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무거운 정적이 감도는 방 안에는 긴장한 표정의 이영호 정무수석과 최현섭 비서실장, 그리고 미동조차 없는 경호실장이 공대현 대통령 앞에 서 있었다.공대현은 책상 위에 두 손을 깍지 낀 채, 붉게 충혈된 눈으로 세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그리고, 그의 입에서 숨겨진 이름이 흘러나왔다.“내 딸, 지안이가 살아 있소.”순간, 이영호 수석과 최 실장의 숨이 동시에 멎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 부딪혔다가, 다시 대통령에게 꽂혔다.“대, 대통령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5년 전, 온 국민이 애도했던 그 끔찍한 사고.시신조차 찾지 못한 채, 영원히 가슴에 묻었던 이름이었다.‘지안이 살아 있다니’정무수석 이영호는 그날의 일이 떠올라 떨리는 손을 주먹으로 쥐었다.“현재 한도전자 상무, 공서린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소.”공대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하지만 그 안에는 눌러 담은 분노와 회한이 고스란히 묻어났다.그 짧은 한 문장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아픔이 담겨 있는지, 이영호 수석은 알고 있었다.한 사람이 다른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건 그 한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일이었으니까.공대현의 시선이 흔들림 없이 두 사람을 향했다.그리고 그간의 일을 짧고 명료하게 전했다.국가 핵심 기술 유출.그것을 덮기 위한 살인 미수와 납치 행각.그리고 그 중심에 선 현역 국회의원 강민재.말이 끝나자—아무도 바로 입을 열지 못했다.이영호 수석은 눈을 감았다 떴다.손끝이 떨려서 주먹을 쥐었는데도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다시 폈다 쥐었다.최 실장이 깨문 입술은 바르르 떨렸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못했다.“경호실장.”“예, 대통령님.”놀라운 내색 하나 없이 서 있던 경호실장이 즉시 대답했다.“한 시간 뒤, 극비리에 서울 대형 병원 VIP 병동으로 이동할 거요. 준비하시오.”“알겠습니다. 동선 확보하겠습니다.”경호실장은 더 묻지 않았다.고개를 숙인 뒤, 곧바로 집무실을 나섰다.문이 닫히는 순간—방 안의 공
Zuletzt aktualisiert : 2026-09-19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