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Capítulo 111 - Capítulo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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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끊어진 연결고리

화물선 포세이돈호의 우현 갑판은 이미 수면과 수평을 이룰 정도로 기울어져 있었다.시커먼 바닷물이 발목을 넘어 무릎까지 사정없이 차올랐고,들이치는 파도는 콘크리트 벽처럼 단단하게 온몸을 때려눕혔다.강태풍의 등에 업힌 노선장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연신 기침을 토해냈고,그 뒤를 따르던 세 명의 젊은 항해사들은50미터 저 멀리 폭풍에 밀려나가는 태극 3호의 선등을 보며 절망의 비명을 질렀다."로프가…… 로프가 터졌어! 우린 이제 끝이야!"가장 어린 항해사가 주저앉으려 하자,강태풍이 그 가방끈을 강하게 낚아채며 벽으로 밀어붙였다.강태풍의 눈빛은 무섭도록 침착하게 침몰해 가는 바다를 주시하고 있었다."정신 차려! 아직 배 안 뒤집어졌어! 내 눈 똑바로 봐!"강태풍의 사자후에 항해사가 눈물 범벅이 된 채 고개를 들었다.강태풍은 조타실 기둥에 단단히 묶여 있는 예비 라이프 라인(Life Line) 롤을 발견했다.본래 화물 고정용으로 쓰이던 육중한 나일론 로프였다.강태풍은 지체 없이 로프 끝을 제 카라비너에 체결하고,반대쪽 끝을 항해사들의 몸에 차례대로 묶기 시작했다.그 시각, 연실초등학교 3층 교실 복도에서 창밖을 보던 서나래의 손끝은하얗게 마비되어 가고 있었다.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서 깜빡이던 태극 3호의 불빛이거대한 해일 속에서 급격하게 흔들리더니,화물선과의 거리가 벌어지는 것이 육안으로도 희미하게 보였다.서나래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가슴팍에 움켜쥔 강태풍의 은색 구조 목걸이가 살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서나래, 진정해. 강태풍 그 인간, 쉽게 안 죽어. 겉만 번지르르한 테토남인 줄 알았는데 속은 순 구렁이 같은 독종이잖아."탈구된 어깨를 간신히 고정하고 벽에 기대 있던 도훈이 억지춘향으로 말을 건넸지만,도훈의 눈빛 역시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소방관으로서 저 바다의 파괴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수아는 젖은 무전기를 필사적으로 흔들며 본부의 신호를 잡으려 애썼지만,지독한 지지직- 소리 외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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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지옥의 와류(渦流)

얼음장 같은 바닷물이 태풍의 온몸을 감쌌다.5천 톤급 화물선이 전복되면서 발생하는 하강 와류는상상을 초월하는 지옥같이 지독한 괴물이었다.밑으로, 더 깊은 심연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려는 지옥의 흡인력이강태풍과 선원들의 몸을 짓눌렀다.등에 업힌 선장의 몸이 와류의 압력에 밀려 떨어져 나가려 하자,강태풍은 이 악물고 한쪽 팔을 뒤로 돌려 선장의 상의를 통째로 움켜쥐었다.폐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20대 시절, 눈앞에서 동료를 집어삼켰던 그 잔인한 바다의 기억이주마등처럼 강태풍의 뇌리를 스쳤다.숨이 막히고, 심장이 멈출 것 같은 트라우마의 역습이었다.'태풍아, 네 이름이 태풍인 건…….'어머니의 마지막 목소리가 환청처럼 귓가를 때렸다.'그 지옥 같은 폭풍 속에서도 살아남으라는 뜻이었다.'강태풍은 감겼던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눈빛에 독기가 올랐다.구명조끼의 부력을 최대한 이용하며, 다리에 힘을 주어 수면을 향해 발버둥 쳤다.허리춤에 연결된 로프가 팽팽하게 당겨지며뒤따르던 항해사들의 몸도 와류의 궤적에서 간신히 벗어나기 시작했다.푸하하학-!마침내 강태풍이 수면 위로 머리를 힘껏 치켜들며 거친 숨을 내뿜었다.사방은 온통 하얀 거품과 비바람이 뒤섞인 비명뿐이었다."선장님! 정신 차리십시오!"강태풍이 소리쳤지만, 선장은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저 멀리서 태극 3호가 침수 피해를 무릅쓰고 프로펠러를 거칠게 돌리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하지만 10미터가 넘는 파도가 두 개체 사이를 가로막으며 철벽처럼 버티고 있었다.배가 다가오다가 파도에 밀려 뒤로 처지기를 반복했다.같은 시간, 초등학교 복도에서는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수술을 마친 최 어르신의 바이탈 사인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선생님! 환자 혈압 떨어집니다! 70에 40까지 떨어졌어요!"간호사의 다급한 외침에 서나래는 강태풍이 있는 바다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즉시 환자에게로 몸을 날렸다.그녀의 눈빛은 스릴러 급으로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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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거인의 로프

태극 3호의 조타실은 이미 전면 유리가 반쯤 깨져 비바람이 들이치고 있었다.남은 해경 대원이 조타 키를 잡고 눈물을 흘리며 악을 썼다."캡틴! 조금만 더! 제발 버텨주십시오!"배의 기수가 파도를 넘지 못하고 좌우로 롤링할 때마다선원들의 생명줄인 로프는 바다 속에서 팽팽하게 찌지직 소리를 내며 비명을 질렀다.강태풍은 왼팔로는 의식을 잃은 선장을 안아 안고,오른손 하나로 로프를 감아쥐며 태극 3호의 현측을 향해 헤엄쳤다.시속 50미터의 폭풍우 속에서 맨몸으로 파도를 거스르는 것은바위를 계란으로 깨뜨리는 짓이었지만, 태풍의 거구는 인간의 한계를 부정하듯 전진했다."도끼! 난간에 도끼 박아!"강태풍이 파도 너머로 소리쳤고,태극 3호의 대원이 현측 난간에 소방 도끼를 깊숙이 박아 넣으며 로프를 고정할 지지대를 만들었다.강태풍은 마침내 배의 우현 하부에 도달했다.파도가 배를 들어 올릴 때 선체에 부딪히면 그대로 뼈가 가루가 될 위기였다.강태풍은 타이밍을 정확히 읽었다.파도가 배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그 찰나의 순간,강태풍은 힘껏 왼팔을 뻗어 선장의 몸을 대원들의 손에 밀어 올렸다."선장 확보! 항해사들 당겨!"선원들이 차례대로 태극 3호의 갑판 위로 끌어 올려졌다.마지막 항해사까지 안전하게 배 위로 발을 디딘 순간,거대한 삼각파도가 태극 3호의 측면을 정면으로 강타했다.콰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90도 가까이 기울어졌고,난간을 잡고 있던 강태풍의 손이 미끄러졌다."캡틴-!" 대원들의 절규를 뒤로한 채,태풍의 거구는 순식간에 암흑의 바다 속으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로프마저 선체 하부 프로펠러에 감기며 툭 끊어져 나갔다.연실초등학교 교실. 서나래가 환자의 복부를 압박하며 지혈을 시도하던 그 순간,그녀의 주머니 속에 있던 은색 구조 목걸이의 체인이 툭 끊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청명한 금속음이 교실 바닥에 울렸다.서나래의 심장이 바닥으로 쿵 떨어져 내렸다."……태풍 씨?" 그녀의 입술에서 자신도 모르게 가녀린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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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지독한 각성

바다 속은 기괴할 정도로 고요했다.강태풍은 사지가 마비되는 듯한 냉기 속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사방이 암흑이었고, 위를 보아도 아래를 보아도 출구가 없는 심연이었다.공기가 부족해진 폐가 비명을 질렀고,의식이 흐려지며 과거의 트라우마가 다시금 그의 목을 죄어왔다.'거 봐, 강태풍. 너도 결국 네 동료들처럼 이 차가운 바다에서 혼자 죽는 거야.'어둠 속에서 그의 환청이 그를 비웃었다.바로 그때, 그의 뇌리를 강렬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얼굴이 있었다.강서나래.현장에서 늘 사납게 으르렁거리면서도,환자의 생명 앞에서는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던 불도저 같은 여자."강태풍 팀장님, 밀리지 마요!"강당 창틀을 함께 버텨내며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던그녀의 독기 어린 눈빛이 어둠 속에서 번쩍 불을 켰다.'아직…… 안 끝났다.'강태풍은 흐려지던 정신을 악물고 잡아챘다.'내가 죽으면, 그 여자는 누가 지키나. 내 목숨은 이제 네 거라 말해놓고, 여기서 이렇게 눈을 감을 순 없다.'강태풍의 손가락 끝이 움직였다.그는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나이프를 뽑아 들고,자신의 다리를 감싸고 있던 부러진 화물선의 어망 잔해들을 거칠게 찢어발겼다.그리고 가슴의 에어 포켓을 쥐어짜며 마지막 남은 힘으로 수면을 향해 발차기를 시작했다.쿵, 쿵, 쿵. 심장이 폭발할 것처럼 뛰어댔다.평소 차갑고 묵직하던 테토남의 껍데기를 완전히 벗어던진,오직 생존과 사명만을 남겨둔 야수의 본능이었다.푸하-! 태풍이 다시 한번 거친 바다의 표면을 뚫고 솟아올랐다.그 순간, 거짓말처럼 폭풍의 눈이 다시 한번 이동하며후면(꼬리) 강풍대의 기세가 미세하게 꺾이기 시작했다.저 멀리서 태극 3호가 서치라이트를 사방으로 비추며 그를 찾고 있었다.강태풍은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호루라기를 거칠게 불었다.삐익-! 삐이익-! 칠흑 같은 바다를 찢는 고고한 소리가 해경 구조정의 갑판에 닿았다."캡틴이다! 우현 2시 방향! 캡틴이 살아있다!"구조정이 파도를 가르며 재빠르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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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귀환, 그리고 재회

오전 6시 15분.지옥 같던 괴물 태풍 의 꼬리가 완전히 남해안을 빠져나가면서,연실군을 집어삼킬 듯하던 비바람도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먹구름 사이로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한 줄기 내려앉을 무렵,연실초등학교 앞마당은 침수된 물이 빠져나가며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저 멀리 부두 방향에서 거친 엔진음을 내뿜으며 진흙을 헤치고 걸어오는 거대한 실루엣이 있었다.찢어진 해경 제복을 걸치고, 얼굴은 피와 진흙으로 범벅이 된 채,양손에는 선원들의 구명장비를 든 강태풍이었다.그의 뒤로 해경 대원들과 구조된 포세이돈호의 선원들이 서로를 부축하며 걸어 들어왔다."강태풍……!"교실 창문으로 그 모습을 발견한 서나래가 통제선마저 부수고 복도를 달려 내려갔다.계단을 단숨에 뛰어 내려온 서나래는 마당 한복판에서 걸음을 멈췄다.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강태풍이 그녀를 바라보며 느리게 걸어오고 있었다.평소의 그 차갑고 무뚝뚝하던 눈빛은 어디 가고,서나래를 본 강태풍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안도감과 피로가 교차했다."강 선생……." 강태풍의 목소리가 팍 잠겨 있었다.서나래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강태풍의 가슴팍으로 그대로 돌진했다.쿵 소리와 함께 강태풍의 단단한 가슴에 안긴 서나래는그의 옷자락을 쥐어짜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이 미친 인간아! 죽은 줄 알았잖아요! 목걸이 줄이 갑자기 끊어져서 내가 얼마나…… 얼마나 무서웠는데!"강태풍은 거친 손으로 서나래의 등을 조심스럽게 감싸 안았다.수많은 주민과 대원들이 보는 앞이었지만,지금 이 순간만큼은 평소의 냉철한 원칙주의자 해경이 아니었다.서나래의 눈물 앞에서 완벽하게 무너져 내린,은근히 쩔쩔매는 '아기' 같은 미소가 그의 입가에 번졌다."안 죽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내 목숨은 강 선생 거라고…… 약속 지켰습니다."도훈은 멀찍이서 그 모습을 보며 씁쓸하게 웃으면서도,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수아의 어깨에 슬쩍 머리를 기대었다."민 순경님, 나 이제 퇴근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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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상처뿐인 영광

태풍 제우스가 지나간 연실군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가로수들은 뿌리째 뽑혀 도로를 막고 있었고,간판은 종잇장처럼 구겨져 굴러다녔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은 지켜냈다.연실초등학교 대피소에 모인 300여 명의 주민 중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서나래의 신속한 응급 수술과 대원들의 사투 덕분이었다.오전 8시.합동 특수구조 TF 본보로 사용되던 교실에는임시 취사반이 꾸려져 따뜻한 국밥 냄새가 번지기 시작했다.서나래는 간이 침대에 강태풍을 앉혀두고그의 찢어진 등판과 뺨의 상처를 다시 치료하고 있었다.소독약이 닿을 때마다 강태풍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지만,그는 소나래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쳐다보지 말아요. 집중 안되니까."서나래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붕대를 강랗게 잡아당기자,강태풍이 윽-하고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강 선생님, 평소에는 불도조 같으면서 붕대 감을때는 왜 이렇게 매섭습니까?"강태풍의 은근한 투정에 서나래의 입가에 참지 못한 웃음이 걸렸다."죽다 살아온 인간이 말이 많네요. 가만히 좀 있어요. 차 반장은 어깨 고정해 놨으니까 당분간 꼼짝 말고 쉬어야 하고, 민 순경도 발목을 삐었으면서 주민들 챙기느라 바빠요. 다들.... 전부... 제 정신이 아니야!!"그때 침대 옆으로 걸어온 도훈이 투덜거렸다."저기요, 해경 형 씨.. 내 앞에서 그렇게 대놓고 꿀 떨어지는 눈빛 보내깁니까? 나 아직 서나래 짝사랑하는 중인 거 감빡 하셨습니까?"도훈의 능청스로운 도발에 강태풍의 눈빛이순식간에 원래의 차가운 테토남의 테이스트로 돌아왔다."차 반장, 어깨 정복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입은 아직 멀쩡히 살이있군. 소방관 명함 내밀려면 몸부터 추스리지."두 남자의 팽팽하면서도 한층 깊어진 연대감이 묻어나는 대화에 수아가 국밥 그릇을 들고 들어오며 끼어들었다."아이고, 우리 두 영웅님들 싸우실 힘은 아직 남아있으신가 봐요? 다 때려 부수고 들어오는 태풍도 막아내신 분들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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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또 다른 폭풍의 예보

제우스가 물러간 지 이틀째 되던 날,연실군에는 외부 방역반과 보급품을 실은 대형 수송차량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통신도 일부 복구되어 본부와의 정상적인 교신이 가능해졌다.합동 특수구조 TF의 해체식이 다가오고 있었다.연실군의 수해 복구는 빠르게 진행되었고,대피소에 있던 주민들도 정부가 마련한 임시 주거시설이나 안전이 확인된 집으로하나 둘 복귀하기 시작했다.수아는 도로 통제를 마치고 순찰차에 올라타며 조타실로 복귀하는 도훈을 바라보았다.도훈의 왼쪽 어깨에는 아직 두꺼운 보호대가 채워져 있었다."차 반장님, 이제 본서로 복귀하시는 거예요?'수아의 물음에 도훈은 특유의 능글맞은 대형견 미소를 지어 보였다."왜 그러죠, 민 순경님? 나 안보니까 벌써 섭섭한가요? 평생 소방서에서 살라면서요."수아는 얼굴이 빨개져서 빽 소리를 질렀다."누가 섭섭하대요!! 법 부수는 인간들 잡느라 바빠서 반장님 생각할 겨를도 없을 거거든요!"하지만 수아의 손끝은 순찰차 핸들을 꽉 잡고 있었다.도훈은 그런 수아의 머리를 왼손으로 툭툭 쳤다. "연실 지구대 자주 순찰 돌 테니까. 밥값이나 준비해 두시죠. 이번엔 내가 살테니까."은연중에 서로의 상처를 채워주며 스며든 두 사람만의 귀여운 약속이었다.한편, 해경 본부로부터 긴급 서한이 TF 지휘실로 날아들었다.태풍 제우스는 물러갔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대만 동쪽 해상에서 또 다른 열대저압부가무서운 속도로 발달하며 제2호 태풍 으로 격상될 조짐을 보인다는 예보였다.이번에는 남해안이 아니라 동해안을 관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강태풍은 지휘실 모니터에 뜬 위성 사진을 보며 눈빛을 매섭게 빛냈다.트라우마는 완전히 극복되었고, 이제 그에게 태풍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가서 사람들을 구해야 할 사명의 현장일 뿐이었다.강태풍은 자신의 목에 다시 걸린, 서나래가 튼튼한 낚싯줄로 임시 고정해 준은색 구조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어디로 오든 상관 없다. 전부 받아쳐 주지!."거인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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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네가 있는 폭풍 속으로

연실군에서의 마지막 밤.강태풍과 서나래는 방파제 잔교 위에 나란히 섰다.잔잔해진 바다는 언제 폭풍우가 몰아쳤냐는 듯 새벽의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서나래는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강태풍을 돌아보았다."내일이면 나는 서울 대학병원으로 복귀해요. 당신은 다시 거친 바다로 나가겠죠.."강태풍은 서나래의 옆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그의 손바닥에 박힌 굳은살이 서나래의 부드러운 손등에 닿았다."서울이든 , 독도 앞바다든 상관없습니다. 강 선생이 있는 곳이 내가 돌아갈 항구입니다."평소에는 무뚝뚝하고 차갑기 이를 데 없는 남자가,서나래 앞에서만 보여주는 이 무조건적인 순정은, 언제나 서나래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또 태풍이 오는군요. 이번엔 더 클지도 모른대요."서나래의 말에 강태풍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제우스도 이겨냈는데 뭐가 무섭습니까? 게다가 이제 내 앞에는 이렇게 당신이 있는데..."강태풍은 서나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달빛 아래서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겹쳐졌다.같은 시각, 소방서로 복귀한 도훈은 캐비닛에 구조 장비를 정리하며서나래와 함께 찍은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바라보았다."잘 가라, 내 첫 사랑, 행복해라."도훈은 사진을 소중히 접어 수첩 깊은 곳에 넣고,새로 온 출동 지령서를 집어 들었다.지구대에서 순찰을 돌던 수아 역시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도훈의 소방서 복귀 신호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태풍 제우스는 물러갔지만,그들이 지켜낸 대지 위에는 새로운 사랑과 사명의 싹이 단단하게 뿌리를 내렸다.각자의 자리에서 해경으로, 의사로, 소방관으로, 경찰로 다시 마주할 청춘들의 뜨거운 연대기.강태풍은 바다를 향해, 서나래는 환자들을 향해 다시 한번 발걸음을 옮겼다.대자연의 분노 앞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은 인간의 집념과 애절한 사랑이,그렇게 거대한 폭풍의 밤을 지나 찬란한 아침 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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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폭풍 뒤의 맑음? 앙숙의 컴백?!

괴물 태풍 제우스가 남해안을 완전히 빠져나간 연실군은 기적처럼 평화를 외찾아가고 있었다.맑게 갠 하늘은 언제 그런 지옥 같은 비바람이 몰아쳤냐는 듯얄미울 정도로 푸르렀고,대피소였던 연실초등학교 마당에는 철수 준비를 하는 수송차량들로 분주했다.하지만 합동 특수구조 TF 본부 임시 의무실의 공기는 평화와는 거리가 멀었다.오히려 묘한 핑크빛 스파크와 으르렁거리는 소음이 뒤섞여 묘한 텐션을 자아내고 있었다."아-! 아픕니다, 강 선생! 살살 좀 하십시오! 사람 잡겠습니다!!"체구만 보면 백두산 호랑이도 맨손으로 잡게 생긴 해경 특수구조대의강태풍이 간이침대에 걸터앉아 엄살을 부리고 있었다.그의 등판에 소독약을 사정없이 들이붓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서나래였다.서나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핀셋으로 거즈를 집어 강태풍의 찢어진 등판을 꾹꾹 눌렀다."엄살 부리지 마세요, 강태풍 팀장님! 초속 50미터 파도를 맨몸으로 가르고. 5천 턴급 화물선에 매달리던 해경 특수구조대 매뉴얼에 는 조항도 있나 보죠?""징징? 징징대다니요? 이거 인간으로서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통증 호소입니다. 그리고 서나래 씨 앞이라 굳이 숨기지 않는 거구요."강태풍이 슬쩍 고개를 돌려 서나래를 바라보며 은근히 눈을 맞추었다.평소 바다 앞에서는 절대 영도의 얼음 같던 이 서나래 앞에만 서면 묘하게 말대꾸를 하며 애교아닌 애교를 부리는로 변하는 순간이었다.서나래는 순간 강태풍의 깊고 단단한 눈빛과 마주치자 가슴이 쿵쾅거렸지만,짐짓 걸크러시 불도저답게 강태풍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어디서 은근슬쩍 말을 놓으려고 해요? 아직 우리 공식적으로 사귀는 거 아닙니다. 착각은 금지예요!!""이제 내 목숨은 완벽하게 서나래 씨 거라고 선언까지 했는데... 아직도 공식이 아닙니까? 이 정도면 거의 국룰 수준인데 말입니다."강태풍이 억울하다는 듯 덩치에 맞지 않게 입술을 삐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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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댕댕이 소방관과 열혈 순경의 국밥 시그널

연실군 시내의 한 허름한 국밥집.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돼지국밥의 열기 사이로두 남녀가 마주 앉아 있었다.한쪽은 어깨에 환자용 보호대를 차고도 숟가락을 야무지게 놀리는소방관 차도훈이었고,맞은편은 며칠 동안 밤샘 근무로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온지구대 열혈 순경 민수아였다."민 순경님, 거 국밥만 쳐다보지 말고 고기 좀 먹어요. 태풍 올 때 주민 대피시키느라 고생했다면서요? 겉보기엔 뼈다귀밖에 없어 보이는데 힘은 어디서 다 나오나 몰라."도훈이 자기 뚝배기에 있던 야들야들한 수육 고기 몇 점을 수아의 그릇에 툭 던져주었다.수아는 고기를 보며 감동하려다가,도훈의 '뼈다귀'라는 단어에 피가 거꾸로 솟아 숟가락을 탁 내려놓았다."차 반장님! 제가 겉보기엔 이래도 유도 3단에 태권도 2단입니다! 질서 무시하고 들어오는 태풍한테는 매가 약인데, 인간들이 말을 안 들어서 몸을 좀 썼을 뿐이거든요? 그리고 누구 보고 뼈다귀라는 겁니까!""어이구, 무서워라. 유도 3단 순경님, 화내니까 얼굴에 다크서클이 더 내려와서 팬더 같아요. 얼른 먹고 기운 차려야 또 나랑 티격태격할 거 아닙니까?!"도훈이 능청스럽게 웃으며 수아의 머리를 커다란 손으로 헝클어뜨렸다.순간 수아의 심장이 이상한 박자로 날뛰기 시작했다.겉으로는 맨날 투덜거리고 다 때려 부술 것처럼 씩씩해 보이지만,사실 수아는 속정이 많고 눈물도 많은 외강내유형 순경이었다.제우스 상륙 당시 고립되었을 때,폭풍을 뚫고 자신을 구하러 와준 도훈의 뜨거운 눈빛을수아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맨날 사람 놀리기만 하고. 반장님은 본인 어깨나 신경 쓰세요. 의사 선생님이 당분간 무거운 거 들지 말라고 했잖아요."수아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도훈이 준 고기를 입에 쏙 넣었다.도훈은 그런 수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오랫동안 강서나래를 짝사랑해 왔던 도훈이었지만,이번 태풍 현장에서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주민들을 위해 뛰어다니던 수아를 보며묘한 감정의 변화를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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