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라는 뜨겁게 타오르는 손목을 내려다보며, 낮게 고개를 저었다. "이미, 너무 늦은 것 같아요. 여기까지 온 이상, 되돌릴 수 없어요." 그때, 제단 안쪽에서 낮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드디어, 왔군." 모두의 시선이, 그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일제히 쏠렸다. 붉은 빛 속에서, 후드를 쓴 인물이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세드릭이 검을 겨누며 그 앞을 가로막았다. "더 이상, 가까이 오지 마." "막을 수 있을 것 같나. 저 아이가 온 이상, 이 의식은 이미 완성을 향해 가고 있는데." 엘로라는 그 목소리에서,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은 무언가를 느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 같은데.' 그녀가 그 정체를 채 헤아리기도 전에, 후드 쓴 인물이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제단 전체가, 눈부신 붉은빛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엘로라!" 칼리안의 다급한 외침이, 그 순간 뒤편에서 울려 퍼졌다. 정문 쪽 전투를 뚫고, 그가 리안느와 함께 마침내 지하까지 도착한 것이었다. "폐하!" 엘로라가 그를 향해 몸을 돌리려는 순간, 손목의 문양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타올랐다. "…아악!" 그녀가 짧은 비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칼리안이 다급히 달려와 그녀를 붙잡았다. "엘로라, 정신 차려!" "…폐하, 손목이. 뭔가, 안에서 계속 끌어당기는 것
Last Updated : 2026-09-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