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 없을 거예요." 엘로라는 그 대답이, 어쩐지 평소보다 조금 급하게 느껴졌다. "유모, 왜 그렇게 서둘러 대답해요?" "…제가요? 그냥, 아가씨를 조금이라도 안심시켜드리고 싶어서 그랬어요." 엘로라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 한구석의 찜찜함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 '요즘 들어, 유모가 뭔가 자꾸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녀는 그 생각을 애써 지우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날 저녁, 세드릭은 은밀히 저택 내부 인원들의 최근 동선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시종, 요리사, 경비병까지, 하나하나 빠짐없이 살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 시종, 최근 들어 외출이 부쩍 잦아졌군.' 세드릭은 그 이름을 조용히 종이에 적어 내려갔다. 아직은 확신할 수 없었지만, 뭔가 걸리는 구석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었다. * 같은 시각, 칼리안은 홀로 서재에 앉아 그동안 모은 자료들을 다시 훑고 있었다. 만사회, 완성 의식, 헬레네의 편지, 그리고 카심의 증언까지. 조각들은 늘어났지만, 여전히 전체 그림은 흐릿했다. '이 모든 걸 지휘하는 자가, 대체 누구지.' 그는 낮게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결심한 듯 중얼거렸다. "…공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