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는 마치 한 마리 뱀처럼 술술 빠져나갔다. ‘에휴.’ 더해봤자 승산도 안 나올 것 같아서 나는 그와 입씨름을 그만두었다. 그 대신 난 문을 가리키며 명령했다. “그런 말이나 할 거면 어서 나가.” 그는 휘파람을 불며 말했다. “휘유, 세상에 남편을 쫓아내는 아내도 있나.” “하! 너는 이제 내 남편이 아니야.” 그는 반론을 꺼냈다. “아직 서류상으로는 우린 부부야.” “마음대로 생각해, 난 널 남편으로 안 여길 테니까.”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나는 그 말에 기시감이 들어 말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뒤에서 또 뭔 이상한 계획을 세우고 있길래.” “하하, 너무 조급해하지 마. 곧 알게 될 테니까.” 나도 무언가를 준비해야 했다. * 탕, 탕, 타당-! 그러던 중, 갑자기 마차 유리에 총알이 세 알 박혔다. 나는 갑작스런 총격에 두 귀를 막고 고개를 아래로 수구렸다. 그때 마차 천장에서 칼이 아래로 꽂혔다. 갑작스런 습격자의 등장이었다. “공녀님, 위험합니다!” 그때 러스티가 내 앞을 막아섰다. 그러더니 밖에 나가 습격자를 베고는 다시 마차로 되돌아온 그가 내게 물었다. “공녀님, 괜찮으십니까?” “응, 나는 괜찮아. 고마워.” 러스티가 없었다면 큰일날 뻔 했다. ‘만약 무리해서 혼자 오기라도 했다면….’ 그리 생각하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내 목이 댕강 썰리거나 몸에 칼을 맞을 뻔했다. 내가 겁을 집어먹자, 그가 나를 잔뜩 걱정하며 말했다. “자칫 잘못하면 정말 위험하실 뻔 했습니다.” “나도 알아. 미안, 다음부터는 주의할게.” 나를 탓하는 말인가 싶어 괜히 찔려 사과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아뇨, 주의는 제가 해야죠. 전 공녀님의 호위기사니까요.” 이 상황에도 위험하게 여기를 혼자 오려고 했냐는 말 대신, 자기에게 책임을 묻는 말에 나는 감동했다. ‘이런, 바보같이 그에게 둘 다 붙잡히고 말다니.’ “나와 결혼을 다
Last Updated : 2026-07-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