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연락이 끊긴 에녹을 두고, 저택 안의 긴장감은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세드릭은 매일 밤 전서구가 오는지 하늘을 살폈지만, 별다른 소식은 오지 않았다. "…설마, 발각된 건 아니겠지." * 그 시각, 벨하른의 낡은 창고 안에서 에녹은 결박된 채 낮게 신음하고 있었다. '…역시, 눈치채고 있었군.'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건, 왼쪽 뺨에 흉터가 있는 그 사내였다. "오랜만이군, 에녹." 에녹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역시, 당신이었나." "기억하고 있었다니, 다행이군." 사내는 낮게 웃으며, 그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전쟁터에서 헤어진 뒤로, 참 오랜만이야." "그때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서, 이런 곳에 있을 줄이야." "죽었다면 편했겠지만, 살아남아서 이렇게 됐지." 에녹은 결박된 손목을 움직이며, 낮게 물었다. "당신이, 그분이라는 자인가." 사내가 낮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그저 그분을 모시는 자일 뿐이야." "그럼 그분은, 대체 누구지." 사내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대신 옅게 웃었다. "곧 만나게 될 거야. 완성 의식 날, 아주 가까이서."
Last Updated : 2026-09-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