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죽은 남편의 아버지가 프러포즈를 해왔다: Capítulo 111 - Capítulo 114

114 Capítulos

111화

은진은 장부에 적힌 도창수의 이름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도창수 자신의 숨통까지 함께 끊어놓을 수 있는 치부를 내어준 것이다.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어서라도 제국을 보존하고, 아이에게 온전한 제국을 물려주겠다는 노인의 마지막 발악이자 처절한 인정이었다.은진은 서류를 덮어 품에 넣은 뒤, 한준에게 안겨 있던 아이를 조심스럽게 건네받았다.그리고 천천히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그녀는 하얀 겉싸개에 싸인 갓난아이를 도창수의 마비된 상체 옆에 살며시 뉘어주었다.조그만 온기가 노인의 굳어버린 살결에 닿았다.도창수의 흐릿한 눈동자가 곁에 누운 아이의 작고 붉은 얼굴을 향했다.산소마스크 너머로 헐떡이던 노인의 숨이 가늘게 떨려왔다.마비된 볼을 타고 메마른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평생을 피비린내 나는 탐욕 속에 살며 친아들까지 죽음으로 내몰았던 잔혹한 독재자의 마지막 구원이었다.도창수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지켜보던 은진이 조용하게 말했다.“한준 씨, 지금 바로 자금을 집행해요.”은진의 나직한 명령에 서한준이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방 밖으로 소리 없이 빠져 나갔다.오후 2시 55분.서한준은 저택 1층 서재에서 노트북을 열고 본사 재무 라인 및 한강은행 자금결제 본부장과 긴급 핫라인을 연결했다.도창수가 넘긴 장부 속에는 도상만과 친인척 이사들의 비자금 차명 계좌뿐만 아니라, 도창수 본인의 비상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 접근 코드와 지급 보증 승인 권한이 온전히 들어 있었다.“도창수 회장님의 실명 지급 보증서 및 긴급 유동성 자금 이체 확인서 발송했습니다. 즉시 흑룡물산 당좌 계좌로 입금 처리하고 결제 승인하세요.”전산망을 통해 수백억 원의 자금이 한강은행 결제 시스템으로 꽂혀 들어갔다.[흑룡물산 발행 300억 기업어음 결제 정상 완료.]모니터에 뜬 녹색 승인 문구를 확인한 서한준의 입술에서 길고 뜨거운 숨이 터져 나왔다.마감 시한을 불과 몇 분 정도 남겨둔 시점이었다.은진은 천천히 도창수 곁으로 다가갔다.은진을 바라보는 도창수의 눈빛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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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대회의실의 문이 닫히고, 아수라장이었던 공간에 정적이 내려앉았다.상석에 앉은 은진은 미동도 없이 텅 빈 테이블을 응시했다.그녀의 곁에 다가선 서한준이 조용히 휴대폰을 내밀었다.성북동 저택의 주치의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수화기 너머로 떨리는 의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사모님… 회장님께서 방금 숨을 거두셨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뇌출혈 합병증에 따른 급성 심정지입니다.”의사의 입에서 나온 사망 선언은 자연사였다.은진의 속눈썹 하나 떨리지 않았다.산소호흡기를 떼어내던 순간,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도창수의 마지막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장례는 그룹장으로 준비하되,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세요. 조문객은 제한하고 언론 노출은 통제해요.”“알겠습니다, 회장님.”통화를 마친 은진이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흑룡그룹의 창립자이자 지배자였던 도창수의 인생이 그렇게 막을 내렸다.오후 4시 30분.도창수의 부고와 함께 도상만 일가의 비자금 장부 원본이 검찰과 금융당국에 전달되었다는 소식이 증권가에 번졌다.공포의 방향이 바뀌는 데는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흑룡의 자금줄을 틀어막던 한강은행장이 사색이 되어 직통 전화를 걸어왔다.장부에 적힌 자신의 뇌물 수수 내역이 공개될까 두려움에 질린 목소리였다.“서 총괄님! 한강은행의 여신 회수 조치는 전산 시스템 오류로 인한 오발송이었습니다. 흑룡물산의 기존 여신 만기는 전액 1년 연장하고, 필요하시다면 1천억 규모의 신규 라인도 오늘 중으로 열어드리겠습니다!”시중은행들과 국책은행의 닫혔던 금고 문이 일제히 열렸다.도창수가 쥐고 있던 정재계 카르텔의 인맥이 고스란히 은진의 손으로 넘어오게 되었다.체포된 도상만과 친인척 이사들의 지분은 횡령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으로 전액 가압류되었고, 채권 실행을 통해 은진과 아이의 명의로 강제 귀속되는 절차가 시작되었다.거칠 것 없는 완벽한 숙청이었다.일주일 뒤, 흑룡그룹 본사 강당.도창수의 영결식이 끝난 직후 소집된 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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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도창수의 간소한 영결식이 끝나고, 흑룡그룹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갔다.그가 넘긴 비밀 장부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장부 속에 낱낱이 기록된 도상만과 그 일의 비리는 추악한 복마전 그 자체였다.경찰 관련 부서와 금융감독원은 지체 없이 칼을 빼 들었다.횡령 및 배임, 조세 포탈 혐의가 적용되며 도상만을 필두로 비리에 가담한 친인척 이사 전원에게 구속영장이 떨어졌다.그들이 불법으로 빼돌린 은닉 자산과 차명 주식은 법원의 추징보전 명령으로 전액 동결되었다.수십 년간 흑룡의 피를 빨아먹던 족벌 카르텔이 하루아침에 통째로 쓸려 나갔다.썩은 환부를 도려낸 은진은 서한준과 상의하며 새롭게 인사 원칙을 세우고 인재를 등용했다.은진이 내건 인사의 기준은 단 하나, 오직 철저한 ‘능력’이었다.피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요직을 꿰차고 앉아 거들먹거리던 낙하산들은 모조리 쳐내고, 그 빈자리는 가문이나 연줄 대신 실무에 능통한 젊은 피들로 채워졌다.경험이 많은 외부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고, 사내 정파 싸움에 밀려 한직을 맴돌던 실력파 부장급 인사들을 파격적으로 등기이사에 전진 배치했다.파벌과 혈연으로 곪아 터졌던 조직에 철저한 실력주의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오랜 전쟁 끝에 찾은 평화처럼 그룹 내 직원들은 들뜨기 시작했고, 조금씩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은진은 성과에 걸맞은 보수를 약속했다.그녀는 직원들의 일방적인 헌신을 강요하지 않았다.대신 성과에 따른 진급과 보너스를 이전보다 월등하게 높이며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어갔다.그렇게 은진의 일상은 처음으로 평온이라는 단어를 품는 듯했다.그러나 그 평온은 잔인할 정도로 짧았다.퇴근하고 돌아온 은진에게 유모가 다가와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은진이 아이를 보러 갔을 땐 방글 웃으며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하지만 늦은 밤부터 아기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하얗게 질린 유모의 비명에 은진이 침실로 달려갔을 때, 요람 속의 아이는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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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화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아이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붉은 경고등과 함께 곤두박질치고 있었다.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아기의 입술을 내려다보는 은진의 눈동자가 하얗게 질려갔다.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도상만은 인간이 아닙니다. 저자를 찾아가는 건 지옥으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서한준이 앞을 막아서며 필사적으로 만류했다."다른 방법이 있을 겁니다. 도상만을 찾아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에요!"그러나 은진의 시선은 이미 초점을 잃은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아이가… 죽어가고 있어, 한준 씨.”피 묻은 왕좌도, 흑룡의 군주라는 이름도 차갑게 식어가는 아기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은진은 한준의 손을 뿌리쳤다.수행비서도, 경호팀도 전부 떼어놓은 채, 그녀는 홀로 운전대를 잡았다.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도 모르게 구치소에 도착했다.면회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겨우 들어간 구치소의 면회실.차가운 철문이 열리며 도상만이 모습을 드러냈다.가슴팍에 붉은 명찰을 단 수의 차림의 그는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하지만 그의 두 눈만큼은 여전히 뱀처럼 번뜩이고 있었다.유리창 너머에 앉아 있는 은진을 본 도상만의 시선이 집요하게 그녀를 훑었다.제국을 차지하고 생기 있어야 할 얼굴에 핏기 하나 없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서 미세하게 덜덜 떨리고 있는 은진의 가느다란 손가락.도상만의 입가에 뭔가 있군 하는 비열한 미소가 살짝 스쳤다.“천하의 하은진 회장께서 이 누추한 곳까지 혼자 어쩐 일이실까?”은진은 떨리는 손을 움켜쥐며 입술을 달싹였다.그리고 뼈를 깎는 굴욕을 삼키며 낮게 읊조렸다.“…아이에게 당신 골수가 필요해요. 도창수 가문의 선천성 희귀 질환이에요. 당신 피가 아니면… 아이가 죽어요!”투명한 칸막이 사이로 정적이 흘렀다.상황을 파악한 도상만의 눈이 번뜩이더니, 이내 면회실 천장이 떠나갈 듯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푸하하하하! 으하하하하!”도상만은 배를 잡고 헐떡이며 미친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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