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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나에게 너는 누구일까 (3)

“우와~ 근래 마셨던 사이다 중에 오늘이 제일 시원해. 율혜가 직접 먹여줘서 그런가?”“오~ 그래? 지율혜. 나도 네 사이다 맛 좀 보자. 휘안이가 저렇게까지 네 사이다 맛에 감탄하는데 내가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있나.”“도준아. 이 사이다는 율혜 거이자 내 거야. 그니까 도준이 너한테는 못 줘. 차라리 새로 하나 시켜줄게. 도준이 넌 새 거 좋아하잖아.”사실 어디를 가도 거기서 거기일 사이다 맛.그래도 세 명의 간접 키스는 영 내키지 않지.율혜는 몰라도 저는 이런 거에 민감하다니까.“뭐야~ 그렇다면 여기 있는 모두 사이다 파가 된 거잖아. 진정한 콜라 파는 사이다 파 앞에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으면서.”“그러게. 율혜 사이다가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딱 한 모금만 마셔보자 했던 건데 이렇게나 빨리 돌변했어. 나 너무 줏대 없어 보여?”“음~ 조금? 그래도 괜찮아. 휘안이는 엄청 귀여우니까. 그래서 사이다 공유하는 것도 좋아. 대신 여기 있는 휘안이 콜라도 내 거~”“좋지~ 우리 이대로 마시자. 각자 음료에 빨대 하나씩. 빨대는 더 꽂을 필요가 없잖아.”저희 세 명 모두 사이다 파가 됐다는 기념 하에 도준 몫의 얼음 동동 띄운 사이다도 도착.덕분에 도준은 아주 행복했단다.휘안이 나 한 입 너 한 입 눈꼴 시린 애정 표현 시전하며 율혜의 입가에 빨대를 갖다 대주는 것도 직관하고, 이어서는 면적이 넓은 새 숟가락으로 율혜의 접시 위로 리소토를 덜어 호호 식혀주는 것까지 다 보았다니까.“율혜야. 이 부분은 하나도 안 뜨거워. 내가 다 식혀놨으니까 율혜 입천장 델 일 없어.”식힌 리소토 맛을 봐도 좋다는 휘안에 숟가락부터 앙 하고 물고 음미해나가는 율혜.덕분에 직접 먹여줄 의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아기 토끼 노릇을 완벽하게 해낸 휘안이었다.“맛있어! 휘안이가 말한 대로 하나도 안 뜨거워. 이건 엄청 부드러운 크림 맛이다?”“응. 율혜가 고른 베이컨 크림 리소토로 시켰지. 내가 더 덜어줄게. 율혜 숟가락은… 그냥 이것도 줄까? 원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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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아무튼 여전히 진행 중 (1)

[라디안 해시태그 @Lad1an_Hashtag5월 15일, 래운의 생일 해시태그입니다.#사랑스러운_래운의_열일곱을_축하해한국에서는 한국어 해시태그로 부탁드립니다!#LOVELYLAEWOONDAY해외에서는 영어 해시태그로 부탁드립니다!]...“율혜야. 래운이 생일 해시태그 봤어?”“해시태그? 어… 이거 말하는 거야?”“맞아, 그거~ 그게 도대체 뭔가 싶었지? 다른 건 아니고 곧 우리 래운이 생일이잖아. 5월 중 럭키원의 낙. 그래서 이번 주를 래운이의 생일 주간으로 정하고 다 함께 축하하자는 뜻이야.”이번 주는 라디안 래운의 생일이 포함된 주간으로서 럭키원 예린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하다는 뜻.그러니 이번 시험을 망친 게 틀림없다고 시험지를 찢네 마네 하다가도 그새 기력을 차릴 수 있었다는 주장이었지.따라서 율혜는 제 큐피드 활동의 타깃이자 관련 활동을 물심양면 보조해주는 예린에게 진심을 담은 엄지 척으로 보답하기로 한 거다.“멋있어! 예린이 덕분에 이런 것도 배우고.”“응! 우리 진심을 다해 축하해주자. 데뷔 후 맞는 우리 아기 효자의 두 번째 생일. 며칠 후면 열일곱이라는데 내 눈에는 쭉 아기지 뭐.”“그렇구나. 예린이 눈에는 오빠도 됐다가 아기도 됐다가 엄청 바쁜 거야. 근데 말이야. 래운이가 열일곱? 한국에서는 열여덟 아니야?”래운이 걔가 생일을 만 나이로 셌던가.리짱에게 무례한 첫 인사를 건넸을 때만 해도 만 나이로 소개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아, 래운이 생일은 만 나이로 세. 알다시피 우리 래운이는 미국인이잖아. 재미 교포 2세. 미국에서 세 오던 나이가 있는데 한국 기준에 멋대로 맞추는 건 내키지 않았던 입장 같아.”“어… 근데 어떨 때는 만 나이로 말하고 어떨 때는 한국 나이로 말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괜찮아? 럭키원을 헷갈릴 게 만드는 거잖아.”“괜찮아~ 그냥 척하면 척이거든. 래운이는 아름다운 땅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기간이 훨씬 더 길잖아. 한국에 들어온 지 두 달도 안 돼 캐스팅 된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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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아무튼 여전히 진행 중 (2)

엄마 껌딱지인 리짱은 유미 씨의 퇴근 시간을 확인하고 제 행보를 결정하는 편.오늘은 때마침 휘안 역시 학원에 바로 가는 날이 아니라니 나란한 하굣길이 되었다.그래서 이렇게 입꼬리를 삐죽이면서도 할 말 다 하는 휘안을 곁에 둘 수가 있었다는 거고.“나는 있지. 이번 주 토요일이 안 왔으면 좋겠어. 글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느 한 사람 때문에 너무 속상한 감정뿐인 거 있지.”“뭐지? 도대체 누가 우리 휘안이를 속상하게 했지? 말해봐. 리짱이 듣고서 바로 혼내줄게.”“걔 있잖아, 걔. 이름 모를 율혜 친구. 걔가 율혜 하루를 통으로 뺏었다며. 율혜랑 가계약을 맺은 나로서는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이야.”판까지 깔아주니 제대로 덤벼드는 아기 토끼.특히나 이 아기 토끼는 여느 아기 토끼와 달리 소유욕이 매우 강한 편에 속한다 하니 그 마음을 달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근데 걔가 율혜한테 박재원을 소개시켜주고, 그 덕분에 율혜가 마현고로 전학을 결정할 수 있었다며. 그래서 막 나쁘다고만은 못하겠어.”“치잇~ 그렇다면 좋은 쪽에 가깝다는 거네. 리짱은 마현고에 전학 와서 너무 기쁜 걸?”말꼬리를 늘이며 자연스레 껴 보이는 팔짱.그럼 얼마 못 가 푹신한 촉감을 느꼈는지 휘안의 귓불은 다른 의미로서 붉게 물들고 입매 역시 차분히 정돈될 수밖에 없었다.“아니, 나도 좋기는 너무 좋지... 그냥 한탄 같은 거였어. 주말 하루 뺏긴 게 아쉬워서.”“맞아. 참고로 이번 주 토요일에 만나는 건 그 친구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만나는 거야. 걔한테 뭐 따로 받을 것도 있고. 그니까 우리 휘안이가 이해 좀 해주면 안 되겠니, 응?”“알았어. 대신 나는 이름 모를 율혜 친구가 엄청 못생겼다고 생각할게. 율혜는 내 얼굴이 좋다고 했으니까. 가서도 나만 생각해, 응?”“좋아. 대신 휘안이도 주말 내내 리짱만 생각해~ 그렇다면 또 다른 평일이 엄청 빨리 와버려서 학교에서 바로 만나게 될 테니까.”주말이 가면 평일이 올 거라는 당연한 논리.하여튼 이렇게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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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아무튼 여전히 진행 중 (3)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호텔 레스토랑.일반 십대라면 감히 엄두도 못 내겠지만 이 여덟 시간 대장정에 있어서는 최적의 장소였다.어차피 오늘의 모든 결제는 이 자리를 만든 주인공 몫으로서 금전적인 부담도 없다 하고.“하이~ 나 오래 기다렸어?”“괜찮아. 우리도 온지 이십 분 밖에 안 됐어. 그나저나 차가 많이 막힌다 말한 거 치고는 전혀 안 늦었는데? 정시보다 십 분만 늦었어.”“응. 우리 매니저 형이 운전을 잘해. 그래서 남들이 잘 모르는 길로 열심히 운전해서… 짠!”이 공간에 들어서면서부터 한 손은 뒷짐 자세를 유지하며 무언가 꽁꽁 숨겨보이던 태도.율혜는 그 뒷짐 자세가 잘도 거슬려서는 제가 부탁한 물건 이외에 또 다른 무언가도 함께 온 것이라 확신했다.근데 아니나 다를까 반전 따위는 없었다지.“우와~ 네 생일인데 내가 꽃다발을 받아? 예상 밖의 이득인걸. 고마워, 래운아. 재이도 향 한 번 맡아봐. 꽃다발 자주 못 볼 거잖아.”꽃다발의 향을 맡아보라는 율혜의 제안에 그 주변에서 한참 떨어진 공기를 음미하는 재이.물론 그 누구도 뭐라 하지는 않았다.재이의 행동이야 다들 그러려니 싶었다니까.“좋네. 향 좋다, 야. 그럼 주문부터 들어간다? 우리 오늘 여덟 시간 채우려면 갈 길이 멀어.”“에이~ 설마 체리한테만 꽃다발을 줬다고 삐진 건 아니지? 재이. 꽃다발이 받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퀵으로 보내줄 테니까.”“글쎄. 꽃다발을 주면 줬지, 받는 쪽에는 영 관심이 없어서. 나 신경 쓰지 말고 둘이서 대화 좀 나누고 있어. 메뉴는 알아서 주문할게.”그저 밥 두 끼 함께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되도록이면 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그런 래운의 뜻을 모를 리 없는 율혜였다.다만 잘 나가는 현직 아이돌로서 말이 나올 법한 만남에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어야 하니 재이가 그 방패막이로서 자리하게 된 거다.“그렇다면 재이의 주문 실력을 믿고 래운이 생일 선물부터 전달할게. 이렇게 아대, 프로틴, 폴라로이드… 아, 여기 수제 초콜릿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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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항상 방심은 금물이야 (1)

저희 셋이 함께한지도 어언 다섯 시간.래운은 정말로 이 멤버 그대로 최소 여덟 시간은 채울 작정인지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숱한 팬 사인회 경력을 살려 오직 한 명만을 대상으로 한 호구조사도 여전했다니까.“그래서 체리는 내일 뭐 한다고? 재이는 이든 형이 집에 와있으니까 가족 다 같이 밥이라도 먹으러 나간다고 했잖아.”“나? 나도 계획이 있지. 하루 종일 집에만 있지는 않아. 내일은 소중한 일요일인걸.”“그래도 어디 하루 종일 나가있는 건 아닐 거잖아. 내 라방 모니터링은 해줄 거지?”“어… 그건 못해줄 확률이 높은데? 대신 일주일 안쪽으로는 확인할게. 어차피 이 세상 모든 방송은 재방송으로도 확인이 가능하잖아.”내일 생일 라이브 방송이 이루어지는 공식 사이트에서 재방송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아도 SNS에서 여러 금손 팬 분들께서 영상 공장을 돌려주시면 바로바로 복습 가능한 환경.하지만 이런 거까지 다 알은체하면 래운이 얘는 경거망동할 테니 리짱은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신입 럭키원으로 신분을 정의한다.“음~ 체리는 뭐가 그렇게 바쁠까. 시험 기간도 다 끝났는데 계속해서 바쁜 거 같아.”“그냥 여러모로 바쁜 거라고 생각해. 내가 뭐 공부만 하는 일반 학생이겠어? 매주 필라테스 가서 체형 바로 잡는 건 물론이고 격주로 헤어 엔젤링, 속눈썹 펌, 피부 관리, 네일 관리까지 할 게 많다는 말이야. 그니까 내 바쁜 일상 말고 래운이 너의 요즘 학교생활이나 말해봐.”“나야 뭐 학교 가면 잠만 자지~ 가서 출석 일수만 채우면 그만이니까. 그리고 늘 말하지만 체리보다 예쁜 친구는 없어. 걱정 안 해도 돼.”무슨 신생아도 아니고 맨날 잠만 잔대.언제는 자기도 제 나이에 맞게끔 교복 입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찡찡거리기 바빴으면서.“래운아. 누가 나보다 예쁜 친구가 있는지 알려 달래. 그거 말고 래운이 너랑 대화가 잘 통하는 새 친구를 사귀었는지 물어본 거잖아.”리짱과의 첫 만남에서 철판 제대로 깔고 전화번호까지 얻어간 대담한 아이는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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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항상 방심은 금물이야 (2)

함께한지 어언 여섯 시간 삼십 분쯤 되던 때에 더는 안 되겠는지 이쯤에서 자리를 정리하는 건 어떻겠냐고 말을 꺼낸 재이.물론 래운은 한 시간만 더 있자고 했다.그래서 저희 셋은 어떻게 됐냐고?리짱을 필두로 한 순조로운 합의 끝에 삼십 분만 더 함께하기로 해서는 어언 일곱 시간 만에 자리를 정리하게 됐지.아무래도 리짱은 어제로부터 바로 다음 날인 오늘, 하루 종일은 아니지만 밖으로 나가봐야 할 일정이 있고 그건 둘도 마찬가지였다니까.래운은 열일곱 번째 생일을 맞아 럭키원을 위한 단독 라이브 방송 스케줄을 해야 했고, 재이는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몰라도 집 밖에서 방송 모니터링을 해주기로 결심했다니 말이다.“정말이지 어제 한 시간이나 일찍 들어간 건 너무나도 잘된 일이었어. 모치모치 콜라겐 팩 할 시간을 확보한 리짱이었으니까. 근데 저런 보상까지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는데...”하얀색 무지티에 핑크색 꽈배기 니트 가디건.그래, 휘안이라면 충분히 소화하고도 남지.근데 말이야.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거야.어떻게 그 흔한 무채색도 아닌 인디핑크색의 일자 슬랙스까지 입고 올 생각을 해?머리도 봐. 어디서 손을 보고 온 게 분명해.손님 이건 고데기예요 하고 말할 법한 솜씨.“어떡하면 좋아. 리짱 부끄러워. 저 모습은 휘안이가 아니라 휘안 오빠가 확실하잖아. 옷도 옷이지만 반깐은 예상도 못했다는 말이야.”평소와는 다른 휘안의 모습에 그새 또 얼음.열 걸음 정도를 남기고 저에게로 오던 발걸음이 멈춘 걸 눈치 챘는지 휘안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얼굴로서 율혜에게 다가섰다.“안녕, 아기~ 이왕 위아래로 싹 훑을 거면 코앞에서 구경하지 그래? 여기 이렇게 우리 율혜만을 위한 꽃다발도 준비돼 있다는데?”“어… 고마워, 휘안아! 꽃도 예쁜데 꽃이 담긴 가방도 너무 예쁜 거 같아. 아마 누가 보더라도 예쁜 꽃다발 선물을 받은 리짱이 확실할 거야.”“헤헤. 그래도 내 눈에는 율혜가 제일 예뻐. 꽃이랑 꽃이 담긴 가방은 율혜보다 한참 다음.”“뭐야... 그
last updateآخر تحديث :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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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항상 방심은 금물이야 (3)

[Lad1an's Log(라디안 로그) @to_Lucky1안녕? 난 더 이상 블루베리 아이스가 아니야. 새 머리는 라방에서 더 보여 줄게요 :) -래운]...착장만 따져 봐도 대작이 느낌이 다가온다.신발은 화이트 스니커즈.하의는 핏이 딱 떨어진 연청색의 데님 팬츠.상의는 오버핏의 민트 그레이 블루종.첫 번째 사진은 어느 담벼락 앞에서 카메라 렌즈를, 아니 럭키원을 무심히 바라보는 래운.두 번째 사진은 첫 번째 사진과 동일한 배경에서 고개만 돌린 채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볼을 콕 하니 찔러 보이는 래운.세 번째 사진은 어느 호숫가 벤치를 등지고 윙크를 하며 폴라로이드를 들고 있는 래운.마지막 네 번째 사진은 어느 가로등 아래 한 손으로 브이를 하고는 제 그림자를 찍은 래운.“아~ 다채롭다, 다채로워. 생일날의 축복이 끊이지를 않아요. 라방 전에도 이렇게 아기 효자야. 이러니 내가 안 좋아하고 배기겠냐고.”육성으로 감탄해도 대수롭지 않은 이유.이곳에서만큼은 당당한 래운 맘.예린은 어제에 이어 오늘 역시 제 본능에 충실한 덕질 라이프를 즐기는 중이었다.“그래. 래운이는 언제나 아기 효자지. 근데 예린아. 네 친구 말이야. 진짜 럭키원인 거 확실해? 간혹 모종의 이유로 위장한 남덕이 출몰한다고 하거든. 쟤 진짜 믿어도 되지?”“그럼~ 최애는 에이든. 차애는 래운이. 쟤 우리 학교 극상위권이야. 그니까 이 소중한 주말에 뭣 하러 거짓말까지 하면서 래운이 생일 카페를 돌겠냐고. 그건 말이 안 되지.”“신기하다. 어떻게 요 근래 확 가까워진 남사친이 럭키원일 수 있지? 팬은 최애랑 닮아간다더니 묘하게 에이든 느낌도 나... 아, 이건 좀 너무 갔나? 어쨌든 잘생겼다는 거야.”곧 있으면 래운의 생일 라이브 방송을 대문짝만한 대형 스크린으로 띄어줄 예정.근데 어째서인지 일부 럭키원들의 시선은 화면이 아닌 카운터 쪽을 향해있었다.‘그래. 내 눈이 이상하지 않았어. 얼핏 봐도 꽤 생겼다는 거잖아. 그렇다고 내가 막 재원이 쟤를 상대로 설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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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서로를 이어주는 꿈 (1)

포토 부스에서 찍은 사진을 한 장씩 잘도 나눠가졌으니 이제는 이렇다 할 명분도 없다.꼿꼿한 기세의 튤립으로 둘러싸인 산책길을 끝까지 거닌다면 이내 하나뿐인 출구가 나올 거고 그 말인즉슨 귀갓길에 서둘러야 할 시간.어렴풋이나마 지금이 소원권을 꺼낼 때라는 걸 직감한 율혜는 침을 꿀꺽 하고 삼켜나갔다.그렇게 결의에 찬 눈빛으로 제 옆의 휘안을 붙잡아볼까 하는데 휘안의 입에서 그새 마무리 멘트 격인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율혜야. 난 오늘 되게 즐거웠어. 율혜한테도 그런 하루로 남았으면 좋겠는데 괜찮았을까?”“어… 나도 너무 즐거웠어. 가족 말고 친구랑 같이 서울을 벗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 휘안이 덕분에 이렇게 예쁜 장소도 알게 됐고.”“음... 즐거웠다니 다행이다. 사실은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던 것도 맞는데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더라고. 이 이상 더 늦어지면 우리 둘 다 불안해할 거 아니까.”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하고 애매한 관계.아무리 사이가 좋은 같은 반 짝꿍이라고는 해도 이성 친구들끼리 하루가 멀다 하고 마주 보고 꺄르르 웃는 게 흔한 장면은 아니었다.게다가 지금은 이렇게 손깍지까지 꼈다는데.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게 있고 저희 둘을 둘러싼 한 겹의 막 정도는 눈 깜빡할 사이 허물어질 거라는 확신, 때는 지금이었다.“율혜 말대로 나는 예쁜 여자를 좋아해. 근데 이상형이니 뭐니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야. 애초에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았어. 난 그냥 막연했던 거야. 그러다 율혜를 만나게 됐고.”“뭐야... 갑자기 말을 잘하는 휘안이잖아...”“헤헤. 그러게. 거짓말은 아닌데 간절하면 말이 막 나오는 타입인가 봐. 율혜가 좋아서.”넉살 가득한 변명에 바람마저 작게 살랑이니 순간 얼었던 분위기도 흐물흐물 녹아버린다.“잘해줄게. 율혜가 한국에 남아야 할 이유가 내가 될 수 있게끔. 나 혼자 두고는 못 떠나게. 내가, 율혜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거야.”강단 있는 눈빛에서 느껴지는 확연한 의지.“솔직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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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서로를 이어주는 꿈 (2)

“응. 나도 속상한 율혜는 정답이 아니야. 율혜가 나한테 여러 정체를 숨겨왔다 해도 상관없어. 율혜가 좋아. 내 마음은 쭉 하나야.”수없이 여려서 미움 받는 방법도 모를 텐데 미워한다는 가정은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율혜야. 율혜도 내 마음을 받아줬으니까 우리 노선은 확실해. 아기 토끼처럼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 어때? 이러면 둘 다 정답일까?”“그렇다면… 그렇다면 핑퐁이야! 우리 둘 다 행복할 목적이니까. 리짱도 노선은 하나라고.”이제야 제 말이 와 닿았는지 망설이는 기색 하나 없이 앵초 같이 맑은 웃음을 되찾은 율혜.그렇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득히 느껴지던 연인으로서의 디데이는 누군가의 생일날에서야 바로 정립되었다는 후문이다.***지율혜. 네가 뭔데 그렇게 잘난 체야?내 이 거슬리는 표정은 하나도 안 보이니?꼴사나운 지율혜와 그 주변 시녀 무리들.언제는 내가 쓰는 화장품 하나, 옷 하나 알고 싶어서 떼거지로 들러붙더니 요즘에는 지율혜?내가 좋은 작품 만나서 데뷔만 해봐.너희는 뭣도 아닌 일반인 나부랭이들이니까.“하... 도대체 우리 담임은 왜 그럴까? 왜 굳이 이 시간에 자리 배정 표를 갖고 와서는 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드냐는 말이야.”“내가 말했잖아. 오늘 우리 반 자리 바꿀 예정이라고. 너한테는 메신저로도 귀띔했고.”“이도준. 내 말은 왜 하필 지금 이 시간부터 나를 거슬리게 하냐는 거야. 자리 배정 표 저게 뭐라고 애들이 아까보다도 더 시끄러워졌잖아.”“원래 점심시간은 시끄러워. 성소연 너도 거기에 한 몫 했었고. 벌써 다 까먹었어?”오늘 당장 마지막 수업 종이 울림과 동시에 새 자리로 이동할 것을 지시한 김미영 선생님.반 아이들의 아우성에도 아랑곳 않던 그녀는 제 할 말만을 마치고 교무실로 바로 돌아섰다.그러니 남은 원망은 한 사람에게로만 향했지.“그래서 뭐 어쩌라고. 요즘은 아니잖아. 내가 시끄러워? 저기 지율혜한테 들러붙어서 콩고물 하나 떨어지기를 바라는 애들이 시끄럽지.”“그러게. 그래서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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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서로를 이어주는 꿈 (3)

“성소연. 그러는 너도 순수한 의도로 판을 짰던 건 아니잖아. 애초에 네가 밀어붙이지만 않았어도 그 잘난 배경 안 드러났을지도 몰라. 넌 지율혜가 모자란 애라고만 했잖아. 근데 이제 와서 모자라지도 않은 지율혜 탓을 해?”“그거야... 애가 머리가 모자라서 부모가 비싼 옷, 비싼 가방, 비싼 신발, 비싼 액세서리 같은 걸로 과보호 하는 부류인 줄 알았지. 내 상상을 뛰어넘는 잘사는 집 애인 줄은 몰랐다고.”과연 하고 다니는 것만 비싸 보였을까.제 아무리 희망회로를 돌리고 싶었다고는 해도 그것도 주변 상황 봐가며 돌렸어야지.휘안이네 옆집에 지율혜네 어머님께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고 일러줬는데도 이제 와서 되도 않는 변명을 지껄이는 것 봐라.“그래. 부모 재력으로 너한테 함부로 구는 애들은 못된 애가 맞아. 근데 그렇게 잘난 애가 네 온갖 타박에도 못되게 굴지를 않았다니까?”“…그럼 난 어떡해? 그냥 이대로 뒷전으로만 밀려나라고? 이도준 너라면 그럴 수 있겠어?”“성소연. 넌 좋은 애야. 그걸 꼭 기억해 둬.”“갑자기? 왜 또 다른 쪽으로 발뺌하는데?”“왜겠어. 이 이상 나쁜 쪽으로 머리 굴리지 말라고 그러지. 너도 너지만 네 주변 사람들도 그만큼 괴로워할 거 잘 알고 있잖아.”지금도 괜히 제 발이 저려서는 이모, 이모 하던 휘안이네 어머님께 연락도 못 드리면서.이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짝사랑이냐고.그 언젠가 제 앞에서는 국제 학교 연간 학비를 검색하며 헉 소리 내던 푼수가 말이다.***첫날이야 한껏 얼얼한 기분에 휩싸여서는 헤벌쭉하니 바라보다, 쓰다듬다, 구경하기.[아니, 이 누추한 곳에 웬 귀한 물건이!][세상 사람들, 이게 바로 덕메의 힘이에요!][그래서 제 기적 같은 덕메를 소개하자면!]솔직히 SNS에 냅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렇다고 제 사람들을 위기에 빠트리는 바보 같은 짓을 일삼을 수는 없었다.‘그래. 내 판단이 많은 이들을 구한 거야. 어디 생각 없이 떠벌리고 다녔어봐. 끔찍하다, 끔찍해.
last updateآخر تحديث :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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