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고집은... 그럼 주말, 공휴일, 이른 아침, 늦은 저녁 시간대에는 양심껏 행동해라. 그 시간대에는 전혀 돕고 싶지가 않다니까.”“이도준. 그 정도면 안 도와주겠다는 거 아니야? 거창하게 말한 거 치고는 뭐가 되게 없어. 학교에 있을 때만 도와준다는 소리네.”“야. 도와주는 데 의의를 둬, 의의를. 어째 이번에 성적표 나오고 나니까 더 달라졌어. 이번에 성적 좀 올랐다고 기세등등한가봐.”“응, 기세등등하지. 나보다는 아빠가. 내가 말했잖아. 이번에 학교 성적 나오는 거 보고 연기 학원 끊을지 말지 결정한다고 하신 거. 내가 공부하는 척 좀 한 게 통한 눈치 같아.”글쎄, 척이라기에는 자기 방 책상에 앉아 밤을 새워봤다는 후기까지 말해주지 않았나.흰 노트가 새까맣게 되도록 암기 과목의 필기를 옮겨 적는 노력도 몇 번이나 반복했고.“그래. 계속 다닐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네. 어쨌든 보기 좋다. 연극부 말고도 집중할 수 있는 구석을 찾은 거 같아. 요즘 편안해 보여.”“그게 다 이모께서 해주신 말씀 덕분이지. 내 관심을 여기저기 분산시켜두래. 뭐든 하나에만 집중하는 건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하셨거든.”그 이모라 하면 휘안이네 어머님 아니신가.왠지 조언이랍시고 하신 말씀이 잘 들어맞지 않는 거 같은데 괜한 오지랖으로 보이려나.“이도준. 너 지금 휘안이 생각했지?”“어. 너도 휘안이부터 생각했을 거 같은데. 왠지 그 안 좋은 예시, 휘안이 아니야?”“맞아. 휘안이 걘 뜯어 말린다고 말을 들을 애가 아니잖아. 근데 뭐 상관없겠지. 그 특이한 성향을 받쳐줄 배경이라는 게 있으니까. 누구는 그렇지 못해서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지만.”여름 방학에 주변 어른들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몰라도 애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근데 이건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지.얘라고 뭐 다 아는 이야기를 듣고 싶겠냐고.“아, 참고로 배경이니 현실이니 그런 건 나 혼자 깨달은 거야. 그니까 괜한 오해는 말고.”“……!”“거봐. 내가
Last Updated : 2026-08-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