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가방 앞주머니는 율혜가 열었고 여기에 선글라스 넣는 건 휘안이가 했다? 한국어로 조리개도 안다는 율혜인데 이 정도 도움은 줘야지. 우리 율혜 벌점 받을 일 하나도 없게.”“고마워, 휘안아. 오늘도 우리 휘안이는 최고~ 이렇게 최고로 멋진 남자친구면서 최고로 기특한 아기 토끼니까. 바쁜 아침에 새로운 한국어를 알려주다니. 덕분에 리짱은 또 하나 배웠는걸. 휘안이에게 좋은 보상을 줄게!”그래, 오늘은 방학식이라 너 나 할 거 없이 평소보다 더 들뜰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거지 그거 말고는 별반 크게 다를 건 없다.오늘도 제가 최고라는 우리 율혜.평소와 같이 주변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없나 싹 둘러보고는 제 뺨에 말캉한 체리 맛 젤리로서 쪽 소리도 내준지 않던가.그러니 다른 부가설명은 필요가 없다는 거다.***아, 오늘로 말하자면 교내 모든 구성원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렸다는 그날.어쩜 다들 평소와는 딴 판인 발걸음들인지.덕분에 교실이 비워지기까지는 채 오 분도 걸리지 않았고 율혜는 제 뜻대로 방학식이 끝난 이후에도 원하는 모든 공간에서 수많은 찰나를 담아낼 수 있었다는 거다.사진 스튜디오에서는 유미 씨가 일등이지만 유미 씨가 없는 교실에서는 리짱이 일등인 법.그러니 제 필름 카메라를 들고 쉬는 시간 틈틈이도 몇 명의 피사체를 담아내기도 했고.아, 물론 저 역시 피사체가 되기는 했다.제가 피사체가 될 계획이란 전혀 없었지만 어느 순간에는 휘안과 예린의 주도 하에 저 역시 피사체가 될 수밖에 없었다니까.“아, 나 어떡해~ 율혜 어머님 처음 만나 뵙는 자리라 진짜 잘 보이고 싶었는데. 이렇게 뻗친 머리도 보정 가능할까? 율혜 어머님이 내 머리 보시고는 증명사진 찍을 준비 안 됐다고 하는 거 아니야? 솔직히 이 머리 답이 없잖아.”“에이, 지금 예린이 머리 정도라면 충분히 해결 가능해. 그리고 예린이가 여기서 더 뻗친 머리라 해도 유미 씨는 예린이를 환영할 거야. 아무튼 예린이는 선글라스를 끼고 증명사진 찍을 생각은 아니라는 거니까.
Last Updated : 2026-08-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