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킬러 문항 해설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지만 쉬는 시간까지 학원 건물 안에만 갇혀있기에는 제 명에 못 살 거 같았다.그렇게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라도 할 생각이었는데 우연치 않게 마주한 한 사람.다른 건물, 다른 학원, 다른 과목에 수업 시간표가 같은 확률이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도 만나면 바로 알은체부터 들어가는 사이였다.“하... 주말다운 주말이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안 나. 차라리 내일 당장이라도 시험을 보는 게 낫겠어. 어떻게 일요일까지 이럴 일이냐고.”“그러게. 난 그래서 일부러라도 주변을 막 둘러봐. 사람들 옷차림 보고 정신 승리하게.”“옷차림? 그런 걸로 어떻게 정신 승리를 해?”“봐봐. 우리 둘만 해도 교복이 아니잖아. 그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아? 적어도 이곳이 학교는 아니라는 뜻이니까. 자유롭잖아.”정신 승리라 해서 어디 대단한 비법이라도 숨겨두고 있는 줄 알았는데 듣고 보니 긍정의 힘 전파 그런 쪽에 가까운 발언이었다.하긴. 저희 모두 같은 처지인데 저 혼자만 일방적으로 툴툴거린다고 뭐가 해결될까.나나 쟤나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인데.“아, 자유... 그러네. 너 참 긍정적이다. 이참에 편의점에 문제집 안 들고 나온 것도 자유롭다고 하지 그래? 우리 지금 빈손이거든.”“음~ 전혀 공감이 안 되는 조언이었구나. 그럼 어디 한 번 막나가 봐. 아무 생각 없이 바닥을 찍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하더라고.”단정하게 생겨서는 종종 날티 나는 말을 내뱉고는 하는데 그게 또 괜찮게 먹히는 애.예린이 바라보는 재원은 그런 이미지였다.그러다가도 제 주변 애들은 끔찍하게도 챙기는 바른 성품은 숨기지 못하는 거 같고.“그러다 누가 또 뭐라고 하면 그때는 내 이름 갖다 팔아먹어. 재원이 말 듣고 멋대로 살기로 결심했다고. 내 이름 적은 차용증이라도 줄게.”“이야, 너 방금 건 진짜 대책 없었다. 인정! 너도 시험 기간에는 나사 하나 빼고 다니는 애였어. 그래도 조심해. 이 흉흉한 세상에 이름 함부로 빌려주겠다, 그런 말은 집어넣고.”
آخر تحديث : 2026-07-13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