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질문에 대답하면, 누가 더 망가질까요?”태겸이 남긴 질문은 현관문이 닫힌 뒤에도 하진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너 정말 형이랑 잤어?'하진은 서우의 침실 안에 서 있었지만,조금 전 풀었던 넥타이를 더는 잡지 못했다.“대답하지 않아도 된다.”서우가 먼저 문 쪽으로 물러났다.“말하지 않는 것도 네 선택이야.”“그렇게 말하면 더 비겁해져요.”“누구한테.”“나한테요.”하진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처음 맞은 날, 내가 먼저 사과했어요.”서우의 손이 문손잡이 위에서 멎었다.“태겸 씨가 내 노트북을 던졌고, 원고가 든 외장하드를 밟았어요.”하진은 제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그런데 나는 다친 얼굴보다 원고부터 봤어요.”깨진 외장하드를 주워 들자 태겸은 웃으며 말했다.오늘 안에 다음 화를 쓰면 복구해주겠다고.하진은 입술이 터진 채 밤새 원고를 썼다.문은 잠겨 있었지만 열어달라고 소리치지 않았다.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태겸이 실망하는 일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아침이 왔을 때 태겸은 외장하드가 처음부터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그런데도 안 나왔어요.”“오히려 버리지 말라고 했어요.”“왜.”“그 사람이 떠나면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이 없어질 것 같아서.”그 말이 방 안에 떨어지자 하진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맞은 일보다 매달린 일이 더 수치스러웠다.태겸이 자신을 가둔 기억보다,스스로 문을 닫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았던 기억이 더 끔찍했다.“그래서 대답하면 내가 망가져요.”“무슨 대답을 해도, 또 내가 선택해서 들어간 사람처럼 보이니까.”서우가 천천히 문손잡이에서 손을 뗐다.그러나 다가오지는 않았다.“들어간 건 네 선택이 맞아.”하진의 얼굴이 굳었다.“당신도 그렇게 생각해요?”“없던 일로 만들지 않겠다.”서우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손등의 핏줄은 팽팽하게 솟아 있었다.“네가 돌아갔고, 매달렸고, 원고를 쓴 것도 네가 한 일이야.”“그런데.”“그 선택을 이용해 너를 때리고 가둔 건 강태겸의 죄다.”하진은 아무
Terakhir Diperbarui : 2026-07-09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