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저녁 식사에 부르셨어요.”하진이 휴대폰 화면을 내밀며 말했다.서우는 커피잔을 내려놓고 그 문자를 오래 들여다보았다.“그냥 식사가 아닐 거다.”“무슨 뜻이에요?”“어머니가 갑자기 부르는 자리엔, 늘 목적이 있다.”저녁, 저택의 긴 식탁에는 이미 다른 손님이 앉아 있었다.차윤서였다.하진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오혜련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두 사람 다 앉아.”“오늘은 그냥 식사 자리니까.”“어머니, 굳이 이런 자리를 만드신 이유가 있으실 텐데요.”“윤서 양 집안에서, 여전히 너와의 혼사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이사회 절반이 아직도 그쪽을 원한다.”하진의 숟가락이 멈췄다.서우가 그 손을 식탁 아래에서 조용히 감쌌다.“어머니, 그 이야기는 이미 끝났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끝난 게 아니라, 네가 끝냈다고 우기는 거지.”“회사는 여전히 그 결합을 원해.”윤서가 조용히 잔을 내려놓았다.“어머님, 저도 그 결합 원하지 않아요.”“제 입장도 좀 들어주시겠어요.”식탁 위로 팽팽한 침묵이 내려앉았다.하진은 식탁 아래에서 잡힌 서우의 손을 마주 쥐었다.그 온기만이 유일한 확신이었다.오혜련의 시선이 천천히 하진에게 향했다.“하진 씨.”“이 결혼 이야기, 어떻게 생각해?”모두의 시선이 하진에게 쏠렸다.심장이 크게 뛰었지만, 하진은 고개를 들었다.“저는 그 자리에 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서우 씨 옆은, 제가 선택한 자리니까요.”오혜련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대담하네.”“솔직한 거예요, 어머님.”윤서가 끼어들었다.서우는 하진의 손을 더 세게 쥐었다.“어머니, 오늘 이 자리로 뭘 확인하고 싶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제 대답은 변하지 않습니다.”오혜련이 냅킨을 접으며 조용히 일어섰다.“두고 보지.”“이사회가 그렇게 순순히 물러날 것 같지는 않으니까.”그 말을 남기고 그녀가 방을 나섰다.식탁에 남은 세 사람 사이로,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윤서가 먼저 정적을 깼다.“두 분, 놀라
최신 업데이트 : 2026-07-1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