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집무실로 돌아온 엘로라의 귓가에는 아까 보았던 펜던트의 문양이 자꾸만 잔상처럼 남았다. 그것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었다. 어쩌면 자신의 정체와, 로웰이 평생을 바쳐 지켜온 비밀의 열쇠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때, 집무실 문을 열고 칼리안이 들어왔다. 그는 마치 엘로라의 머릿속을 꿰뚫어 보는 듯한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엘로라, 표정이 왜 그렇지? 유모를 보고 온 것치고는 꽤나 심각해 보이는군." 칼리안의 다가오는 발소리에 엘로라는 본능적으로 몸을 굳혔다. 펜던트에 대한 의문은 가슴 깊은 곳으로 감춘 채, 엘로라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를 마주했다. 황궁이라는 거대한 감옥 안에서, 그녀를 둘러싼 비밀의 실타래가 조금씩 엉키기 시작하고 있었다. * 며칠 후, 엘로라는 곧장 칼리안을 찾아갔다. 웅장하다 못해 으리으리한 황제의 집무실이었다. 하얀 대리석 바닥과 그 위에 화려하게 깔린 붉은 카펫이 그녀를 반겼다. 칼리안이 자꾸만 저도 모르게 끌어올려지는 입꼬리를 간신히 내리면서 물었다.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지? 평소에는 잘 찾아오지도 않았으면서.” “그냥, 보고 싶어져서요.” “하하, 날 꾀어내려는 속셈이면 성공했어.” “그런 게 아니에요.” “응, 그래.” “진짜라니까요.” “그래, 그렇다고 치자.” “왜 안 믿으세요?” “믿으면 재미없잖아.” 아니라고 말해도 그는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 엘로라는 벌써 속내를 들킨 기분이 들었다. ‘…벌써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도.’ 요즘 들어 흉흉할 정도로 안 좋던 사이에 갑작스레 부탁을 하려니 입이 바싹바싹 말라왔다. 그때 칼리안이 어련하다는 듯 물었다. “그래,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지? 아니면 뭐 갖고 싶은 거라도 있나?” “…그게.” “말해봐.” “음, 그러니까…” “왜 이렇게 뜸을 들여.” “생각 정리 중이에요.” “그럼 빨리 정리해.” “재촉하지 마세요, 더 안 나오니까.
Last Updated : 2026-07-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