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는 살아 있는 사람이 내는 거다.”재문의 말은 통화가 끝난 뒤에도 연희의 귀에 남았다.도율은 F-03이 찍힌 문서들을 각각 다른 증거봉투에 넣었다.정애의 연습지.재문의 농지 장부.연희의 수술동의서와 합의서.같은 번호로 묶였지만, 같은 책임으로 섞이지 않게 분리했다.그날 밤, 냉동창고에서 확보한 서버가 독립 디지털포렌식 분석실로 옮겨졌다.운반 상자에는 인계 시각과 봉인번호가 적혀 있었다.인우는 입구에서 카메라를 들었다가 연희를 바라봤다.“복구 과정 촬영해도 됩니까?”“장비와 작업자의 손만 찍어요.”“사람 얼굴이 잡히면 끄겠습니다.”복구팀은 저장장치의 상태를 촬영한 뒤 해시값을 기록했다.원본에는 쓰기 방지 장치를 연결했다.이후 작업은 전체 복제본에서만 진행됐다.첫 번째 장치가 열리기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새벽 한 시가 넘어서야 검은 화면 위로 폴더 하나가 나타났다.[ 제3수술실 ]연희가 수술받았던 방이었다.도율이 날짜를 확인했다.연희의 수술일과 같았다.파일은 백 개가 넘었다.모든 영상에는 연희의 환자번호가 붙어 있었다.도율은 첫 번째 파일을 열기 전 연희를 바라봤다.“중간에 멈출 수 있습니다.”“멈추면 기록도 멈춰요?”“아닙니다.”“그럼 열어 주세요.”수술실 천장이 화면에 나타났다.흰 조명 아래로 의료진의 어깨와 침대 모서리가 보였다.한 사람이 기구를 건넸다.화면 밖에서 누군가 다가왔다.영상은 정확히 여덟 초 만에 끊겼다.두 번째 파일도 여덟 초였다.세 번째도 같았다.어떤 영상에는 빈 침대가 있었고, 다음 영상에는 갑자기 사람의 팔이 나타났다.문이 열리기 전 장면과 닫힌 뒤 장면만 남은 파일도 있었다.도율이 전체 길이를 계산했다.수술기록에는 두 시간 십칠 분이 적혀 있었다.복구된 영상은 열두 분도 되지 않았다.연희는 파일 목록을 위에서부터 읽었다.“삭제한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요.”누락 구간은 스무 초이기도 했고, 오 분이 넘기도 했다.남겨진 영상만 모두 여덟 초였다.“사고로 잘린
Huling Na-update : 2026-07-31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