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였다.거울에 비친 얼굴이 생각보다 편안해 보였다.집에 들어가 이불커버를 침대 위에 올렸다.건조기에서 막 나온 따뜻한 냄새가 방 안으로 퍼졌다.예상대로 커버를 씌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한쪽 모서리를 맞추면 반대쪽이 빠졌고, 아래를 당기면 위쪽이 안에서 접혔다.“아, 진짜.”이불 안쪽에 반쯤 들어간 채로 혼잣말이 나왔다.잠깐 태준이 떠올랐다.예전에는 이런 걸 잘했다.이불 모서리를 정확히 맞추고, 커버를 한 번 크게 털어 반듯하게 정리하곤 했다.나는 그 옆에서 베개를 옮기거나 끝부분을 잡아주는 정도였다.그때의 장면이 생각났지만 휴대폰을 찾지는 않았다.도움을 청하면 싫을 것 같아서도 아니고, 혼자 해야 한다고 고집해서도 아니었다.이미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해보고 싶었다.나는 엉킨 이불을 다시 빼냈다.이번에는 위쪽 모서리부터 차례로 맞췄다. 한쪽을 잡고 크게 털자 조금 전보다 모양이 나았다.몇 번 더 손을 본 뒤에야 이불이 커버 안에 제대로 자리 잡았다.완벽하게 반듯하지는 않았다.그래도 누울 수 있을 정도는 됐다.나는 새로 씌운 이불 위에 몸을 눕혔다.따뜻한 천 냄새가 얼굴 가까이 올라왔다.세탁실에서 마신 라떼의 단맛은 아직 입안에 남아 있었다.다음엔 덜 단 걸로.내가 먼저 꺼낸 말이었다.태준은 그 말을 크게 만들지 않았다.그냥 다음에는 그렇게 마시자고 대답했다.나는 눈을 감았다.다음이 언제 올지는 몰랐다.굳이 정하지 않아도 됐다.오늘처럼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고, 누군가 먼저 커피를 마시자고 할 수도 있었다.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다만 다음에 라떼를 고르게 된다면,이번보다 덜 단 것을 고르고 싶었다.그 생각만은 분명했다.⸻【태준의 속마음 37】세탁실에서 서윤을 만났다.회사 밖의 편한 차림도,이불커버를 붙잡아달라고 부르는 목소리도오래전 알던 모습처럼 낯설지 않았다.서윤이 부탁했고,나는 바구니를 받쳤다.그걸로 충분했다.자판기 라떼는 많이 달았
最後更新 : 2026-07-24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