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실 문이 열렸다.문턱을 넘는 순간, 공기가 단번에 바뀌었다.창문은 블라인드로 완전히 가려져 있었고, 외부의 빛과 소음은 철저히 차단되어 있었다.그 안으로, 수혁이 들어섰다.손에는 묵직한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고, 그의 뒤를 민우가 따라 들어왔다.“어서 오게.”김 지검장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맞았다.“예, 지검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청해 법무법인 정민우 변호사입니다.”두 사람은 차례로 악수를 청했다.김 지검장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맞잡았고, 곧바로 소파 쪽으로 그들을 안내했다.“자, 앉으시죠.”세 사람이 자리에 앉자마자, 방 안의 공기는 다시 한 번 조용히 가라앉았다.잠깐의 정적.김 지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럼 들어볼까요.”“과연 공개수배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인지.”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수혁이 들고 있던 가방을 조용히 열었다.그리고 안에 들어 있던 서류 뭉치를 꺼내, 탁자 위에 단단히 내려놓았다.툭.가벼운 소리였지만, 방 안의 공기를 가르는 듯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수혁이 입을 열었다.“이 사건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수혁이 고개를 들고 김 지검장의 눈을 마주 보았다.“한도전자의 반도체 핵심 기술이 정치권과 결탁해 해외로 유출됐습니다.”서류를 넘기는 소리만이 방 안을 채웠다.민우가 그 옆에서 자료를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베트남 현지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자금이 세탁됐습니다.이건 그 장부 원본입니다.”또 다른 파일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그리고 이건… 전임 법인장의 유품에서 나온 녹음 파일입니다.강민재 의원의 육성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김 지검장의 눈빛이 서서히 굳어졌다.기술 유출 경로, 자금 흐름, 정치권 개입 정황,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국가적 손실 규모까지.수혁이 기술적인 부분을 짚으면,민우가 그것이 국가 차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냉정하게 덧붙였다.두 시간이 지나도록 그 누구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Zuletzt aktualisiert : 2026-09-15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