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은 남편의 아버지가 프러포즈를 해왔다: Chapter 71 - Chapter 80

114 Chapters

71화

한남동의 한적한 언덕길에 자리 잡은 프라이빗 다이닝.간판조차 없는 가게의 철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서자, 서울 도심의 야경과 한강의 물줄기가 통유리창 너머로 아득하게 펼쳐졌다.조도를 최대한 낮춘 실내에는 은은한 간접 조명만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시선과 소음이 철저히 차단된 완벽한 밀실이었다.원목 테이블 상석에는 서한준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낮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느낌의 수트 대신 캐쥬얼한 셔츠에 소매를 걷어 올린 차림이었다.평소 운동으로 단련되어 헐렁한 셔츠 위로 넓고 탄탄한 가슴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걷어붙인 팔뚝 위로 드러난 굵은 힘줄이 낮의 단정한 변호사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사내 특유의 남성미를 풍겼다.또각, 또각.하이힐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은진이 걸어 들어왔다.서한준의 시선이 천천히 은진에게 닿았다.낮의 답답했던 블랙 칼정장 재킷을 벗고, 은은한 광택이 도는 실크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이었다.단추가 살짝 풀린 네크라인 아래로 드러난 매끄러운 쇄골과 봉긋하게 솟은 가슴 라인이, 차분하면서도 숨이 멎을 듯한 관능을 뿜어내고 있었다.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는 몸의 곡선을 따라 타이트하게 붙어, 은근하면서도 도발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서한준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의자를 직접 빼주었다.“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부사장님.”“장소가 제법 은밀하네요, 서 대표님.”은진이 의자에 앉으며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다.맞닿을 듯 스쳐 지나간 찰나, 사내에게서 은은하게 풍겨 나온 시원한 향과 남성적인 체취가 은진의 감각을 살며시 자극했다.서한준이 맞은편에 앉으며 글라스에 싱글몰트 위스키를 따랐다.잔에서 피어오른 묵직한 피트 향이 은은하게 공간을 채웠다.“술은 뭘로 하시겠습니까?”“오늘은 좀 피곤해서요. 가벼운 걸로 부탁해요.”서한준의 안경 너머 짙은 눈동자가 은진의 창백하면서도 붉은 입술을 가만히 응시했다.은진은 사내의 속마음을 떠보기 위해 일부러 선택지가 다양한 주문을 했다. 그가 고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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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닿을 듯 말 듯 머뭇거리던 서한준의 손가락이 마침내 은진의 차가운 손등을 가만히 덮어 눌렀다.순간, 은진의 숨이 턱 끝에서 멎었다.피부로 스며드는 온기는 뜨겁고 강렬했다.그동안 도창수에게서 느껴왔던 끈적거리고 노골적인 억압의 열기와는 전혀 달랐다.자신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단단하게 단련된 젊은 사내의 정제된 체온.은진은 손을 빼내려 손가락을 미세하게 움츠렸다.하지만 서한준은 힘을 주어 억누르지 않으면서도, 결코 그녀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손바닥 전체로 은진의 손을 감싸 쥐었다.“서 대표님.”은진이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사내를 올려다보았다.“우린 어디까지나 비즈니스 파트너예요. 지금 이러시는 건… 선을 넘는 겁니다.”은진은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요동을 억누르며 차갑게 쏘아붙였다.회사의 사활을 걸고 적진의 수장과 담판을 짓던 부사장의 목소리를 흉내 내보려 했지만, 끝자락이 미세하게 갈라져 나가는 것까지는 완벽히 막지 못했다.“알고 있습니다.”서한준은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며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안경을 벗어 던진 사내의 짙고 단단한 눈동자가 은진의 잘게 흔들리는 동공을 집요할 정도로 깊숙이 파고들었다.마치 그녀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겹겹이 둘러쳐 두었던 두꺼운 방어막을 한 꺼풀씩 벗겨내듯, 날카로우면서도 뜨거운 시선이었다.“그런데 부사장님. 왜 손을 빼지 않으시죠?”사내의 나지막한 음성이 은진의 귓가에 꽂혔다.순간 은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머리는 당장이라도 저 불손하고 위험한 손을 매몰차게 쳐내야 한다고 명령하고 있었다.의심하고, 경계하고, 단 1밀리미터의 빈틈도 허용해서는 안 되는 냉혹한 적이었다.하지만 손가락 끝은 그녀의 이성을 배반하듯 서한준의 넓은 손바닥 아래 얌전히 갇혀 있었다.살갗을 타고 번져오는 단단하고 정갈한 체온.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어 홀로 버텨온 은진의 굳어버린 감각 위로, 사내에게서 전해지는 온기가 낯설고도 치명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스스로도 제 몸의 솔직하고 나약한 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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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서한준의 뜨거운 숨결이 은진의 목덜미와 쇄골을 거침없이 헤집고 들어왔다.사내의 긴 손가락이 헐거워진 실크 블라우스 밑단을 파고들어 매끄러운 허리선을 부드럽게 감싸 쥔 바로 그 순간이었다.살갗을 타고 전해지는 농밀한 열기에 취해가던 은진의 뇌리 속에서, 경고등이 깜빡였다. ‘안 돼….’이대로 사내의 페이스에 완전히 말려들어 몸을 허락한다면, 자신이 감추고 있는 비밀이 드러날지도 모른다.서한준에 대해 온전하게 신뢰하기엔 아직 이르다. 시아버지 도창수로부터 흑룡그룹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져오기 위해 품은 뱃속의 아기. “하아… 읏, 멈춰요…!”은진은 이를 악물고 서한준의 가슴팍을 간신히 밀어냈다.순간 서한준의 상체가 뒤로 물러났다.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은진은 소파에서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흐트러진 블라우스 앞섶을 재빠른 손길로 여미며, 출입문쪽으로 도망치듯 서너 걸음을 물러섰다.가쁜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어깨가 크게 들썩였다.“…오늘은 이만 가야할 것 같아요.”은진은 시선을 내리깐 채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백을 집어 들려 했다.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위태롭고 다급한 몸짓이었다.그러나 서한준은 그녀를 그대로 보낼 생각이 없었다.사내의 발소리가 성큼 다가오더니, 은진의 손목을 단숨에 낚아챘다.아프지 않을 만큼, 하지만 결코 뿌리칠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이 느껴졌다.은진은 서한준에게 손목을 잡힌채 두려움에 사로잡힌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은진 부사장님.”서한준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은진의 귀를 울렸다. 미성의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안경을 벗은 사내의 깊은 눈동자에는 조금 전의 짙은 욕망 대신, 다른 것이 서려 있었다.“왜 갑자기 도망치려고 하는겁니까? 방금전까지는... 제가 착각한 건가요?”“선을 넘지 않으려는 것뿐이에요.”“거짓말.”서한준은 은진을 출입문에서 떨어뜨려 창가 쪽으로 천천히 몰아붙였다.은진이 도심의 야경이 내려다 보이는 창문을 등지고 섰다. “당신은 지금… 내게 무언가를 들킬까 봐 두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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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은진의 떨리는 손등을 감싸 쥔 서한준의 손아귀에 조금 더 깊은 힘이 실렸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서로의 지독한 고립과 상처를 확인한 순간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그것은 서로를 향한 단순한 동정을 넘어선 동류를 향한 본능적인 이끌림이었다.은진은 자신의 내면을 알아봐 준 서한준이 고마웠다. 서한준 역시 그런 은진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강한 소유욕이 차올랐다. “한준 씨….”은진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나직한 부름에, 서한준의 눈동자가 깊게 일렁였다.사내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서한준의 손이 은진의 목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그리고 천천히,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은진의 젖은 입술을 집어삼켰다.“하읍..."조금 전의 거칠고 탐색적이던 입맞춤과는 결이 달랐다.깊고, 농밀하며, 온몸의 신경을 아릿하게 저려오게 만드는 뜨거운 숨결이 은진의 입안을 가득 채웠다.은진의 혀끝에 사내의 입속에 남아 있던 위스키 맛이 느껴졌다. 또 숨을 쉴 때마다 한준에게서 풍겨나오는 시원한 향기가 기분을 들뜨게 만들어 주었다. 은진은 서한준의 허리를 두 팔로 끌어안으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서한준은 은진을 안아 들어 소파 위로 조심스럽게 눕혔다.서한준의 손길은 은진의 몸을 배려하듯 지극히 섬세했다.헐거워진 블라우스와 란제리를 걷어내고, 여전히 미열을 품고 있는 은진의 아랫배 위에 그의 손바닥이 내려앉았다.“읏….”살갗에 닿아오는 사내의 온기에 은진의 허리가 미세하게 떨렸다.서한준은 은진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그녀의 하복부 위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사내의 뜨거운 입술이 아랫배의 여린 살결에 부드럽게 닿았다.그의 입맞춤에는 은진을 향한 존중과 배려가 실려 있었다. 평생 누구에게도 온전하게 보호받아 본 적 없던 은진의 가슴 안쪽에서 뜨거운 전율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하아… 한준 씨… 읏.”아랫배에 머물던 서한준의 입술이 점점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임신 초기, 호르몬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붓고 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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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서한준의 움직임이 점점 거칠고 빨라졌다. 처음 은진을 배려했던 나긋한 움직임이 사라지고, 짐승 같은 본능적 움직임만 남았다. 그의 거친 숨소리가 은진의 귓가를 자극하고, 아랫배에 뜨거운 혈류를 모아들게 했다. 질척이는 소리와 사방으로 튀는 체액들.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신경 쓰기보다 발끝에서부터 차오르는 환희와 쾌감에 더 집중했다. 그 순간만큼은 오직 자기 자신밖에 없었다. 누구도 배려하지 않은 채 온몸을 지배하는 쾌락에만 집중하는 순간. 결국 서한준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들짐승이 교미하듯 맹렬하게 움직이던 그의 허리가 우뚝 멈췄다. 그리고 마지막 힘을 다해 허리를 밀어 넣으며, 페니스를 깊이 박아 넣은 채 전신을 파르르 떨었다. 한준으로서도 생전 처음 겪어보는 압도적인 오르가즘이었다. 은진 역시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준이 자궁 입구에 뜨거운 정액을 쏟아내자,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온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골반에서 시작된 떨림은 허리와 가슴을 타고 머리까지 이어졌다.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했고, 온 몸이 전류에 감전된 듯한 감각이었다. 어쩌면 무중력 공간에서 유영하는 아득한 느낌 속에서 서한준의 몸이 빠져 나갔다.그 순간 은진의 질 내벽이 다시 한 번 강하게 수축했다. 덕분에 멈출 것 같았던 오르가즘이 다시 한 번 거세게 밀려왔다. 은진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몸을 돌려 서한준을 바라보았다. 땀에 젖어 빛이 나는 단단한 상체 아래, 꼿꼿하게 곧추선 그의 페니스는 여전히 경직된 상태였다. 체액으로 하얗게 젖어 있는 그의 페니스를 은진은 천천히 다가가 입으로 삼켰다. 잔뜩 예민해진 귀두 위로 은진의 혀가 닿자 서한준이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으, 으윽!"하지만 비명 소리와는 다르게 멈추지 말라는 듯 그의 손이 은진의 머리를 강하게 끌어 당겼다. 목구멍까지 걸리는 그의 기다란 페니스를 은진은 헛구역질 한 번 하지 않고 받아냈다. 아니 오히려 그의 페니스에 묻은 체액까지 빨아 삼키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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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서한준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그의 몸이 은진의 엉덩이 사이를 거칠고 힘 있게 파고들자, 은진 역시 양팔을 그의 허벅지에 대고 간신히 버텨낼 뿐이었다.하지만 체위가 주는 야릇한 느낌과 함께 생경한 자극 때문에 은진은 금방이라도 절정에 도달할 것만 같았다.한준의 몸짓에 맞춰 은진 역시 하체를 움직였다.둘이 리듬을 맞춰 움직이자 쾌감이 배가 되었다.그때 서한준의 눈에 은진의 근육들이 미세하게 수축하는 것이 보였다.그리고는 곧이어 은진의 신음과 함께 상체가 앞으로 푹 고꾸라졌다.서한준이 상체를 세우고 다시 은진을 눕혀 자세를 바로잡았다.은진을 반듯하게 눕힌 뒤 위로 겹쳐 오르는 자세였다.그녀의 두 다리를 어깨에 걸쳐 올리자 은진의 엉덩이가 공중에 떴다.한준 역시 다리를 펴서 공중에 뜬 은진의 하체에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어떤 체위보다 강한 압력으로 파고드는 한준의 힘으로 인해 은진은 온몸이 저려오는 듯했다.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전신에 땀이 배어들었다.서한준은 밀어 넣기만 하는 게 아니라 허리를 둥글게 돌려 귀두로 자궁 입구를 자극하기도 했다.은진은 정신이 아득해져 영혼마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이렇게 강하게 해도 아기에게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이성을 마비시키는 쾌락으로 인해 그런 생각은 곧 사라졌다.온몸의 저릿한 감각이 사라지고 갑자기 큰 파도가 몰려오는 느낌이 전신을 강타했다.그리고는 전기에 감전된 듯 통제 불가능한 떨림이 온몸을 휩쓸었다.지독하리만치 거대한 절정이었다.곧이어 서한준이 동작을 멈추는가 싶더니 발가락까지 세우고 그녀의 자궁에 뜨거운 정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은진은 그 감각마저 느낄 정도로 온몸이 예민하게 변해버렸다.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 춤을 추는 듯 온몸이 경련하며, 모든 땀구멍이 일제히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두 사람은 자세를 풀고 그대로 몸을 포갠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잠시 후 서한준의 몸이 은진의 옆으로 비껴나 나란히 누운 모습이 되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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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다음 날, 온몸의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며 나른한 피로가 밀려왔다.신경쓰지 않겠다고 했으면서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서한준과의 동맹과 그가 정말 약속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은진은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고 손을 뻗어 자신의 아랫배를 가만히 어루만졌다.그 손길 위로, 지난밤 자신을 품에 안고 귓가에 뜨거운 숨을 몰아쉬던 서한준의 얼굴이 겹쳐졌다.사내의 체온, 귓가를 울리던 다정한 신음, 그리고 자신의 몸을 탐하며 욕망에 이글거리던 그 눈빛.‘서한준….’남편 지훈의 죽음 이후, 은진의 세상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였다.처음엔 시아버지 도창수의 견고한 성 안에서 마냥 안전할 것으로만 았았다. 하지만 남편을 죽인 사람이 도창수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견고한 성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되었다. 성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했다. 실력이 뛰어난 은진이었지만 그것만으로 필요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다. 은진은 시아버지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그것을 주고 필요한 것을 얻어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녀는 시아버지의 아기를 임신했고, 그룹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곧바로 그룹 경영권에 대한 벤처 캐피털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이것은 은진의 경영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였다. 바로 그때 서한준이 등장했다. 백마탄 왕자까지는 아니어도 제법 그럴듯한 동반자 정도는 될 수 있을 듯 하다. 그녀를 의심하고 외모만 보고 평가하는 사람들과 그녀에게 있는 것을 빼앗기 위해 덤벼드는 사람만 주변에 가득한 상황에서 그 남자만큼은 달랐다.자신의 가장 추악하고 연약한 치부를 보았음에도 경멸하기는커녕, 기꺼이 그녀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칼을 바친 유일한 남자. 은진은 심장 가장 깊은 곳에서 사내를 향한 기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시아버지 도창수가 은둔해 있던 자신을 꺼내줄 때와는 또다른 안도감이었다. 그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다.같은 시각, 도로를 달리는 세단 안에서 서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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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부사장님! 3천억 원 규모의 시장가 분할 매수 주문이 체결되기 시작했습니다!”재무 본부장의 격앙된 외침과 함께 대형 모니터의 호가창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쏟아져 나오던 2천억 원 규모의 공매도 물량이 은진이 쏟아부은 거대한 자금력에 순식간에 집어삼켜졌다.바닥으로 곤두박질치던 흑룡건설의 주가 그래프가 날카로운 각도로 꺾이며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호가창 화면 상단에 붉은색 경고창이 점멸했다.“1차 정적 VI(변동성 완화장치) 발동되었습니다! 시가 대비 10% 이상 급등하여 2분간 일반 매매가 정지되고 단일가 매매로 전환됩니다!”“호가창 대기 물량 확인하세요!”재무 본부장의 명령에 팀장이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하며 외쳤다.“단일가 매수 대기 잔량만 4백만 주가 쌓였습니다! VI 풀리자마자 갭상승 직행합니다!”2분이 지나고 1차 VI가 해제되자마자 흑룡건설 주가는 +20%까지 단숨에 치솟았다.그리고 곧바로 2차 정적 VI가 재차 발동되었다.더 이상 매도 물량이 나오지 않았다.주가 급등을 목격한 기관과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세까지 폭발적으로 달라붙으며 시장은 광기에 휩싸였다.[9시 18분, 흑룡건설 상한가(30.00%) 안착]“상한가입니다! 상한가 매수 잔량만 8백만 주! 매도 호가가 완전히 잠겼습니다!”회의실 안이 직원들의 환호성으로 뒤흔들렸다.은진 역시 안도의 숨을 내쉬며 흐믓한 표정으로 박수를 보냈다. 최 비서실장과 재무 본부장 역시 은진과 직원들을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완벽한 ‘숏 스퀴즈’였다.주가를 억지로 떨어뜨려 회사를 집어삼키려던 여의도 강 전무와 클레이튼 연합은, 천문학적인 마진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거의 반쯤 미쳐 있을 것이다. 은진은 품 속에서 법인 카드를 꺼냈다. 그룹 최고 경영자가 가지고 있는 한도가 없는 법인 카드였다.은진은 카드를 재무 본부장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수고한 직원들, 좋은 걸로 식사 대접해 주세요."재무 본부장이 허리를 숙이며 카드를 받아 들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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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도창수의 탁한 눈동자가 천장을 응시한 채 불안하게 흔들렸다.마비되지 않은 노인의 왼쪽 손가락이 이불깃을 쥐어뜯듯 꿈틀거렸지만, 굳어버린 입술 틈으로는 볼품없는 거친 숨과 침만 흘러내릴 뿐이었다.은진은 침대 옆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단정한 수트 차림이었지만, 하루 종일 이어진 숨 막히는 전쟁 탓인지 그녀의 얼굴에는 짙은 피로와 허무감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은진은 힘없이 흘러내린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버님… 참 길고 지치는 하루였어요.”도창수의 눈두덩이 파르르 떨렸다.은진의 목소리에는 서슬 퍼런 분노도, 승리에 도취된 오만함도 없었다.그저 깊은 늪을 간신히 건너온 사람 특유의 메마른 슬픔만이 묻어났다.“오늘 아침, 클레이튼과 여의도 사람들이 흑룡건설 주식을 2천억 원이나 공매도 쳤어요. 아버님이 쓰러지시자마자 회사를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한거죠.”도창수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아버님이 해외에 숨겨두셨던 비자금 3천억 원… 오늘 제가 전부 썼어요. 쏟아지는 물량을 다 받아내서 주가를 상한가로 올려놓았죠.”은진은 창밖의 어두운 밤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그리고 오전에는 금감원과 검찰이 클레이튼과 의원실을 압수수색했어요. 자금이 묶인 그들이 쥐고 있던 흑룡 지분 18%까지… 제가 다 사들였습니다.”심박 측정 모니터의 수치가 가파르게 치솟으며 삐- 삐- 하는 경고음이 병실 안을 울렸다.“결국, 아버님의 지분과 제가 사들인 지분을 합쳐서 우호 지분이 52%를 넘겼어요. 아버님이 숨겨두셨던 그 돈들은… 이제 시장에서 깨끗한 주식으로 바뀌어 제 손으로 들어왔고요.”은진은 잠시 말을 멈추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젠 아버님의 결재도, 인감도 필요 없게 되었어요. 회사는… 완전히 제 손으로 넘어왔으니까요.”도창수의 눈가에 붉은 핏발이 서리며 눈물로 젖어 들었다. 자신이 며느리를 성채 안에 가두고 사육했다고 믿었으나, 결국 자신의 핏줄과 비자금으로 제국을 온전히 며느리에게 넘겨준 꼴이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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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은진의 손가락이 도창수의 붉게 달아오른 성기를 빠르게 쓸어 올렸다.단단하게 굳은 손아귀가 귀두 끝의 예민한 부분을 짓이기듯 압박하자, 굳어버린 노인의 허리가 침대 위로 들썩였다.“으, 으어… 으버버…!”도창수의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마비된 뇌세포 사이로 쾌락의 전류가 거칠게 번졌다.다른 젊은 사내의 흔적으로 뒤덮인 며느리의 몸을 보며 발기하고, 그녀의 손에 놀아나 절정을 향해 치닫는 비참한 현실.수치심과 굴욕감이 뼛속까지 파고들었지만, 노인의 육체는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사정의 문턱 앞까지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도창수가 발가락을 오므리며 마침내 정액을 쏟아내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은진이 매정하게 손을 뗐다.“……!”도창수의 눈이 튀어나올 듯 크게 확장되었다.분출 직전에 멈춰버린 사정감 때문에 온 몸의 세포가 일그러졌다. 사정을 위해 긴장된 근육들이 뭉친 상태로 시위를 하는 듯 했다. 눈앞에서 쾌락의 끈이 뚝 끊겨버린 도창수는 시퍼런 혈관이 도드라진 성기를 드러낸 채 바들바들 떨었다.말도 나오지 않는 입에서는 침이 흘러내렸다.완벽한 능욕이자 거세였다.은진은 침대 위에서 버둥거리는 시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자신의 손짓 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농락당하는 시아버지의 처참한 꼴.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서늘하고 묘한 쾌감이 번져 올랐다.은진은 물티슈로 손가락을 천천히 닦아내고는 소독용 젤로 손을 문질렀다. 그리고 흐트러진 옷깃을 단정하게 여미며 병실을 돌아보지 않고 빠져나왔다.하지만 도창수의 환자복은 정리해주지 않았다. 몸을 가누지 못한 도창수는 저 상태 그대로 간병인에게 발견되어 더욱 큰 수치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은진의 아랫배가 달큰하게 달아올랐다. 다음 날 오전, 흑룡건설 본사 대회의실.정기 이사회가 소집된 회의실 안에는 무거운 침묵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가장 상석인 회장석 바로 옆, 부사장석에 앉은 은진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서류를 응시했다.재무 본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며칠 전 벌어졌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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