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장중국 남부의 이 오지 마을은 공기부터가 훨씬 깨끗해서, 낯선 신선함이 자이의 피부를 찌르듯 감쌌다. 시끄러운 경적 소리와 짙은 도심의 매연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그녀는 대나무가 줄지어 선 돌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허공을 떠도는 말라버린 잎사귀들을 바라보며 그녀의 시선이 이리저리 방황했다.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순간이나마 눈 녹듯 사라지고, 그토록 갈망하던 평온함이 그 자리를 채웠다. 자이는 그 찰나의 정적에 너무 깊이 몰입한 나머지, 주변을 살피지 않고 멍하니 시선을 흐릿하게 내버려 두었다.앞쪽 모퉁이를 돌자, 커다란 키의 남자가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왼쪽 귀에 스마트폰을 댄 채 찌푸린 눈살로 쏟아지는 보고를 듣는 중이었다. 온 신경이 통화 내용에 쏠려 있던 탓에, 그 억센 걸음걸이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다른 이의 존재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쿵!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자이의 날씬한 몸이 남자의 넓은 가슴에 부딪혀 뒤로 비틀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엉덩이가 돌바닥에 닿기 직전, 강인하고 하얀 손이 순식간에 그녀의 허리를 낚아채 놀라운 순발력으로 무게를 받쳐냈다.자이는 헐떡이는 숨을 삼키며 펄쩍 놀랐다. 천천히 고개를 들자, 그녀의 눈동자가 남자의 매서운 독수리 같은 눈빛과 곧바로 부딪쳤다. 두 사람은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고, 굳게 굳어진 듯한 정적 속에서 한동안 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자이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 남자의 이목구비는 몹시 뚜렷했다—강인한 턱선, 우뚝한 코, 그리고 선명하게 솟은 광대뼈. 그는 명백히 중국계가 아니라, 이 외딴 시골 구석까지 흘러들어온 외국인이었다.남자의 정신이 그녀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왔다. 자이가 제대로 자세를 잡도록 도와주는 대신, 그의 눈빛은 순식간에 극도로 차갑고 날카롭게 변했다.팍!그는 한 치의 자비도 없이 거친 손길로 자이를 앞으로 밀쳐 버렸다."아!" 자이는 거친 돌바닥 위로 몸이 넘어지며 비명을 질렀다. 날카로운 자갈이 손바닥을 긁
Last Updated : 2026-09-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