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너머로, 붉은빛을 뿜어내는 거대한 돌기둥의 형체가 서서히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가까이 다가갈수록, 공기 중에 낮게 울리는 진동이 발끝을 타고 전해져 왔다.세드릭이 앞장선 병사들에게 손짓으로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여기서부터는, 도보로 이동하겠습니다. 말들이 자꾸 불안해합니다."과연, 말들은 귀를 뒤로 젖힌 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칼리안은 엘로라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정상에 다다르자, 결계석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사람 키의 세 배는 됨직한 검은 돌기둥이, 표면 전체에 붉은 균열을 드러낸 채 낮게 진동하고 있었다.그 주위로는, 오래전 새겨진 것으로 보이는 낯선 문양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새겨져 있었다."…저 문양."엘로라가 낮게 숨을 삼켰다.목걸이에 새겨진 것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그때 영지 마도사장이 조심스레 다가와 보고했다."대공 전하, 저희 쪽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습니다. 다만, 이 결계석은 저희가 아는 방식으로는 다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어떤 의미로.""보통의 결계석은 외부의 힘으로 열거나 닫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마치 특정한 존재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반응합니다."칼리안과 엘로라의 시선이, 동시에 서로를 향했다.기다리고 있던 존재가 누구인지, 두 사람 모두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안 돼."칼리안이 먼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위험할지도 몰라. 좀 더 확인부터 하고.""확인할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요. 균열은 계속 커지고 있잖아요."엘로라는 그의 손을 가만히 풀어내며, 결계석
Last Updated : 2026-09-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