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실 3동 마을회관의 고립자들을 극적으로 구조해 돌아온 대피소 2층 강당은여전히 아수라장이었다.하지만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임시 진료실 커튼 너머에서 다급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강 선생님! 3동에서 방금 이송된 최 어르신,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복부 팽만이 심각합니다!"간호사의 다급한 외침에 서나래가 번개처럼 환자에게 달래 들었다.어르신의 복부는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고 있었고, 판자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청진기를 대고 촉진을 마친 서나래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축대 무너짐과 건물 붕괴 당시 가해진 충격으로 인해 비장이 파열되어복강 내 대량 출혈이 발생한 것이 분명했다.당장 개복하여 지혈하지 않으면 30분도 버티기 힘든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당장 수술 준비해요. 개복해서 비장 절제해야 합니다."서나래의 단호한 진단에 간호사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선생님, 말도 안 돼요! 여기는 대피소 강당이에요. 정전에, 무균실도 아니고, 전신마취 장비도 없어요! 이 환경에서 수술은 살인 행위입니다!""그럼 그냥 여기서 돌아가시게 놔둬요?!"서나래가 불도저처럼 소리쳤다.그녀의 눈에 독기가 서렸다."종합병원 갈 도로 다 끊겼고 헬기도 못 떠요. 의사가 여기 있고 환자가 앞에 있는데, 환경 탓하면서 손 놓고 있을 순 없어. 마취과 없으면 국소 마취와 정맥 진정제로 버티고, 조명 없으면 랜턴 켜요. 내가 어떻게든 살려낼 테니까 당장 준비해요!"그 서슬 퍼런 기세에 지휘실에 있던 강태풍과 차도훈이 다가왔다.강태풍은 피와 진흙으로 범벅이 된 슈트를 입은 채 묵묵히 서나래의 앞에 섰다."강 선생님, 내가 뭘 도우면 됩니까."서나래는 강태풍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했다."수술하는 동안 불빛이 단 1초도 흔들리면 안 돼요. 그리고 비상 발전기 수리될 때까지 흡인기(Suction)를 쓸 수 없으니, 수동식 펌프 찾아서 피 계속 짜내 줘야 해요. 할 수 있겠어요?"강태풍이 고개를 끄덕였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7-2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