이 밝혀지는 비리에 학을 뗐다. 지금도 형언할 수 없는 증오와 안타까움에 몸서리가 쳐졌다. 비밀리에 조사한 만큼 증거자료가 불충분하기에 지금 당장, 기사를 공론화할 수는 없지만 힘이 닿는 데까진 도움을 주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평생 갚겠습니다.” 진심을 담은 눈이 중년의 남성을 향했다. 남잔 제 아들과 친구인 청년을 지그시 응시하며 고민했던 말을 꺼내 놓았다.  “DR 제약회사가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제 여자 친구가 그 보육원에서 자랐습니다. 이렇게 도움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이제 그걸로 뭘 할 생각인데.”“뭐든. 뭐든 해보려고요. 내 여자 친구가 불안에 떠는 일이 없게.” 대꾸하는 청년의 얼굴에서 제 여자를 지키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그는 얼마 전 휴가를 나온 아들이 다짜고짜 무릎을 꿇었던 일을 떠올렸다. 녀석은 제 친구를 살려달라며 난데없이 빌기부터 했다. 영문을 알 수 없어 어디까지 하나 가만히 지켜보니, 아들이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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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이제야 저로 돌아왔어요.”“뭐?”“난, 당신의 용서를 바라지 않으니까 돌아가요. 우린 이미 끝났잖아요.” 평소 제 말이라면 ‘네, 네’ 하던 여자가 거슬리는 행동을 하자 그가 돌연 와락 인상을 구겼다. 그나마 화를 삭이고 다정하게 대해주고 있었더니 이 여자가 상황 파악이 잘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다시 말해볼래?” 순식간에 재이 앞으로 다가온 그가 턱을 바스러뜨릴 정도로 세게 움켜쥐었다. 그럼에도 재이는 눈 하나 끔뻑하지 않았다. 이런 폭력은 그와 함께 살던 때에 늘 겪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털끝만큼도 변하지 않았다.  “나 없는 사이, 더러운 짓은 하지 않았겠지? 날 실망하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남잔 여전히 아내의 턱을 움켜쥔 채로 얼굴을 휙휙 돌려가며 확인을 했다. 행여 제가 모르는 흉이 생겼는지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이미 네 꼴을 보고 화가 나 미칠 지경이거든.”“...그러니, 이제, 그만 해요.” 여자의 턱을 쥔 남자의 손에 더한 힘이 실렸다. 악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픔이 전해졌다. 재이는 그것에 울지 않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 왜, 대체 왜. 오늘이었을까. 이제 곧이었는데. 조금만 늦게 저를 찾아내지. 그랬다면 이미 이사하고 비어 있는 집만 발견했을 텐데.  “이번에야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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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두 사람은 함께 그가 만든 볶음밥을 먹고 잠자리에 누웠다. 습관처럼 여자를 제 품에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주던 남자가 일상처럼 덤덤하게 말을 꺼냈다.  “나 졸업할 때까지만 기다려줘요.”“......” 여자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어도 해이는 그녀가 다 듣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럼, 우리 같이 시골로 가요. 거기서 난 체육 교사를 하고 당신은 꼬맹이들을 돌봐줘요. 당신, 아이들을 좋아하잖아.” 나긋나긋 이어지는 사내의 목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녹일 정도로 부드러워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가 하는 말 그대로 이루어질 것 같다는 확신마저 들어서, 그냥 이렇게 그가 하자는 대로 따르고만 싶어 혼이 났다. 마음을 다잡아야 하건만 이 남자는 자꾸만 재이의 마음을 주저앉혔다.  어떡해야 하지. 벌써부터 그가 그리운데, 내가 이 남자를 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녀가 어리광을 부리듯 좀 더 남자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해이는 그것을 여자의 응답이라고 생각하곤 더욱 깊게 끌어안았다. 이제 그녀는 저와 어울리지 않는 손목시계를 벗어버리고 남자를 향한 애정을 수줍게 숨기는 일을 접어두게 되었다.  -  일주일 후 새벽, 여잔 저를 끌어안고 잠이 든 남자의 품 안에서 빠져나와 전날 준비한 편지를 침대맡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와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꺼낼 자신이 없어 비겁한 수를 쓰기로 한 것이다. 간단한 채비를 끝낸 그녀가 아
last updateHuling Na-update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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