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계약 위반? 내가 남편이랑 결혼했지, 세강재단에 임대된 배라도 돼?”한세아는 차 안에서 휴대폰 화면을 세게 눌렀다. 최혜경의 이름이 박힌 통보서에는 방송사고로 재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문장이 있었다. 그 아래 위반 조항들이 번호를 달고 길게 이어졌다. 언론 발언은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임신 사실의 공개 시기와 산전 진료 일정, 행사 참석 여부까지 재단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결혼할 때는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약속’이라고 했던 종이였다. 세아가 고른 것은 웨딩드레스뿐이고, 나머지는 죄다 혜경이 정했다는 사실이 이제야 보였다.“오빠, 전화 좀 받아. 네 엄마가 나한테 위반 통보서 보냈어!”최무겸에게 열 번 넘게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자동응답뿐이었다. 세아는 비서실에 전화를 걸었다. 혜경의 비서는 통보서의 수령 여부만 확인하며 추가 문의는 지정된 법무 담당자를 통하라고 했다. 세아가 배를 움켜잡자 기사는 룸미러로 눈치를 살폈다. 남편 집에 들어온 줄 알았더니, 의자에 앉는 자세까지 결재받아야 하는 곳이었다. 휴대폰 배경에는 결혼 발표 때 무겸이 허리를 감싸고 웃던 사진이 있었다. 지금 그 남자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한 시간 뒤 세아는 혜경의 집무실에 들이닥쳤다. 혜경은 커피를 마시며 방송 화면을 끈 태블릿을 뒤집어 놓았다.“어머니,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요? 친구 도와줬다고 인터뷰한 것뿐인데.”“도와줬으면 조용히 있었어야지. 네가 입을 열어서 재단 이름이 약 봉투 옆에 붙었잖니.”“그럼 제가 악역 다 맡았는데 칭찬은 못 해 주실망정 위약금이요? 저 지금 오빠 애 임신했어요!”혜경은 세아의 배가 아니라 손에 쥔 계약서만 보았다.“임신했으니까 더 조심하라는 거야. 이미지 유지, 임신 경과 관리, 공식 일정 협조. 사인할 때 분명히 읽었지?”“그땐 가족이 된다고 하셨잖아요.”“가족이면 가족의 체면을 지켜야지. 네 사생활까지 재단이 책임져 줘야 하니?”문밖으로 나온 세아는 목이 뜨거워졌다. 과거 혜경이 아버지의 의료사고를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7-26 อ่านเพิ่มเติม