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울린 건 센서등이 두 번째로 꺼졌을 때였다.나는 식탁 위에 놓아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불 잘 켜졌으면 됐어.]태준이었다.전구 하나 갈고 끝난 일이었다.불이 들어왔고, 태준은 내려갔다.그러니 저 말도 그 일만큼 짧았다.그런데 화면을 끄려는 순간,어젯밤 의자 아래에 서 있던 태준이 떠올랐다.내가 커버를 돌리는 동안 등받이를 잡고 있던 손.의자가 조금 흔들렸을 때 힘이 더 들어가던 손.예전의 태준이었다면 아마 먼저 올라갔을 것이다.내가 몇 번이나 해보는 걸 기다리지도 않았을 테고,결국 자기가 하는 게 빠르다며 전구까지 갈았을지도 모른다.그때는 그런 일이 익숙했다.태준이 먼저 하고,나는 옆에서 보거나 필요한 걸 건네는 일.편할 때도 있었고,가끔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까지 빼앗기는 것 같아 답답할 때도 있었다.그래도 오래 함께 지내다 보면 그런 것까지 생활이 됐다.누가 먼저 하고, 누가 뒤에서 잡아주는지 따로 생각하지 않는 생활.어젯밤은 달랐다.나는 의자 위에 있었고,태준은 아래에 있었다.내가 해보겠다고 한 일을 가져가지 않았고,필요한 순간에만 의자를 잡아줬다.그리고 오늘은 그 일에 대해 더 말하지 않았다.불 잘 켜졌으면 됐어.그 짧은 문장을 다시 읽었다.자기가 도와줬다는 말도 없고,내가 몇 번이나 애를 먹었다는 말도 없었다.그냥 잘 켜졌으면 됐다고 했다.그게 조금 고마웠다.나는 답장을 썼다.[응. 고마워.]보내고 나니 어젯밤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말 같았다.그때는 불이 켜졌다는 게 먼저였는데,지금은 그 불 아래에서 내 의자를 잡고 있던 태준이 더 선명했다.나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현관은 조용했다.센서등도 이미 꺼져 있었다.그런데 이상하게,어둠보다 그 아래에 있던 손이 오래 남았다.⸻다음 날 아침,신발을 신으려고 현관에 서자 센서등이 바로 켜졌다.어제 몇 번이나 고개를 젖혀 올려다봤던 불이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환했다.나는 구두를 신고 일어나 천장을 한번 봤다.불 잘
最後更新 : 2026-08-08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