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림은 군더더기 없이 논리를 정리해 말했다. 다만 아직 조금씩 떨리는 손끝만이 뒤늦게 몰려온 공포를 드러냈다.이헌은 아림을 한참 바라봤다. 목울대가 낮게 한번 움직였다.무슨 말을 하려던 때 지희가 눈물범벅이 된 채로 달려왔다. “오빠, 오빠, 괜찮아? 아까 왜 그렇게까지...”말을 끝내기도 전에 지희는 아림을 매섭게 노려봤다.‘다 저 여자 때문이야. 다 최아림 때문이라고.’‘최아림만 아니었으면 이헌 오빠가 자기 몸 생각도 안 하고 뛰어들 일은 없었어.’이헌은 지희에게 대답하지 않고 품에서 유빈을 받아 안았다.유빈은 크게 놀란 모양이었다. 작은 얼굴을 이헌의 목에 묻은 채 어깨를 계속 들썩였다.그때 창현도 로아를 안고 빠르게 다가왔다.창현은 먼저 아림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급히 살폈다. 다친 곳이 없는 걸 확인한 뒤에야 눈을 들어 이헌을 느긋하게 훑었다.이헌의 품에서 울음을 삼키는 유빈과, 옆에서 눈물 맺힌 채 이헌의 팔을 붙잡고 있는 지희를 번갈아 봤다.창현이 낮게 비웃었다. “박 대표님, 정말 바쁘시네요.”느슨한 말투에 비꼬는 기색이 섞였다. “자기 아내랑 아이 챙기기도 바쁠 텐데, 이혼한 전 아내와 아이까지 직접 챙길 여유가 있으시고요.”이헌의 표정이 가라앉았다.창현은 대꾸할 틈을 주지 않았다. 아림 앞을 자연스럽게 가린 뒤 고개를 숙여 말했다. “가요, 아림 씨. 로아도 많이 지쳤어요. 뭐라도 먹으러 가죠.”아림은 더 말하지 않고 창현의 품에서 로아를 받아 안았다.“엄마...”로아는 두 팔로 아림의 목을 꼭 감싸고 얼굴을 어깨에 묻고 작은 목소리로 아림을 불렀다.창현은 자연스럽게 아림의 등 뒤로 손을 뻗어 아직 어수선한 사람들과 거리를 만들어 주며 테마파크 출구 쪽으로 걸었다.세 사람의 뒷모습은 곧 붐비는 인파 사이로 사라졌다.로아가 아림의 어깨에 엎드려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아까 나쁜 사람 잡으러 간 거야?”“엄마는 도와주러 간 거야.” 창현이 아림을 한번 내려다보고 대신 설명했다. “로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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