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못한 건 너야, 태겸아.”서우의 말이 떨어지자 태겸이 문패에서 손을 뗐다.손가락 끝에는 황동 가루가 묻어 있었다.하진은 그 흔적을 닦지 않았다.누가 자기 이름에 손댔는지 남겨두고 싶었다.태겸이 10년 전 공간 사용 계약서를 펼쳤다.“형 서명까지 있는데 내가 왜 초대받아야 해?”이재가 곧장 촬영 화면을 켰다.하진은 서류를 받아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넘겼다.사용 개시 조건에는 B-3 퇴소와 동시에 본가의 보호 권한을 포기할 것이 적혀 있었다.“당신은 본가에서 나온 적 없네요.”태겸의 콧숨이 거칠게 샜다.“내가 못 나온 이유를 형한테 물어봐.”하진은 서우를 보지 않았다.“그건 두 사람 과거고, 여기는 내 작업실이에요.”그는 계약서를 태겸의 가슴에 돌려놓았다.“과거에 약속받은 방이 필요하면 강서우 씨한테 따져요.내 이름이 붙은 문을 밀고 들어오지는 말고.”“형이 준 방에 형이 산 원고를 들고 들어온 주제에 네 것이라고?”하진의 손이 문패 아래 출입 패널로 향했다.등록자는 윤하진 한 명뿐이었다.“내가 계약했고, 내가 이름을 썼고, 내가 들어올 사람을 정해요.”그는 서우 쪽으로 손을 뻗지 않았다.대신 문턱 안쪽에 반걸음의 자리를 비웠다.서우는 그 뜻을 알아보고 하진의 옆에 섰다.“내가 부른 사람은 이쪽이에요.”태겸의 입술이 비스듬히 일그러졌다.“결국 형을 택했다는 소리잖아.”“당신을 거절한 것과 저 사람을 선택한 건 다른 일이에요.”“뭐가 달라?”“당신은 내가 싫다고 해도 자기 자리를 주장하고.”하진은 서우의 붕대 감긴 손 가까이에 손등을 놓았다.서우의 손가락이 조심스럽게 기울어 그의 마디에 닿았다.“이 사람은 내가 자리를 내줄 때까지 기다려요.”태겸이 그 접촉을 내려다봤다.분노보다 먼저 상실감이 스쳐 지나갔지만, 하진은 그것을 위로하지 않았다.태겸이 상처받았던 시간과 자신을 상처 입힌 선택은 같은 것이 아니었다.“형이 기다린다고?”태겸은 계약서 안쪽에서 사진을 꺼냈다.비 오는 밤, 하진
Terakhir Diperbarui : 2026-07-11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