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내 아이를 지운 남자가 내 친구와 결혼한다: Kapitel 81 – Kapitel 90

148 Kapitel

제80화. 후계자의 심장소리

후계자라는 말이 나온 다음 날, 한세아는 축하 꽃다발 앞에 세워졌다.세강병원 VIP 산전검사실에는 임원 부부와 홍보팀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벽면에는 태아 주수와 출산 예정일, 재단 로고가 함께 떠 있었다. 검사대 옆에는 심장음 파형을 넣을 은색 액자도 준비돼 있었다. 액자 뒷면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이름 대신 ‘최씨 가문 3세’라는 임시 표기가 붙어 있었다. 연희는 그 표기를 사진으로 남기지 않고 눈으로만 읽었다.[ 세강의 다음 세대를 축하합니다. ]최혜경이 보내온 참관 확인서에는 연희의 방문 목적이 ‘의료기록 관련 당사자’라고 적혀 있었다. 어젯밤 자신이 한 말을 증명하듯, 혜경은 세아의 검진까지 재단 일정으로 바꿔 놓았다.도율은 출입선 앞에서 멈췄다.“세아 씨가 허락한 범위까지만 보겠습니다.”“저 사람을 만나러 온 건 아니에요.”“알겠습니다.”검사실 안에서 축하가 이어졌다.“아이가 태어나면 재단 분위기도 달라지겠어요.”“회장님이 벌써 교육재단 얘기를 하신다던데요.”사람들은 세아보다 그의 배를 먼저 봤다. 누군가는 아이 성별을 물었고, 누군가는 돌잔치 장소를 정했다. 세아는 질문이 끝날 때마다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아직은… 정해진 게 없어서.”혜경은 그 미완성 문장을 대신 닫았다.“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준비돼 있습니다.”무겸은 검사 순서표에서 시간을 확인했다.“심장음 공개는 3분이면 됩니다. 촬영 후에는 외부 일정이 있어요.”세아가 검사대에 눕자 의료진이 복부에 젤을 발랐다. 그의 손은 카디건 단추를 위에서부터 세기 시작했다.하나, 둘, 셋, 넷.다섯 번째에 닿기 전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연희는 그 버릇을 기억했다. 도망칠 수 없는 장소에서 세아는 눈앞의 물건을 세었다. 어린 시절 술 취한 아버지가 문을 두드리던 밤에는 벽지 꽃무늬를 셌고, 연희의 수술실 앞에서는 바닥 타일을 셌다.화면에 태아가 나타났다.빠르고 일정한 심장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세아는 화면을 보지 못했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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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같은 의사의 두 판독

같은 심장에 두 개의 판결이 내려져 있었다.갈색 봉투에서 나온 첫 판독지에는 태아의 크기와 심박,주요 수치 옆에 모두 ‘정상 범위’가 표시돼 있었다.세강 전산망에서 출력한 두 번째 판독지에는 다른 문장이 적혀 있었다.[ 구조적 이상 가능성 배제 불가 ][ 지속적 고위험 관리 필요 ][ 주 1회 본원 추적 관찰 ][ 타 의료기관 전원 비권고 ]검사 날짜와 시각, 담당 의사, 면허번호까지 같았다.달라진 것은 결론과 세아가 병원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지시뿐이었다.도율이 두 문서를 나란히 놓았다.“첫 판독이 저장된 뒤 19분 만에 수정본이 등록됐습니다.”“수치는요?”“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연희는 두 장을 번갈아 읽었다. 아이는 19분 동안 그대로였고, 병원이 붙인 의미만 달라졌다.“내 기록하고 같네요.”연희의 정상 판독도 숫자는 남고 결론만 바뀌었다.세강은 검사 결과를 없애지 않았다. 환자가 결과를 믿는 방식을 바꿨다.정상이라는 숫자는 남겨 책임을 피하고, 위험하다는 문장을 붙여 사람을 묶었다.도율은 원본 하단의 출력 표시를 확인했다.“이 문서는 세아 씨가 직접 받아 보관한 것으로 보입니다.”“원본을 가진 채로도 세강을 떠나지 못했다는 거네요.”“문서가 공포를 바로 없애 주지는 않으니까요.”연희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오늘 밤 9시. 병원 주차장 4층. 혼자 와. ]도율은 메시지를 읽고도 동행을 요구하지 않았다.“건물 밖에 있겠습니다. 연락이 끊기면 들어가겠습니다.”“내가 부르기 전에는 오지 마세요.”밤 9시 5분, 세아는 주차장 기둥 뒤에 서 있었다.모자를 깊이 눌러썼고, 한 손에는 구겨진 진료 일정표를 쥐고 있었다.종이에는 다음 달까지 매주 검사 날짜가 빼곡히 잡혀 있었다.“봤어?”“같은 의사가 같은 수치로 정반대 판독을 썼더라.”세아의 손가락이 종이를 더 세게 말았다.“처음에는 정상이라고 했어. 다른 병원으로 옮겨도 된다고 했고.”“그런데?”“의사가 다시 들어왔어. 추가 검토 결과가 좋지 않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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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아이를 인질로 한 우정

“이 아이를 지키려면 네가 져야 해.”세아의 말이 주차장 기둥 사이에 남았다.연희는 갈색 봉투에서 두 판독지를 다시 꺼냈다.같은 날짜, 같은 수치, 같은 의사. 하나는 정상이고 다른 하나는 고위험이었다.“내가 지면 어느 쪽이 진짜가 돼?”세아는 답하지 못했다.“혜경이 정상 판독을 돌려줘? 네가 다른 병원으로 가도 된다고 해?”“적어도 더 나쁘게 만들지는 않을 거야.”“그건 약속이 아니라 협박이야.”세아는 배를 감싼 팔에 힘을 줬다.“협박이어도 아이가 살아 있으면 돼.”“그래서 내 아이는 다시 없던 일이 돼도 되고?”“그렇게 말하지 마.”“네가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어.”위층을 지나는 차의 진동이 천장을 훑었다.세아는 흔들리는 조명 아래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못했다.연희는 원본 판독지를 봉투에 넣었다.“네 아이 기록은 네 허락 없이 공개하지 않을게. 초음파도, 이름도 밖에 내놓지 않아.”세아가 급히 고개를 들었다.“그럼 사건도 멈춰.”“그건 다른 문제야. 네 아이의 사생활을 지키는 것과,병원이 판독을 바꾼 책임을 묻는 건 같이 할 수 있어.”“다르지 않아. 네가 계속 파면 어머니는 내 판독을 더 나쁘게 만들 거야.내가 불안정하다고 적고,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할 거고.”연희는 세아의 손을 봤다. 지금은 배를 지키고 있는 손이었다.몇 해 전에는 그 손이 연희에게 들어갈 약 봉투를 바꿨다.“네가 같은 덫에 걸렸다고, 그날 네가 한 일이 없어지지는 않아.”세아의 팔에서 힘이 빠졌다.“알아.”이번에는 목적어를 숨기지 않았다.“내가 네 아이를 지우는 데 가담한 것도 알아. 그런데 지금 내 아이가 여기 있어.”“그래서 더 멈출 수 없어.”“왜?”“혜경이 아이 하나를 쥐고 엄마 하나를 움직이는 데 성공하면 다음에도 똑같이 할 테니까.오늘 내가 입을 닫으면 네 아이가 안전해지는 게 아니라, 협박이 효과 있었다는 기록만 남아.”연희는 세아의 배가 아니라 얼굴을 봤다.“네 아이를 지키는 일과 혜경의 방식을 지키는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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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보호입원 신청

세아가 서명한 다음 날 아침, 연희의 자유는 이미 서류 안에서 가족에게서 박탈돼 있었다.도율의 사무실로 세강 별관 정신건강의학과 직원 둘과 지역 정신건강센터 담당자가 찾아왔다.그들이 내민 회색 서류철 첫 장에는 ‘보호입원 사전평가 요청’이라는 제목과 연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누가 요청했죠?”“신청인과 보호자 의견이 접수됐습니다. 우선 대상자의 안전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도율은 문을 막지 않았다. 대신 연희 옆에 서서 물었다.“강제 절차입니까?”“오늘은 면담 요청입니다.”“그럼 거절할 수 있다는 사실부터 설명하세요.”담당자의 시선이 복도 끝으로 움직였다.엘리베이터 앞에는 세강 로고가 없는 흰 승합차 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연희가 물었다.“요청인데 데려갈 차부터 준비했어요?”“상태에 따라 이동이 필요할 수 있어서...”“상태를 보기도 전에 이동부터 정했네요.”직원이 서류철을 닫으려 하자 연희가 표지를 눌렀다.“내 기록이라면 여기서 보겠습니다.”첫 장을 넘기자 강에서 돌아온 날, 약 복용을 중단한 기간,난임센터 개관식, 혜경의 집을 찾아간 일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었다.그날마다 무엇을 당했는지는 빠져 있었다.[ 반복적 피해 주장 ][ 특정 기관에 대한 집착 ][ 충동적 접근 행동 ][ 재발 위험 높음 ]“정상 판독을 찾은 건 반복적 피해 주장이고, 공식 참여 단말기에 문장을 쓴 건 충동 행동이네요.”세강 직원이 서류 끝을 눌렀다.“개별 행동이 아니라 전체 경과를 평가한 겁니다.”“전체 경과에서 수술과 기록 조작만 뺐군요.”도율이 작성자와 자료 제공 부서를 확인했다.평가 의사는 세강 소속이었고, 참고자료 제공자는 재단 위기관리팀이었다.정애의 자장가를 감정 취약도 자료로 분류했던 바로 그 부서였다.“분쟁 상대가 의뢰인의 정신상태를 판단했습니다.”“의학적 판단은 독립적입니다.”“급여와 자료를 같은 재단에서 받는데 독립적이라는 근거가 있습니까?”누구도 답하지 못했다.연희는 다음 장을 넘겼다. 보호자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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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변호사의 위조 서명

“서명은 가짜인데, 인감은 진짜라고요?”연희는 보호입원 신청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도율은 자신의 수임계약서와 신청서의 인영을 나란히 확대했다.테두리 아래의 작은 깨짐과 ‘율’ 자 안쪽에 번진 점까지 정확히 겹쳤다.“제 인감이 맞습니다.”“당신이 찍은 건 아니고요?”“아닙니다.”연희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도율도 믿어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정신건강센터 담당자가 회색 서류철을 끌어당겼다.“법률대리인 확인과 인감이 모두 제출됐습니다. 위조 여부는 별도 절차로...”“별도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이 문서를 근거로 움직이지 마십시오.”도율은 신청서 원본 보존과 당일 평가 중단을 요구했다.담당자는 세강 직원들과 복도 끝에서 통화한 뒤, 준비해 온 승합차를 돌려보냈다.차가 사라진 뒤에도 연희는 창밖을 보지 않았다.“재단에서 돈 받았어요?”도율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아닙니다.”“그럼 누군가 당신 도장을 훔쳤거나, 당신이 거짓말하는 거네요.”“현재 확인 가능한 경우는 둘 다 열어 두겠습니다.”“자기 결백부터 주장하지 않네요.”“주장으로 인영이 사라지지는 않으니까요.”도율은 신청서의 압인 자국을 감정용 카메라로 촬영했다.출력된 도장 이미지를 붙인 흔적은 없었다. 붉은 인주가 종이 섬유 안으로 눌려 있었고,가장자리의 압력까지 실제 인감과 일치했다.“복사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물을 직접 찍었습니다.”연희가 물었다.“인감이 없어진 적 있어요?”도율의 손이 서류 위에서 멈췄다.“있습니다.”“언제요?”“세아 씨 결혼식 날.”연희가 축사를 멈추고 병원 보호자가 누구였는지 물었던 날.무겸의 녹음이 끊기고 예식장 전원이 나갔던 밤이었다.도율은 사무실 안쪽 금고를 열었다. 인감함은 제자리에 있었고 봉인 스티커도 온전했다.“그날 사무실에 돌아와 서류를 내려고 금고를 열었는데 인감이 없었습니다.관리실에 연락하고 다시 확인했을 때는 돌아와 있었고요.”“얼마 동안 사라졌어요?”“정확히는 모릅니다. 제가 비운 시간 안입니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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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기자의 거래

장인우는 CCTV 속 자기 얼굴을 확인하고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인감을 훔친 건 아닙니다.”도율이 보호입원 신청서를 그의 앞에 놓았다.“그럼 왜 제 사무실에 들어왔습니까?”“인영을 복사하려고요.”인우는 취재수첩을 펼쳤다. 결혼식 당일 시각과 사무실 체류 시간이 적혀 있었다.“재단 내부에서 박 변호사 인감이 찍힌 문서가 돌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진짜인지 대조할 표본이 필요했습니다.”연희가 물었다.“허락 없이 남의 사무실에 들어가 도장을 복사한 게 취재예요?”“그때는 확인할 방법이 그것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당신 판단 때문에 나는 정신병원에 끌려갈 뻔했고요.”인우는 대답하지 못했다.도율이 신청서의 붉은 인영을 확대했다.“당신이 가져간 건 인감 이미지입니다. 이 문서에는 실물이 찍혔습니다. 복사본을 누구에게 넘겼습니까?”“세강 위기관리팀에 접근하던 제보자에게 줬습니다.”“이름은요?”“말할 수 없습니다.”“그 사람을 지키는 동안 내 이름은 마음대로 써도 되고요?”연희의 질문에 인우의 손이 수첩 위에서 멎었다.“보호입원 계획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도율이 의자에서 등을 떼었다.“어디까지 알고 있었습니까?”“실제로 입원시키려는 계획이 아니라,가짜 서류를 내부 승인선에 태워 지시한 사람을 확인하는 취재라고 들었습니다.”“그래서 협조했군요.”“혜경 이사장실까지 올라가는 자료인지 확인해야 했습니다.”인우는 그 계획에 협조하는 언론인 자격으로 재단 회의실 앞까지 들어갔다.문 안에서는 연희의 강가 기록과 개관식 영상이 한 화면에 놓였고,참석자들은 어느 장면을 먼저 보여야 대중이 연희를 믿지 않을지 순서를 정하고 있었다.“그 회의를 보고도 가짜라고 믿었어요?”“실제 접수 전에 막을 생각이었습니다.”“또 당신이 마지막 순간을 정했네요.”연희는 웃지 않았다.“가짜라고 믿은 서류에 내 이름을 넣고, 엄마와 변호사 이름까지 붙여도 된다고 생각했어요?”“그 서명들은 제가 넣은 게 아닙니다.”“문을 연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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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생방송의 덫

방송은 세강의 비리를 폭로하는 얼굴로 시작했다.검은 화면 위에 보호입원 신청서와 위조된 가족 서명이 차례로 떠올랐다.진행자는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대형 의료재단이 분쟁 당사자를 정신질환자로 규정해 입원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도율의 사무실에서 방송을 보던 연희는 화면을 멈추지 않았다.장인우가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첫 7분은 인우가 취재한 내용과 같았다.세강 위기관리팀의 보고 문구, 보호입원 검토선, 정애의 위조 서명까지 공개됐다.댓글 창에는 재단을 조사하라는 말이 빠르게 올라왔다.그러나 화면 아래 새로운 자막이 붙었다.[ 단독 검증—피해자의 주장도 사실인가 ]인우가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저 문장은 제 원고에 없습니다.”진행자는 말의 속도를 늦췄다.“다만 당사자의 과거 행동이 진술의 신빙성에 영향을 주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조명이 꺼지며 재연 영상이 시작됐다.비 내리는 강변에 환자복을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배우는 빈 약통을 떨어뜨리고 물가로 걸어갔다. 화면 한쪽에는 연희가 구조된 실제 날짜가 표시됐다.[ 치료 중단 ][ 피해망상 호소 ][ 반복적 극단 행동 ]연희가 세 번째 문구를 읽었다.“원래 기록에는 없는 말이에요.”도율은 방송 화면과 음성을 따로 저장했다.“실제 날짜에 허구 장면을 붙였습니다. 시청자는 전부 기록이라고 받아들일 겁니다.”영상은 병원 기록실로 바뀌었다.배우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고 간호사 역할의 출연자들이 겁에 질려 물러났다.연희가 수술기록 열람을 거부당했던 이유는 사라져 있었다.남은 것은 닫힌 문 앞에서 통제력을 잃은 여자뿐이었다.다음 장면에서는 개관식 단상 위 배우가 전광판을 가리키며 웃었다.실제 연희는 단상에 오르지도, 웃지도 않았다.[ 행사 방해 ][ 이사장 자택 침입 ][ 보호입원 필요성 증가 ]인우가 제작진 단체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재연 중단. 취재 취지와 다릅니다. ]방송국 법무팀의 답은 한 줄이었다.[ 공익적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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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편집되지 않은 사람

“지금 여기서 방송국의 편집 전 원본을 틀어 주세요.”연희의 요구가 생방송에 그대로 나갔다.진행자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제작진석에서는 광고 전환과 음향 차단 신호가 동시에 올라왔다.그러나 붉은 송출등은 꺼지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한 연희의 입장이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취재원 보호와 방송 편집권 때문에 원본 전체를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내 의료기록으로 만든 장면인데 나한테는 숨기겠다는 거네요.”“이연희 씨의 반론은 충분히 듣겠습니다.”진행자는 빈 출연자석을 가리켰다. 연희는 앉지 않았다.대형 화면에는 환자복 차림의 배우가 강가에서 약통을 던지는 장면이 멈춰 있었다.“저 날짜에 강에 간 건 맞습니다.”준비된 질문을 찾던 진행자의 손이 멎었다.연희는 화면을 등지지 않았다.“약을 끊었고, 죽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억이 끊긴 날도 있었고,내가 들은 말을 스스로 의심한 적도 있습니다.”화면 아래 자막이 빠르게 바뀌었다.[ 이연희, 극단 행동·기억 이상 인정 ]연희는 그 문장을 끝까지 읽은 뒤 카메라를 봤다.“그런데 나는 환자복을 입고 가지 않았습니다. 약통도 던지지 않았고,가족 신고로 끌려 나온 것도 아닙니다. 어머니가 나를 찾았고 나는 내 발로 물에서 나왔습니다.”진행자가 끼어들었다.“그렇다면 핵심 사실은 인정하시는 것 아닙니까?”“어떤 핵심이요? 내가 아팠다는 사실입니까, 방송국이 없던 행동을 만들었다는 사실입니까?”스튜디오가 잠잠해졌다.“아팠던 사람이 자기 기억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는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그래서 날짜를 봤습니다.”연희는 손에 든 보호입원 서류를 펼쳤다.“수술 날짜, 판독 수정 시각, 약 봉투가 바뀐 날, 삭제된 인계서 등록 시각.내가 울었는지 침착했는지와 상관없이 숫자는 남아 있습니다.”제작진이 화면 아래 새 자막을 올렸다.[ 기억 장애 상태에서 제기한 의료 의혹 ]연희는 자막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지금도 같은 일을 하네요. 기록을 묻는데 내 상태부터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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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체포된 피해자

수갑이 닫힌 뒤에야 형사가 혐의를 읽었다.“세강병원 서버 무단 침입과 환자 개인정보 유출입니다.”연희는 스튜디오 출입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침입 시각부터 말해 주세요.”“조사실에서 확인하시죠.”“체포영장을 받았다면 시각과 자료가 있을 텐데요.”형사는 답하지 않고 연희의 손목을 외투로 가렸다.조금 전까지 ‘아픈 사람의 말도 증거가 된다’는 자막을 내보내던 방송국은 곧바로 화면을 바꿨다.[ 단독 증언 직후 이연희 체포 ]도율이 경찰차 문 앞에 섰다.“변호인 접견 전에는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습니다. 압수물 원본과 영장 사본부터 보존하십시오.”경찰서로 이동하는 동안 방송 화면은 다시 갈라졌다.한쪽에는 연희의 생방송 발언이, 다른 쪽에는 수갑 찬 뒷모습이 반복됐다.방송국은 1분 전까지 편집 조작 의혹을 해명하겠다던 자리에‘피의자 전환 가능성’이라는 자막을 붙였다.조사실 책상 위에는 세강병원의 고소장과 압수수색 목록이 놓여 있었다.수사관은 투명 봉투 안의 노트북을 꺼내지 않은 채 연희에게 보여 줬다.“이 기기에서 세강병원 환자정보 파일이 발견됐습니다.”노트북은 연희가 도율의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것이었다.체포와 동시에 별도 수사팀이 사무실로 들어가 압수했다.“파일 위치는요?”“사용자 문서 폴더 안의 숨김 폴더입니다.”“생성자와 최초 실행 기록은 확인했습니까?”도율의 질문에 수사관은 출력물을 넘겼다.“연희 씨 계정에서 생성됐고 세강 서버 접속 기록과 일치합니다.”화면 캡처에는 환자번호, 진료과, 연락처가 여러 줄로 이어져 있었다.그 목록 한가운데 연희의 환자번호도 포함돼 있었다.“내 기록을 찾겠다고 다른 사람들 정보까지 훔쳤다는 이야기네요.”“동기는 조사 중입니다.”“파일을 열어 본 기록은요?”수사관이 잠깐 멈췄다.“포렌식이 진행 중입니다.”“열었는지도 모르면서 유출부터 확정했군요.”도율은 연희 앞에 손바닥을 내려 더 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보냈다.이어 압수 과정, 저장장치 봉인번호, 디지털 복제본의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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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없는 시간의 파일

같은 시각에 이연희는 두 곳에 존재했다.오후 8시 01분 37초.결혼식 생중계 화면 속 연희는 수백 명 앞에서 무겸에게 수술 동의서의 보호자를 물었다.경찰이 압수한 노트북에서는 같은 초에 세강병원 환자정보 파일이 생성됐다.도율은 두 기록을 나란히 배치해 의견서를 제출했다.[ 파일 생성 시각에 피의자는 해당 기기와 다른 장소에 있었음. ]검찰의 답은 짧았다.[ 원격 접속 가능성 배제 불가. ]연희는 문장을 읽고 날짜를 적었다.“원격 접속 기록은요?”“프로그램 흔적이 발견됐답니다.”도율이 포렌식 예비자료를 넘겼다. 노트북에는 원격지원 프로그램 설치 파일이 남아 있었다.그러나 실제로 프로그램이 실행된 시각, 외부 접속 주소, 조작 계정은 비어 있었다.“설치 파일이 있다는 것과 내가 접속했다는 건 다르잖아요.”“검찰은 접속 뒤 기록을 삭제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삭제 기록은요?”“분석 중입니다.”연희는 종이에 세 줄을 썼다.설치자 불명.접속 기록 없음.삭제 흔적 분석 중.그리고 그 아래 검찰의 결론을 적었다.[ 사용자 이연희 ]“모르는 건 전부 비워 놓고 이름만 채웠네요.”다음 조사에서 담당 검사는 원격지원 프로그램 화면을 출력해 놓고 기다렸다.“이 프로그램을 본 적 있습니까?”“없습니다.”“자동으로 실행됐을 가능성은 있습니다.”“그럼 나 말고도 실행할 수 있었다는 뜻이네요.”검사는 질문을 바꿨다.“결혼식에 가기 전 노트북 전원을 껐습니까?”“오후 4시 09분에 종료했습니다.”“다른 사람에게 비밀번호를 준 적은요?”“없습니다.”“박도율 변호사의 사무실 직원이라면 접근할 수 있지 않습니까?”도율이 조사조서를 앞으로 당겼다.“구체적인 접속 근거 없이 의뢰인 주변을 공범 후보로 확장하지 마십시오.”검사는 다시 가능성을 말했다.직접 조작하지 않았어도 원격 접속은 가능하다. 접속 기록이 없어도 삭제했을 수 있다.삭제 흔적이 없어도 전문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수 있다.가능성은 계속 늘어났고,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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