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전자 본사 25층. 결혼식을 단 하루 앞둔 금요일 오후, 전략기획실 주변은 하루 종일 붕 뜬 공기로 가득했다.“상무님, 아니, 지안 상무님! 내일 진짜 세상에서 제일 예쁘실 거예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신혼여행 다녀오시면 저희 부서 회식 한 번 쏴주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결재판을 들고 들어온 팀장들부터 복도에서 마주치는 직원들까지, 마주치는 사람마다 지안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이제 회사 내에서 그녀를 ‘공서린’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대국민 폭로 영상과 이어지는 재판을 통해 그녀의 진짜 이름과 그간의 사연이 세상에 낱낱이 밝혀진 이후, 직원들은 진심 어린 존경과 애정을 담아 그녀를 ‘공지안 상무’라 불렀다.“감사합니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제가 크게 한턱낼 테니까 기대하세요.”지안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피하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퇴근을 앞두고 짐을 정리하던 지안의 시선이 책상 위 달력에 머물렀다.빨간색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진 내일의 날짜. 마침내, 수혁과 완전한 가족을 이루는 날이었다.지안은 조용히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간 기적 같은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불과 며칠 전,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는 공대현 대통령의 퇴임식이 열렸다.‘공지안’이라는 이름을 되찾은 지 3개월 하고도 이틀이 지난 날이었다.공대현 대통령의 퇴임식은 온 국민들의 따뜻한 응원과 아쉬움속에 치러졌다.— 그동안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리고 한 가정의 평범한 아버지로 돌아가려 합니다.단상 위에서 마지막 연설을 마친 아버지는, 온화하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옅게 웃었다.재임 기간 내내 굵직한 개혁을 이뤄냈고, 특히 임기 막바지에 터진 전대미문의 ‘국가 기술 유출 게이트’를 성역 없이 단죄하며 썩은 환부를 도려낸 결단력 덕분에 국민들의 지지율은 퇴임하는 순간까지도 압도적이었다.온 국민이 공대현
Last Updated : 2026-09-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